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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식당 다른 자리 앉았는데 집단감염…학계 “에어로졸 탓”

중앙일보 2020.07.07 00:02 종합 2면 지면보기
32개국 과학자 239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기 중 감염 가능성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NYT, 32개국 239명 공개서한 보도
“WHO, 에어로졸 감염 경고해야”
바이러스 배출 많은 환자 재채기
회의실 1시간이면 노출 확률 100%
정은경 “작은 비말 오래 떠다닌 것”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리디아 모로스카 호주 퀸즐랜드대 대기과학·환경공학과 교수 등은 세계보건기구(WHO)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코로나19가 공기 중에 떠도는 미세 침방울(에어로졸)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WHO가 에어로졸을 통한 감염 위험에 대해 적절한 경고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과학계에서는 코로나19의 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WHO는 현재 비말에 의한 직간접적 감염만을 공식 경로로 인정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내뱉은 비말을 흡입하는 경우, 또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비말로 오염된 표면에 접촉한 뒤 눈·코·입을 만지는 경우다. 현재까지 공기로 전염된다고 확인된 감염성 질환은 홍역·수두·천연두·결핵 정도다.
 
하지만 미국 워싱턴주 합창단 집단감염 사례(수퍼전파)나 각자 별도의 테이블에 앉은 중국 레스토랑에서의 집단감염 사례 등이 나오자 의구심이 커졌다. 일부 과학자들은 ‘과연 2m 정도 이동하는 비말만으로 이러한 양상의 집단감염이 가능한가’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위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에어로졸 감염뿐이라는 이야기다. 이 가운데 지난 4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진은 바이러스를 함유한 에어로졸이 최대 8m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배출 상황별 노출 확률

코로나19 바이러스 배출 상황별 노출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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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기 전파를 단정하긴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베네데타 알레그란치 WHO 감염예방통제국장은 “만약 에어로졸 감염이 이뤄졌다면 감염 사례는 훨씬 많았을 테고, 확산도 더 빨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6일 브리핑에서 “작은 비말들이 좀 더 공기 중에 오래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비말에 의한 감염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한편 실내공간에서 환자와 함께 있을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을 계산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국립공중보건환경연구소 감염병 통제센터와 위트레흐트대학 연구팀은 6일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을 논문으로 발표했다.
 
가로세로 각 15m, 높이 3m의  회의실·식당에 10명이 함께 있는 상황을 기준으로 따져봤다. 바이러스 배출은 재채기 때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기침·대화·호흡 순이었다.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은 환자가 강한 재채기를 할 경우 주변 사람이 1시간 동안 바이러스를 들이켤 확률은 100%다. 이는 감염자의 콧속과 목구멍 점액 1mL 속에 바이러스 1억 개가 있는 경우다.
 
상대적으로 바이러스 배출량이 적은 환자일 경우(점액 1mL 속 바이러스가 100만 개 수준) 재채기 후 1시간을 함께 있어도 노출될 확률은 14%에 불과하다. 다만 함께 있는 시간이 4시간으로 길어지면 최대 확률은 41%까지 높아진다. 기침이나 재채기, 대화 없이 단순히 실내에만 같이 있었다면 다량 배출자와 4시간 동안 같이 있어도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은 최대 4%였다. 연구팀은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는 개개인의 마스크 착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말=재채기와 기침 등을 통해 나오는 작은 물방울. 보통 2m 정도를 날아간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2m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에어로졸=지름이 1㎛(100만분의 1m)가량인 미립자. 비말보다 훨씬 가벼워 일정 시간 공기 중을 떠다닐 수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권유진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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