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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5개월 연속 "경기위축"…공장 멈추고 재고 쌓였다

중앙일보 2020.07.08 14:02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개월 연속으로 "경기 위축이 지속 중"이라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수출 제조업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본격화되는 코로나19 피해

2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연합뉴스

2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연합뉴스

KDI는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으로 크게 퍼진 5~6월 상황을 분석했다. 이전까지 KDI가 가장 오래 ‘경기 위축’ 판단을 유지한 건 2019년 7월부터 4개월간이다. 당시에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전례 없는 대외 악재가 겹쳤다. KDI는 그때보다 경기가 나쁜 상황이 오래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경기 위축의 원인으로 "코로나19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대외수요 감소"를 꼽았다. 대외수요 감소는 한국 수출 제조업의 부진을 의미한다. 내수 부진으로 시작한 코로나19의 경제 피해가 제조업으로 본격 확산했다는 진단이다.
 

"팔 데가 없다"… 제조업 가동률 IMF 때 보다↓

실제 제조업의 위기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5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과 비교해 하락세(68.3→63.6%)가 더 심해졌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1월(-62.8%)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저다. IMF 외환위기 때 가동률 최저 기록(98년 7월 63.2%)이 이번에 깨졌다. 제조업 재고율도 전월(120.0%)보다 8.6%포인트 높은 128.6%를 기록했다. 공장은 멈추고 재고만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부진의 원인은 결국 "팔 데가 없다"는 데 있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코로나19가 본격 유행한 지난 4월 두 자릿수로 감소 폭(-18.7%, 전년 동월 대비)으로 내려앉은 것을 시작으로 5월(-18.3%)과 6월(-18.5%) 모두 비슷한 감소세를 유지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 실적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보다도 사정이 더 나쁘다. 특히 주력산업인 자동차(-33.2%), 석유제품(-48.2%)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고용감소 더 커져

제조업의 위기는 고용 위기로 이어졌다. 5월 취업자 수는 전월보다 감소폭이 축소됐지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생활 방역 전환 등 일시적 정책 효과다.
 

경기 위축 0%대 저물가…집값만 뛰어

경기 위축으로 저물가도 지속했다. 전월 대비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0.0%)은 5월(-0.3%)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0%대를 유지했다. KDI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근원물가(0.2%)도 낮은 상승세 보이면서 당분간 저물가 현상은 지속할 가능성 있다"고 전망했다. 저물가가 오래가면 투자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출길이 막힌 제조업체들로서는 전망을 더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다만 최근 부동산 시장 과열로 아파트 매매가격(0.16%→0.58%), 전셋값(0.15%→0.41%)은 크게 뛰었다.
 

소비는 개선…일시적 정책효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한 상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한 상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소비는 깜짝 개선됐다. 5월 소매판매액은 1.7% 증가하면서 전월(-2.2%)보다 크게 올랐다. 특히 자동차(27.7%) 판매 상승이 두드러졌고, 업종별로는 도소매업(-7.6%→-4.5%), 숙박 음식점업(-24.6%→-14.0%) 감소세가 완화됐다. 이런 개선은 재난지원금 지급 및 개별소비세 인하, 생활방역 전환 등 정부 정책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재난지원금이 떨어지고 코로나19가 2차 유행할 경우 수치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관건"

결국 이런 상황을 벗어나려면 우리나라 주요 수출시장의 소비 심리가 다시 좋아져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최근 민간 소비만 일부 개선됐을 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경기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도 4월 산업생산(-28.0%), 소매판매(-19.6%)가 강도 높은 사회적 통제를 시행한 국가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 보였다. 코로나19 2차 유행이 시작된다면 이런 상황은 더 악화할 수 있다.
 
KDI도 "국내·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증가는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 있다"며 향후 방역 상황에 따라 경기 위축이 더 오래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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