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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틀릴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또 전망한다

중앙일보 2020.07.08 00:22 종합 28면 지면보기
임미진 폴인 팀장

임미진 폴인 팀장

우리는 끊임없이 전망한다. 이 전망은 아마도 틀릴 것이다. 틀릴 것을 알면서도 또 전망한다. 그러면서 갈 길을 찾는다. 이것이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유일한 역량이다.
 
모빌리티(mobility)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다시금 이를 확인했다. 모빌리티는 최근 몇 년 동안 뜨거운 키워드였다. 차량 공유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불과 일 년 만에 전동 킥보드가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밤에 주문한 상품이 새벽에 문 앞에 도착하는 건 기본이다. 로봇이 혼자 움직여 물건을 날라도 놀라지 않는다.
 
이 변화에 올라타, 많은 기업이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기업 중에서 모빌리티 신사업을 검토해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새로운 서비스들이 쏟아졌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가 닥쳤다. 이동이 멈췄고, 많은 모빌리티 기업이 휘청이고 있다.
 
뜨거웠던 시장의 기대, 갑자기 찾아온 위기. 모빌리티 시장의 리더들은 어떻게 이 사태를 대처하고 있을까. 폴인(중앙일보 지식콘텐트 플랫폼)에서 강연했던 모빌리티 업계의 기업가들에게 연락했다. 많은 이들이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저마다의 전망을 내놓았다.
 
노트북을 열며 7/8

노트북을 열며 7/8

한 버스 공유 플랫폼의 대표는 이렇게 얘기했다. “공유의 시대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방역을 강화할 방법을 찾은 뒤 공유의 움직임은 더 확산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택시 운수업체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많이 힘들죠. 하지만 코로나가 아니어도 어차피 택시는 변해야 하는 것이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의 대표는 말했다.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어요. 다만 킥보드 소유를 원하는 이들도 는다고 보고, 판매 사업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망의 방향이 아니다.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다. 연초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닥쳤지만,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를 읽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가고 있다.
 
뉴미디어 ‘더밀크’가 최근 전한 블룸버그의 온라인 컨퍼런스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여행의 미래’를 주제로 한 이 컨퍼런스에서 여행업체 대표들은 저마다 새로운 시대를 전망했다. “아웃도어 여행과 스몰 커뮤니티 여행이 늘 것”(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대표)이라거나 “럭셔리 독립호텔이 번창할 것”(샤넌 냅 리딩호텔오브더월드 대표)이라는 식이다. 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여행 산업도 끊임없이 길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말한다. 우리는 틀릴 것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전망하며 길을 찾는다. 이 전망을 나누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도 소중한 시기다.
 
임미진 폴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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