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열린 수원과 서울의 K리그 수퍼매치. 관중석이 축구 팬들로 가득찼다. [뉴시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7/03/ae591275-0dd7-40ae-ac98-11771c576031.jpg)
2014년 열린 수원과 서울의 K리그 수퍼매치. 관중석이 축구 팬들로 가득찼다. [뉴시스]
4일 통산 90번째 서울-수원 대결
팬 관심 밖으로 밀려난 라이벌전
경기 품질을 끌어올리는 게 해답
4일의 올 시즌 첫 수퍼매치는 양 팀의 통산 90번째(정규리그 기준) 맞대결이다. 지난 89차례 대결에서는 34승23무32패로 서울이 근소하게 앞섰다. 승부의 균형추가 서울 쪽으로 더 기울지, 수평에 가까이 갈지 가려지는데, 안타깝지만 솔직히 팬들은 관심이 없다.
무엇보다 성적이 문제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서울은 9위, 수원은 10위다. 서울은 기성용·이청용 영입 불발, 리얼 돌 논란 등으로 체면을 구겼다. 5연패 수렁에 빠졌다가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잡고 한숨 돌렸다.
수원은 최근 대구FC(1-3패)와 상주 상무(0-1패)에 연패했다. 1일에는 수비수 홍철(30)의 울산 현대 이적으로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팬들은 지난해까지도 “우리 팀 상황이 안 좋아도 최소한 너희한테는 안 진다”는 반응이었다. 올해는 “차라리 제대로 깨지고 확 갈아엎자”는 분위기다.
매년 투자를 줄이고, 성적보다 적자 절감을 앞세우는 두 구단의 운영 기조에 팬들은 실망을 넘어 절망하는 상황이다. 구단 사정이 이해 못 할 것도 아니다. 명색이 프로구단인데, 모기업만 바라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구단의 재정 부담은 더욱 커졌다.
그렇다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없는 걸까. 경기의 품질을 높이는 게 그 출발점이 돼야 한다. 지난 89번의 수퍼매치에 늘 최고 선수만 나왔던 건 아니다. 또 두 팀이 늘 높은 순위에서 맞붙은 것도 아니다. 그래도 팬들은 ‘두 팀이 맞붙으면 짜릿하다’고 생각했다. 팬들이 그런 인식을 다시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선수 역할이, 구단 역할이, 무엇보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를 움직이게 하는 감독 역할이 중요하다.
언제부터 수퍼매치가 ‘수퍼’스럽지 않았나 되짚어야 한다. 팬들 눈은 정확하다. 그들의 관심이 식는 건 수퍼매치가 ‘수퍼’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4일 경기가 끝난 뒤 부디 인터넷에 ‘관중 받았으면 어쩔 뻔했나. 무관중이라 정말 다행’이라는 댓글이 없기를 바란다. 수퍼매치 부활을 염원한다.
송지훈 축구팀장 milkyma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