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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 셧다운ㆍ구조조정 지시 의혹에 "왜곡 발표"

중앙일보 2020.07.07 14:52
7일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서 있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7일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서 있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제주항공은 7일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 추진 과정에서 제주항공이 셧다운과 인력 구조조정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이스타 측에서 계약의 내용 및 이후 진행 경과를 왜곡 발표해 제주항공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경영상 어려움에 따라 양사 간 협의를 통해 이루어진 운항중단 조치를 마치 제주항공이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처럼 매도했다”며 “당시 조업 중단, 유류 지원 중단 통보를 받아 어려움을 겪던 이스타항공을 도와주려던 제주항공의 순수한 의도를 왜곡한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9일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같은 달 24일부터는 국내선까지 아예 운항을 중단하는 ‘셧다운’에 돌입했다. 양측은 셧다운 이후 가속화된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여왔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은 양사 경영진 간 회의록과 녹취록을 공개하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3월 셧다운과 구체적인 구조조정 규모를 지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희망퇴직) 계획은 양사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전부터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사안이며, 제주항공이 이를 요구하거나 강제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양사의 사장이 나눈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통화에서 “셧다운이라는 게 항공사의 고유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인데 조금이라도 영업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지만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는 “지금은 셧다운하는 것이 예를 들어 나중에 관(官)으로 가게 되더라도 이게 맞다”고 말했다. 녹취록에서 최 대표는 “국내선 슬롯 중요한 게 몇 개 있는데 이런 게 없어지면 M&A의 실효성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지만, 이 대표는 “그건 저희가 각오하고 있다. 저희가 국토부에 달려가서 뚫겠다”며 오히려 안심시키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노조에서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요구했다는 증거로 언론에 공개한 파일에는 구조조정 목표 405명, 관련 보상비용 52억5000만원이 기재된 엑셀 문서가 있었는데, 이는 3월 9일 12시 주식매매계약후 양사가 첫 미팅을 했고 당일 17시경 이스타항공에서 제주항공으로 보내준 엑셀파일의 내용과 완전히 동일했다”며 “이스타항공이 이미 해당 자료를 작성해뒀다는 것이며,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는 이스타 측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제주항공은 “현재까지 주식매매계약 상 선행조건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제) 이스타 측의 선행조건 완수만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3월 이후 발생한 채무에 대해 영업일 기준 10일 내에 해결하지 않으면 인수계약은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구체적으로 체불 임금 250억원 및 타이이스타젯이 항공기를 임차할 때 이스타항공이 지급 보증한 370억원 가량, 기타 연체한 조업료ㆍ운영비 등이 포함된 800억원에 대한 해결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항공의 최후통첩일은 오는 15일이다. 일각에선 제주항공이 인수전 무산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스타항공에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은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거부하고 파산으로 내몬다면 제주항공에 책임을 묻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공항항공노동자 고용안정 쟁취 3차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공항항공노동자 고용안정 쟁취 3차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노조는 정부에도 인수전 수습의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진기영 공공운수노조 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한 명의 일자리도 소중히 생각한다 했는데 1600명 노동자는 소중한 일자리에 포함되지 않느냐”며 “정부와 여당은 해도해도 너무하다. (양사 사장 간) 녹취록에 나온 것처럼 관(官)이 뭘 해준다는 약속은 모르겠지만 책임있게 하라”고 강조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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