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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 킥보드, 없어서 못 태운다… 승부는 누가 더 많은 킥보드 가져오느냐"

중앙일보 2020.07.03 05:54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요. 지금은 누가 더 빨리 많은 킥보드를 가져오느냐가 성패를 가를 거라고 봅니다.”

 
코로나19 시대에 이렇게 자신감있는 이야기는 오랜만이다.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 ‘씽씽’을 운영하는 윤문진 피유엠피 대표의 말이다. 글로벌 모빌리티(mobilityㆍ이동) 시장이 모두 위축된 지금, 전동 킥보드와 전기 자전거로 대표되는 라스트마일 모빌리티(last-mile mobility, 근거리 이동) 시장은 오히려 주목을 받고 있다. 대중교통을 피해 혼자 이용할 수 있는 개인 이동수단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서다.  
 
실제로 전동 킥보드 이용자는 크게 늘었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4월 전동 킥보드 앱 사용자는 21만4451명으로 지난해 같은달(3만7294명)의 6배 수준이다. 지난해 5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씽씽은 지난달 말 기준 8000개의 킥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씽씽은 윤 대표의 네 번째 창업이다. 씽씽 이후 시작한 보조 배터리 사업까지 합쳐 다섯 번의 창업을 경험한 윤 대표는 “마케팅이 필요없을 정도로 수요가 넘쳐나는 시장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폴인이 현대모터스튜디오와 함께 개최하는 〈퓨처포럼 : 모빌리티의 혁신가들, 포스트 코로나를 상상하다〉에 연사로 서는 그를 2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킥보드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매달 50% 이상 이용자가 늘고 있다. 우리 뿐 아니라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킥보드 수입량이 달려서다.”
 
전동 킥보드 브랜드 '씽씽'을 운영하는 윤문진 피유엠피 대표. [사진 피유엠피]

전동 킥보드 브랜드 '씽씽'을 운영하는 윤문진 피유엠피 대표. [사진 피유엠피]

 
재밌어서 타는 건가, 편리해서 타는 건가.  
“편의성이 훨씬 크다. 전동 킥보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출퇴근 동선이 바뀌고 있다. 예를 들면 은평에 살며 역삼동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 있다고 치자. 예전 같으면 3호선을 타고 내려와 교대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서 온다. 지금은 아예 압구정에서 내려 킥보드를 탄다. 지하철 갈아타는 시간과 걷는 시간을 합치면 30분이 절약된다. 한번 습관을 들이면 예전의 동선으로 돌아갈 수 없다.”
 
코로나의 영향도 있다고 생각하나.  
“무시할 수 없을 거다. 버스나 지하철 타는 것을 되도록 줄이려는 마음이 있을 때 혼자 이동할 수 있는 대안이 나왔다고 본다. 많은 이들에게 전동 킥보드 체험에 대한 마음의 장벽을 낮췄을 거다.”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경쟁도 치열한데.  
“서울에만 15개 정도의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각자가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조금씩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역 전략을 차별화했다. 많은 브랜드가 주요 지역을 집중 공략하며 지역의 수를 늘리는 스팟 전략을 썼다면 우리는 강남에서 시작해 옆으로 퍼져나가는 면적 확대 전략을 썼다. 사람들이 단거리에만 킥보드를 사용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중장거리 이동 수요가 있다. ‘가고 싶은 데까지 가시라’고 권하는 게 씽씽의 차별화 포인트다.”
 
경남 진주나 강원 원주 같은 지방에도 진출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킥보드를) 내려보냈는데 강남보다 잘되는 곳들이 있다. 지역에서 ‘킥보드 사업을 하고 싶다’는 사업자들의 의지가 워낙 강해 연초부터 지역 확장을 시작했다. 기기 1대당 회전율이 엄청 높다. 원주 평균 객단가가 서울의 두배고, 이용 수는 더 많다.”
 
전국적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건가.  
“굉장히 희망적이다. 100대 단위의 시장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전국에 300곳 이상이라고 본다.”
 
대학을 1학년 때 중퇴하고 사회 생활에 뛰어든 윤 대표는 스물 여섯에 차린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으로 연쇄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그의 세번째 창업이 ‘띵동’이다. 심부름 서비스로 시작해 지금은 음식 배달앱으로 피봇팅을 진행 중이다. 2012년 시작한 ‘띵동’이 경쟁력 약화로 어려움을 겪던 2018년 연말에 그는 전동 킥보드 아이템을 구상했다.  
 
왜 전동 킥보드였나.  
“실리콘밸리에서 버드와 라임이 얼마나 무섭게 크는지를 기사를 읽고 알게 됐다. 1년 만에 100개 도시에 진출하는 확장성을 보고 ‘나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기존 사업자들을 보니까 운영 상의 문제가 명확히 보이더라. 충전을 하려고 매일 킥보드를 수거해서 충전을 한 뒤 갖다 놓는데, 그건 너무 효율이 낮다고 생각했다. 중국에 교체형 배터리를 만들어주는 업체를 물색해 배터리를 갈아끼울 수 있는 전동 킥보드를 만들었다. 1월에 법인을 만들고 5월에 서비스를 런칭했으니 4개월만에 서비스를 시작한 거다.”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이것도 결국 ‘운영’에 달려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띵동을 하면서 운영을 배웠다. 띵동은 1부터 100까지 운영이었다.”
 
운영이 뭔가.  
“운영은 사람이다. 운영은 하기 싫은 일이 대부분이다. 그걸 하기 싫은 마음으로 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하는 사람이 직업 의식을 갖게끔 하는 게 필요하다. 보상이나 처우, 복지 같은 걸로는 그 마음을 70% 정도밖에 채워줄 수 없다. 나머지는 다른 것들로 채워줘야 한다. 소속감이나 인정, 의견을 들어주고 반영해주는 것. 이런 것들이 이뤄지면 퍼포먼스와 퀄리티가 확연히 달라진다.”
 
연쇄 창업을 하는 걸 보면 사업이 체질인가. 갈수록 창업이 쉬워지나.  
“반대다. 갈수록 더 겁이 난다. 의도해서 자꾸 사업을 여는 게 아니다. 상황이 안 할 수 없게 만든다. 시작하니 그만 둘 수 없다. 개인적으로 내가 사업하기에 적합한 성향이라고 보지 않는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
 
윤 대표는 솔직한 사람이었다. 띵동의 사세가 주춤했던 시기에 대해서는 “경쟁이 치열했다기보다 스스로 무너졌다”고 말했고, 처음 창업을 시작한 것은 “아이가 태어나면서 외벌이로는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씽씽의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라스트마일 시장의 가능성을 전망하는 그의 발표는 7월 23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리는 폴인의 〈퓨처포럼 : 모빌리티 혁신가들, 포스트 코로나를 상상하다〉에서 들을 수 있다. 이 포럼은 온라인으로도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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