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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노무현'과 '지역주의' 외친 김부겸…"임기 2년 채우겠다"

중앙일보 2020.07.07 18:04
김부겸 전 의원이 7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실상의 출마 선언을 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광주를 생각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2002년 경선이 떠오른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뉴스1]

김부겸 전 의원이 7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실상의 출마 선언을 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광주를 생각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2002년 경선이 떠오른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뉴스1]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의 꿈을 완성하고 당 대표 임기 2년의 중책을 끝까지 완수하겠습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식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한 7일 맞상대인 김부겸 전 의원은 광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 전 의원의 출마 선언 기자회견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하기로 예정돼 있지만 이 의원 출마 선언에 맞춰 '이낙연 대세론'의 진원지인 광주를 찾아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날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을 찾은 김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책임질 당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출마 선언 광주·전남 편 격이 된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6번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은 “대세를 꺾고 역전의 드라마를 일궈낸 노 전 대통령처럼 당의 승리를 가져다줄 당 대표가 되겠다”고 했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광주를 시작으로 ‘노무현 돌풍’이 시작된 기억을 환기시킨 것이다. 
 

김부겸 첫 공략지는 '적의 심장' 호남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부겸 전 의원. 지난해 5월 김 전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회상하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진을 올렸다. [사진 김부겸 의원 페이스북]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부겸 전 의원. 지난해 5월 김 전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회상하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진을 올렸다. [사진 김부겸 의원 페이스북]

김 전 의원은 자신이 '지역주의 타파'라는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임도 강조했다. 그는 “저는 과거 노 전 대통령의 부대변인으로 일했고(노 전 대통령이 당 대변인일 때 부대변인을 했다는 의미) 그의 영향을 받았다”며 “부산에서 진보의 희망을 싹틔운 노무현의 뒤를 이어 대구·경북에서 지역주의를 허물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말로 누가 몸으로 맞서 지역주의의 벽을 넘을 후보인지, 누가 광주정신을 온전히 계승할 후보인지 선택받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 측은 이날 광주행을 "미리 잡아놨던 일정이 이 의원 출마선언과 겹친 것"(김택수 대변인)이라고 했지만 광주에서 시작한 첫 지방 공개 일정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주장한 것에서는 선명한 노림수가 읽혔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 의원에 대한 호남의 절대적 지지 분위기에 균열을 내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는 걸 잘 아는 김 전 의원의 필연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광주의 선택이 곧 민심의 바로미터이고 대한민국의 선택, 역사의 선택이 됐다”며 “더 큰 민주당이 되는 첫 출발을 광주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의 한 측근 인사는 “호남 민심이 일부라도 김부겸 전 의원에게 넘어오는 순간 전당대회의 판도가 바뀌고 ‘대세론’이 녹아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당 대표 임기 2년을 채우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금 민주당에는 다가올 2021년 재보궐,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이길 수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면서다. 당 대표가 되더라도 대권 출마를 위해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2021년 2월 안에 사퇴해야 하는 이 의원과의 차이를 부각한 것이다.    
 

진용 갖추는 김부겸 캠프 

김 전 의원 캠프의 진용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 멘토’로 불리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후원회장을 맡기로 했고,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원조 친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상임고문직을 수락했다. 현역 의원 중엔 박재호(부산 남구을)·고영인(안산단원갑)·이해식(강동을) 의원이 김 전 의원 지원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부겸 전 의원의 이번 전당대회 컨셉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오마주’인 것 같다”며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아 당내의 집단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한계를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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