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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같은 그림, 그림 같은 사진…요즘 주목받는 작가가 한자리에

중앙일보 2020.07.06 00:03 종합 19면 지면보기
김형곤, 노세환, 송용원, 송준호, 이강욱, 이동재…. 요즘 미술계에서 한창 주목받고 있는 6인의 작가가 한 전시에 참여했다. 서울 창덕궁 정문 돈화문로 나마갤러리에서 7월 1일 개막한 ‘그리나이즈 유어셀프(GREENIZE YOURSELF)’전이다. 각기 회화·사진·조각 등 장르는 다르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무너진 일상의 삶을 예술로 위로하자는 뜻으로 함께 뭉쳤다. 요즘 미술시장에서 자기만의 작품세계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이름을 굳히고 있는 이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기회다.
 

서울 돈화문로 나마갤러리 전시
‘그리나이즈 유어셀프’ 1일 개막
작가 6인, 삶과 예술 성찰 보여줘

‘그리나이즈 유어셀프’라는 전시 제목에 희망과 재도약의 메시지를 담았다. 김형곤의 ‘포도’(캔버스에 오일). [사진 나마갤러리]

‘그리나이즈 유어셀프’라는 전시 제목에 희망과 재도약의 메시지를 담았다. 김형곤의 ‘포도’(캔버스에 오일). [사진 나마갤러리]

우선 김형곤은 고전적인 방식의 작업으로 독특한 자기 세계를 구축한 작가다. 한국화를 전공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AAU에서 공부했는데, 그의 작품은 렘브란트의 그림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고풍적이다. 부드럽고 섬세한 붓 터치로 완성된 그의 그림은 고요해 보이면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 이번 전시작 중 하나인 ‘포도’도 그런 작품 중 하나다. 그의 누드화와 풍경화 역시 선과 색채에 대한 집요한 탐구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노세환의 ‘Melt down’연작(피그먼트 프린트). [사진 나마갤러리]

노세환의 ‘Melt down’연작(피그먼트 프린트). [사진 나마갤러리]

노세환은 회화 같은 사진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바나나, 피망, 사과 등 일상에서 친근하게 접하는 사물을 페인트 통에 담갔다가 건져 올린 뒤 촬영한  ‘멜트 다운(Meltdown)’ 연작을 선보인다. 그렇게 작가의 손을 거친 사물들은 현실에 있는 게 아니라 가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것처럼 낯설고 신비롭게 보인다.
 
송용원의 ‘사자’(레진, 스테인리스 스틸 등). [사진 나마갤러리]

송용원의 ‘사자’(레진, 스테인리스 스틸 등). [사진 나마갤러리]

조각가 송용원의 작품도 흥미롭다. 치타, 도베르만, 다양한 동물의 형상(레진)에 마치 이를 보호하듯 감싸고 있는 선(스테인리스 스틸)을 두르고, 표면에 수십 차례의 붓질로 색을 쌓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동양의 전통사상에 등장하는 십이지수호상(十二支守護像)을 연구하고 재해석한 작품도 선보인다.
 
송준호의 ‘20171226220233’(피그먼트 프린트). [사진 나마갤러리]

송준호의 ‘20171226220233’(피그먼트 프린트). [사진 나마갤러리]

중국 북경 제2외대를 졸업한 사진작가 송준호는 체코에서 촬영한 다양한 표정의 ‘하늘’ 사진들을 선보인다. 그가 화면에 펼쳐 보인 것은 다양한 표정의 하늘이지만 그가 “진짜로 포착하고 싶었던 것은 찰나의 시간이었다”고 한다.
 
이강욱의 ‘Invisible Space’연작 (혼합재료). [사진 나마갤러리]

이강욱의 ‘Invisible Space’연작 (혼합재료). [사진 나마갤러리]

이 밖에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우리 몸속 세포의 미립자가 광활한 우주 공간과 닮았다는 점에 착안해 거대한 우주와 미세한 우주를 시각화한 이강욱(홍익대 회화과 교수)의 ‘인비저블 스페이스(Invisible Space)’ 연작과 크리스탈로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의 모습을 재현한 이동재의 ‘아이콘’ 연작도 ‘요즘 미술’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동재 ‘아이콘_오드리 햅번’(혼합재료). [사진 나마갤러리]

이동재 ‘아이콘_오드리 햅번’(혼합재료). [사진 나마갤러리]

이번 전시를 여는 나마갤러리는 30년 전 고미술 전문화랑 나락실로 시작해 현재 근현대 미술품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박주열 나마갤러리 대표는 “각기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작품들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전시는 14일까지.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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