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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풀자 고깃값만 올랐다…저물가 언제까지 이어지나

중앙일보 2020.07.02 17:27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달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축산물 가격은 10.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소고기를 고르고 있는 모습. 뉴스1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달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축산물 가격은 10.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소고기를 고르고 있는 모습. 뉴스1

정부가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며 강조했던 소비 진작의 효과는 밥상 물가에서 나타났다. 6월에도 물가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저물가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축산물 가격은 10.5% 올랐다. 덩달아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도 한 달 전보다 올랐다. 그러나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지난달에야 국내 물가에 반영되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은 0%에서 멈췄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년=100)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 104.88과 비교하면 0.01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그러나 통계청은 “국제노동기구(ILO) 매뉴얼 상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를 공식 물가로 보고 0% 상승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며 “소수점 둘째 자리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소비자물가상승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고깃값은 오르고 기름값이 내렸다

 물가상승률이 그나마 0%대를 유지했던 배경에는 재난지원금이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재난지원금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제한적이나마 영향이 있었다”며 “돼지고기·쇠고기 등 축산물과 가구 소비가 늘면서 가격이 올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가는 후행지표(경기의 움직임을 뒤따르는 지표)이기 때문에 재난지원금 효과는 더 늦게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축산물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오르며 모든 품목을 통틀어 가장 큰 비율로 상승했다. 축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전체 농축수산물 물가도 4.6% 뛰었다. 실제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우 등심 소비자 가격은 처음으로 ㎏당 10만원을 넘었다. 가구 품목 중에선 소파(12.1%)·식탁(10.8%)·장롱(3.3%) 등의 가격이 올랐다.
 
 체감 물가(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0.3% 하락했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0.3% 올랐다. 재난지원금 효과가 물가에 반영된 만큼 기름값과 공공서비스 물가는 떨어졌다. 4월 바닥을 찍은 국제유가가 4주 가량의 시차를 두고 뒤늦게 국내 물가에 반영됐고, 고등학교 납입금 지원 확대 등 교육 분야 정책지원이 넓어지면서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했다.
 
근원물가상승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근원물가상승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장기적 저물가로 이어지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일시적인 충격이나 계절적 요인은 제외해 장기적인 물가상승률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지난해보다 0.6%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연속 0% 상승이다.
 
 0%대 물가상승률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년부터 낮은 경제성장률로 인해 저물가 기조가 이어져 왔는데 코로나19의 영향에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면 앞으로 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며 “낮아진 공장 가동률 등을 이유로 기업에 쌓여있는 재고를 소비한 이후에야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고 말했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내년에는 국제유가 하락 등 공급자 측의 물가 하락 요인의 영향이 줄어 경기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일 ’KF94 마스크 가격은 오프라인에서 안정, 온라인에서 하락 추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사진은 1일 서울의 한 편의점의 마스크 진열대 모습. 연합뉴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일 ’KF94 마스크 가격은 오프라인에서 안정, 온라인에서 하락 추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사진은 1일 서울의 한 편의점의 마스크 진열대 모습. 연합뉴스

마스크 가격은 안정화 추세

 통계청은 이날 KF94 마스크와 비말(침방울) 차단용(KF-AD) 마스크의 시중 판매가격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오프라인 시장에서 KF94 마스크는 평균 16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고, 온라인에선 5월 2700원 하던 가격이 6월 2100원대로 낮아졌다.
 
 KF-AD 마스크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500~800원, 온라인에서 500~1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지난 1월부터 마스크를 소비자물가지수 예비품목에 포함해 가격을 조사하고 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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