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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호크 미사일을 사자!"…북한 핑계로 '보통국가'로 다가서는 일본

중앙일보 2020.07.02 11:45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핑계로 ‘보통국가’로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다. 보통국가는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를 뜻한다. 현재 일본 헌법은 전쟁을 금지한 상태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 [연합=EPA]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 [연합=EPA]

 
발단은 지난달 30일 일본의 여당인 자민당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안전보장조사회 회장의 발언이다. 방위상을 지낸 그는 자민당에서 일본이 적 기지를 공격할 능력을 갖춰야 하는지를 검토하는 모임도 책임지고 있다. 이 모임은 일본 방위성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이지스 어쇼어 체계의 도입을 중단한 뒤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시 첫 모임 회의를 마친 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이웃 국가(북한)는 장거리 미사일을 가지고 있고 일본은 그 사거리 안에 있다“며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억제 수단으로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옵션은 토마호크”라고 덧붙였다.
 
BGM-109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 [위키미디어]

BGM-109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 [위키미디어]

 
토마호크는 미국 해군의 순항(크루즈)미사일인 BGM-109 토마호크를 뜻한다. 수상함이나 잠수함에서 발사해 지상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함대지 미사일이다. 1991년 걸프 전쟁 때 이라크의 군사시설을 파괴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미국이 전쟁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사용하는 무기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일본 자위대는 ‘전수방위 원칙’(침공한 적을 일본 영토에서만 군사력으로 격퇴한다는 원칙)에 따라 공격 전력이 제한돼 있다. 그런데 북한을 핑계로 일본은 전수방위의 고삐를 풀려고 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위협적이니 이를 발사하기 전에 파괴하는 능력을 갖추자는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오노데라 전 방위상도 이런 맥락에서 토마호크 카드를 슬쩍 꺼낸 것이다.
 
BGM-109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모습. [히스토리 채널 캡처]

BGM-109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모습. [히스토리 채널 캡처]

 
일본은 2018년 방위계획 대강과 중기(2019~2023년) 방위계획에서 스탠드오프(standoffㆍ장거리) 미사일인 재즘(JASSM)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재즘은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공대지 미사일이다. 위치정보를 입력하면 저공으로 날아 900㎞(재즘-ER의 경우) 떨어진 목표물을 정밀 타격한다. 
 
토마호크의 경우 최대 사거리가 2500㎞이다.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까지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여차하면 중국도 사정권 안에 넣겠다는 게 일본의 속내로 보인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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