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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손 들어준 美 ITC…보톡스 '집안 전쟁'이 글로벌 무대까지 번진 이유는?

중앙일보 2020.07.07 17:17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6일(현지시각)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에 대해 미국 수입금지 10년이라는 예비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송은 메디톡스가 지난해 1월 미국 파트너사인 엘러간과 함께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공정 도용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권고는 구속력이 없으나 올 11월 ITC 위원회의 최종 판결 시 참고가 된다.사진은 7일 서울 강남구 메디톡스 사옥. [뉴스1]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6일(현지시각)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에 대해 미국 수입금지 10년이라는 예비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송은 메디톡스가 지난해 1월 미국 파트너사인 엘러간과 함께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공정 도용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권고는 구속력이 없으나 올 11월 ITC 위원회의 최종 판결 시 참고가 된다.사진은 7일 서울 강남구 메디톡스 사옥. [뉴스1]

 
5년째 이어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사이 보톨리눔 톡신(보톡스) 균주 분쟁에서 메디톡스가 승기를 잡게됐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6일(현지시간)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예비판결 하면서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에 균주 절도 의혹을 제기하며 국ㆍ내외 소송전을 벌여왔다. 이번 판결은 관련 분쟁 중 처음 나온 결과로, 향후 남은 국내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ITC는 대웅제약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보톡스 제제 ‘나보타’를 10년간 수입금지하는 명령을 ITC 위원회에 권고했다. 대웅제약은 이의제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ITC 위원회는 이를 종합해 오는 11월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는 “ITC의 예비판결은 번복된 전례가 거의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메디톡스, 앨러간 대리전 펼쳐"VS"균주 도용한게 문제" 

국내 기관이 아닌 미국 ITC가 이 두 기업에 대한 판단을 내리게 된 것은 ‘집안 싸움’이 글로벌 무대까지 번졌기 때문이다. 2016년 메디톡스는 몇 가지 근거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보톡스 제조공정을 자신의 이메일로 유출한 메디톡스 전 직원 이모씨에게 대웅제약이 1억 2000여만원의 자문료를 지급했고 ▶균주 취득 후 생산까지 개발 과정이 비상식적으로 빠르다는 점 등을 들면서다. 이후 국내와 미국에서 민ㆍ형사 소송을 진행하며 긴 싸움이 시작됐다.
 
지난해 국내 소송에 큰 진척이 없던 와중에 메디톡스와 미국 회사 앨러간은 대웅제약을 ITC에 영업비밀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ITC는 미국 정부의 행정기관으로, 미국에 수입된 상품이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는지를 판단한다. 앨러간은 보툴리눔 톡신을 처음 제품화한 기업이며, 미국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ITC, 메디톡스 손들어줘 "대웅제약, 영업비밀 침해"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16년부터 5년째 이어온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사이 보툴리눔 균주 분쟁에서 메디톡스가 '승기'를 잡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6일(현지시간) 두 회사의 보툴리눔 균주 도용 등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7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에 따르면 미국 ITC 행정판사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예비판결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대웅제약. [연합뉴스]

미국 ITC, 메디톡스 손들어줘 "대웅제약, 영업비밀 침해"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16년부터 5년째 이어온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사이 보툴리눔 균주 분쟁에서 메디톡스가 '승기'를 잡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6일(현지시간) 두 회사의 보툴리눔 균주 도용 등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7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에 따르면 미국 ITC 행정판사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예비판결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대웅제약. [연합뉴스]

 
대웅제약은 이 기관의 성격을 근거로 “앨러간이 미국 시장을 지키려는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고 주장한다. 메디톡스의 제품을 ‘기술 수입’(licensing in)한 앨러간이 대웅제약의 미국 진입을 막기 위해 벌인 일이라는 것이다. 
 
반면 메디톡신은 애초에 대웅제약이 균주를 도용한것 부터 문제가 시작됐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이 ‘마굿간에서 균주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는게 거짓이라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본인들이 사용하는 ‘홀A하이퍼’ 균주를 한국 토양에서 분리동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보톡스 뭐길래 이렇게 싸우나

보톡스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보톨리눔 균에서 추출한 독성 단백질이다. 이를 피부 밑에 주입하면 근육 마비가 일어나 주름이 펴지고 과도하게 발달한 근육을 축소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미용 목적으로 널리 알려져있지만 치료용으로도 쓰인다. 글로벌 시장 분석 업체 대달리서치에 따르면 내년 세계 보톡스 시장 규모는 59억달러(약 7조원)으로 예상된다. 매년 10%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은 1000억원 규모로, 현재 휴젤·메디톡스·대웅제약 등이 판매중이다.
 

앞으로 어떻게되나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중앙포토]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중앙포토]

 
메디톡스는 국내에서 진행중인 소송에 집중할 방침이다. ITC의 예비판결 자료를 국내에서 진행 중인 민ㆍ형사 소송에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중인 소송에서 손해배상 규모를 확대하거나 새롭게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2017년 메디톡스가 청구한 금액은 1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대웅제약이 수년간 규제 당국에게 균주와 제조과정의 출처를 거짓으로 알려 왔음이 객관적으로 입증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관련 자료가 제출 되면 한국 사법 당국도 ITC의 판결과 동일한 결론을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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