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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1호기 해체 돌입…주민 “사용후핵연료 대책이 우선”

중앙일보 2020.07.08 00:03 20면
2017년 6월 19일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송봉근 기자

2017년 6월 19일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송봉근 기자

2017년 6월 영구정지된 뒤 국내 최초로 해체가 추진되는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부산 기장군 장안읍)의 최종해체 계획서 초안을 놓고 주민 의견을 묻는 공람이 시작됐다. 10여년간 진행될 고리1호기 해체 절차가 본격화한 셈이다. 기장군은 그러나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을 결정한 이후 해체를 추진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수원, 최종해체계획서 초안 공개
구체적 처리계획 마련되지 않아
다음달 29일까지 주민공람 진행
2023년 시작해 2032년 해체완료

해체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 1일부터 8월 29일까지 고리1호기 최종해체계획서 초안을 놓고 주민 의견을 묻는 공람에 들어갔다. 공람은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부산(기장군·해운대구·금정구), 울산(울주군과 남·중·북·동구), 양산시 등 9개 기초자치단체 주민을 대상으로 한다.
 
초안에는 해체전략과 방법, 안전성 평가, 방사선 방호, 제염 해체 활동, 방사성폐기물 관리 같은 종합해체 계획이 담겨 있다. 이 가운데 노심(爐心·열을 생산하는 원자로의 중심)에서 인출된 사용후핵연료는 붕괴열(방사성 물질이 α·β·γ선 등을 방출할 때 생기는 에너지)을 냉각하기 위해 저장 수조(水槽)로 이송해 최소 5년 이상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한다’ 같은 구체적인 처리계획은 마련되지 않았다.
 
한수원은 주민 의견을 반영한 최종 해체계획서를 마련해 오는 10월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어 2022년 6월 18일 이전에 최종해체계획서 등을 첨부해 해체 인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해체계획 초안에서 “해체계획 수립, 해체실행, 부지복원 등 해체 전 과정에서 인간과 사회·환경에 미치는 위해 가능성을 예방하는 등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또 방사성오염 준위가 낮거나 비방사성 구역부터 시작해 원자로 건물 등 오염구역 내부, 마지막으로 원자로 내부구조물과 원자로압력용기 순서로 해체한다고 설명했다.
 
기장군은 그러나 지난 1일 사용후핵연료 관리계획을 마련하고 방사성물질로부터 주민을 보호할 수 있는 해체계획부터 수립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또 해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민의 정신·재산피해를 보상할 방안을 시행해달라고 요구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정부가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을 결정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동안에 고리원전에는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돼 있었으며, 1호기 해체가 진행되는 10여 년 동안에도 고리원전에 저장될 것이 자명하다”며 “하루빨리 사용후핵연료의 중장기 관리방안을 수립하라”고 말했다. 오 군수는 7일 오후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수립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정부는 전국 25개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후핵연료가 넘쳐나고 있지만, 아직 종합 관리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고리 1호기는 1978년 4월 29일 상업운전을 시작해 2017년 6월 18일 영구정지됐다. 부지면적 5만㎡에 있는 격납 건물(강재 격납 용기, 원자로차폐건물), 터빈 건물, 보조 건물 등이 해체된다. 한수원은 인허가 절차를 거쳐 2023년 해체작업을 시작해 10년 뒤인 2032년 해체 완료할 계획이다. 해체 완료되면 부지복원공사 등을 거쳐 해체 완료검사를 받는다. 2018년 말 기준 1호기 해체비용은 8129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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