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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임시주총 또 무산…김현미 면담 '막판 변수' 될까

중앙일보 2020.07.06 15:08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가 6일 오전 강서구 이스타항공에서 신규 이사, 감사 선임을 위해 열린 임시 주주총회가 무산된 뒤 주총장에서 나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주총은 지난달 26일과 마찬가지로 제주항공이 이사와 감사 후보자 명단을 전달하지 않아 무산됐다.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가 6일 오전 강서구 이스타항공에서 신규 이사, 감사 선임을 위해 열린 임시 주주총회가 무산된 뒤 주총장에서 나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주총은 지난달 26일과 마찬가지로 제주항공이 이사와 감사 후보자 명단을 전달하지 않아 무산됐다.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주총 또 무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대한 인수합병(M&A)을 포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항공분야 주무부처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나서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을 각각 만나 M&A 성사를 당부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이스타항공의 임시주총이 또다시 무산됐다.  
 
이스타항공은 6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지만, 안건 의결 없이 10분 만에 종료됐다. 제주항공이 이사ㆍ감사 후보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M&A를 추진해왔던 제주항공을 압박하기 위해 지난달 26일에 이어 이날 주총을 다시 소집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임시 주총에 참석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별다른 언급 없이 주총장을 떠났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오는 23일로 임시 주주총회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열흘 이내로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는 등 인수·합병 파행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계류장에 있는 제주·이스타항공기의 모습. 뉴스1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열흘 이내로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는 등 인수·합병 파행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계류장에 있는 제주·이스타항공기의 모습. 뉴스1

“제주항공, 계약 해지 명분 쌓기”

항공업계에선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이 사실상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본다.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 측에 10일(10영업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오는 15일까지 제주항공이 인정하는 선결 조건을 완수하지 못한다면 공식적으로 계약 해지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주항공이 요구한 선결 조건 이행을 위해선 최소 800억~1000억원의 자금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월에서 5월까지 임직원 체불임금(240억원), 협력사 조업비, 공항 시설사용료,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인 타이이스타젯이 항공기를 임차하는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이 채무(약 3100만 달러)를 지급 보증한 사안 해소 등이 포함돼 있다.
6일 오전 강서구 이스타항공에서 신규 이사, 감사 선임을 위해 열린 임시 주주총회가 제주항공의 명단 미전달로 또한번 무산됐다.   이날 이스타항공 사무실에 직원이 분주해 보인다. 연합뉴스

6일 오전 강서구 이스타항공에서 신규 이사, 감사 선임을 위해 열린 임시 주주총회가 제주항공의 명단 미전달로 또한번 무산됐다. 이날 이스타항공 사무실에 직원이 분주해 보인다. 연합뉴스

보유하고 있던 현금이 바닥나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스타항공 입장에선 해결 불가능한 조건들이다. 이를 알고 있는 제주항공이 사실상 이스타항공에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모든 선행조건을 이행했다며 대주주의 지분헌납 등에 협상하자고 보낸 공문에 대해 제주항공이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제주항공이 선결 조건 미이행을 통보했다는 것은 이스타항공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명분 쌓기”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막판 ‘김현미 변수’에 촉각

이스타항공 인수 협상이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김현미 장관이 애경 측과 이상직 의원을 만나 거래 성사를 당부한 것이 이번 M&A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감독권을 가진 국토부가 개입한 것만으로도 제주항공이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돈줄이 막힌 이스타항공 입장에선 정부만 쳐다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썬 정부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도 “이스타항공의 경우 워낙 재무 상태가 안 좋아 정부 지원 대상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한다면 정부 입장에서 구제할 방법이 없다. 파산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공항항공노동자 고용안정 쟁취 3차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등은 제주항공 모회사 애경그룹과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규탄하고 지난 2월부터 5개월간 밀린 임금 지불 등을 요구했다. 뉴스1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공항항공노동자 고용안정 쟁취 3차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여한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등은 제주항공 모회사 애경그룹과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규탄하고 지난 2월부터 5개월간 밀린 임금 지불 등을 요구했다. 뉴스1

일각에선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경우 정부가 M&A 성사를 위해 추가적인 금융 지원을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산업은행은 저비용항공사(LCC) 전체에 하는 3000억원의 자금 지원 중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 인수를 전제로 17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정부가 추가 지원금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1700억원을 지원받기 위해선 정부 눈치를 봐야 하고 향후 당국과 관계를 고려해도 노 딜을 선언하기 어려운 진퇴양난”이라며 “인수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제주항공 측이 지난 3월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구조조정 등을 실질적으로 지휘해왔다는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 이번 딜을 두고 애경그룹의 고민은 극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주항공, 이스타. 중앙포토

제주항공, 이스타. 중앙포토

한편 제주항공은 이르면 7일 구체적 입장을 낸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6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과 지난 3월 초 정리해고의 규모 및 직군, 보상안까지 직접 논의했다는 내용을 담은 내부 문건을 공개하면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수 성사나 포기가 아닌, 인수전과 관련해 한쪽의 일방적 주장에 대한 입장을 내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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