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고ㆍ실직자도 노조 가입’ ILO 핵심협약 비준안 국회 제출

중앙일보 2020.07.07 10:46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관계자들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3개 법안 입법 예고에 대한 전교조 법외노조 해고자 입장 발표 및 해고자 투쟁 알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직권 취소, 해고자 원직복직, 150만 교원·공무원의 온전한 노동3권·정치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뉴스1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관계자들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3개 법안 입법 예고에 대한 전교조 법외노조 해고자 입장 발표 및 해고자 투쟁 알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직권 취소, 해고자 원직복직, 150만 교원·공무원의 온전한 노동3권·정치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뉴스1

정부는 7일 국무회의를 열고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안을 의결하고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ILO 핵심 협약이란 기본적인 노동권 보장을 위해 국제연합(UN) 산하 기구인 ILO 가입국에 채택을 요구하는 국제 규범이다. 한국은 1991년 ILO에 가입했지만, 8개 핵심 협약 중 4개는 국내 실정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직 비준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연내 비준 도울 것”

이번에 의결한 협약은

이번에 의결한 핵심 협약은 29호·87호·98호 등 총 3건이다. 29호 협약은 ‘강제 또는 의무 노동에 관한 협약’으로 군사적 성격의 작업을 제외하고 모든 형태의 강제 노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에선 병역판정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사람은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수행하도록 강제하고 있는데 군사적 작업은 아니다 보니 강제 노동을 금지한 협약 내용과 서로 충돌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4급 보충역 판정자가 현역과 사회복무요원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상충하는 내용을 해소하기로 했다.
 
87호 협약은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이다. 노동자의 단체 설립과 가입·활동의 자유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98호는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의 원칙 적용에 관한 협약’으로 노사의 자유로운 교섭을 보장하고 노조 활동에 대한 불이익을 금지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이들 협약을 반영해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노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5급 이상 공무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공무원노조법 개정안과 해직 교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교원노조법 개정안도 함께 제출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이들 3개 협약의 비준 방침을 밝히고 같은 해 10월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야당 반대로 통과되지 못하다가 20대 국회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이에 정부는 20대 국회에 제출한 안과 같은 내용으로 21대 국호에 다시 제출한 것이다. 노조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등 ILO 핵심 협약과 연동한 다른 법안들도 함께 이번 국회에 제출했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브리핑실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 국무회의 의결'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브리핑실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 국무회의 의결'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경영계 우려는 

경영계는 국제 규범인 ILO 핵심 협약 비준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기업별 노조가 일반화한 국내 노동 환경에서 해고자·실업자 등에 대해 노조 가입을 허용할 경우, 실제 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의 이익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해고자·실업자 노조 가입은 산업별 노조가 보편화한 유럽 등에서는 실효성이 있지만, 국내 환경에는 맞지 않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다른 보완 입법도 함께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연내 ILO 핵심 협약 비준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ILO 협약 비준은 대한민국 국격과 국익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가급적 올해 안에 비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