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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최종 결정권자

중앙일보 2020.07.07 00:08 종합 31면 지면보기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디렉터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디렉터

카카오톡은 흔히 국민 메신저라고 불리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사람들이 사용하는 메신저는 제법 다양해졌다. 요즘 유행하는 슬랙·잔디 등의 협업 도구 내에서, 혹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작은 메신저 서비스들이 꾸준히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그렇게 특화된 메신저 중에 ‘디스코드(Discord)’가 있다. 온라인 게임 중 대화를 하는 용도로 개발돼 특히 Z세대에게 인기가 높다. 그런데 디스코드로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일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게임이 아닌 일상대화의 용도로도 사용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10대와 20대 초반 남성들이 선호하는 메신저로 발전할 가능성도 보인다. 이를 감지한 디스코드는 며칠 전 이 앱을 게이머만이 아닌 일반인들의 메신저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성공한 디지털 서비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방향 전환이다.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기업이 기획했던 것과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아예 사용자 집단 자체가 변화할 때 기업이 이를 따라 서비스의 용도와 기능을 바꾸는 것이다. 가령 트위터의 경우, 처음에는 그저 혼잣말하는 공간이었다가 리트윗 등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발견하고 거기에 맞춰주다 보니 현재 모습이 됐다.
 
이와 반대로 사용자들을 그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억지로 끌고 가려다가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사용자의 대부분을 잃는 경우도 많다. 소비자의 피드백은 어떤 업종에서도 중요하지만, 특히 온라인 서비스의 경우는 기업과 사용자가 함께 만들고 발전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일종의 공동작품이다. 만약 기업의 의견과 사용자들의 의견이 상충할 경우, 최종 결정권은 사용자에게 있다.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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