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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예정처 "3552억" 든다는 등록금 반환…당정은 "6100억"

중앙일보 2020.07.02 05:00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국가 재정을 투입해 반환을 추진하고 있는 1학기 대학 등록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 약 3552억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앙일보가 1일 입수한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의 ‘코로나 사태에 따른 대학생 등록금 반환 관련 추계’ 자료에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예정처는 2020년 1학기 대학생 등록금 10% 해당액을 2866억원, 대학원생 등록금 10% 해당액을 686억원으로 추산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앞서 당·정은 지난 29일 국회 교육위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의 과정에서 학생들의 대학 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간접지원 방안으로 1951억원을 대학혁신지원 4유형(긴급지원형)으로 신규 배정하면서 대학의 자구노력까지 포함한 등록금 10%(최대 40만원) 반환 소요액을 6104억원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이번 예정처가 분석한 액수는 이 같은 당·정 추산액의 58.2% 수준이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당장 학생들의 거센 요구에 졸속으로 추산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등록금반환본부' 소속 대학생들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42개 대학 3500명 대학생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을 선언하고 있다. [뉴스1]

'등록금반환본부' 소속 대학생들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42개 대학 3500명 대학생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을 선언하고 있다. [뉴스1]

당·정이 추산한 6104억원은 대학별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의 10%분에 현 재학생 수를 곱해 단순 계산한 액수다. 최대 반환 가능 액수는 40만원으로 정해,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이 4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1인당 40만원으로 산정해 계산했다. 반면 예정처는 학생이 실질 부담한 등록금을 기준으로 잡았다. 입학금과 수업료를 합한 등록금 납부 총액에서 국가·지방자치단체·교외·교내 장학금 지급 총액을 뺀 뒤 한 학기 재학생 수를 곱한 액수다. 수납한 등록금에서 학생이 장학금으로 혜택을 본 금액을 제외한 반환액을 계산한 것이다.

 
다만 당·정이 현 대학별 현황과 재정 실태를 파악한 것과 달리 예정처는 등록금·장학금 현황과 재학생 수를 ‘대학알리미’ 공시자료 중 2018학년도 자료를 바탕으로 추계했다. 이후 물가상승률은 반영하지 않았고, 올해 예상 학생수는 2016~2018학년도 3개년 학생 수 증감률을 반영해 예측했다. 이 경우 올해 1학기 등록금 실질 부담액 총액은 3조5517억5500만원, 50%는 1조7758억7700만원, 10%는 3551억7500만원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대학 등록금 반환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대학 등록금 반환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왜 1인당 최대 40만원인가=당·정은 이번 3차 추경안에 증액한 1951억원 외에도 2020년도 본예산에 반영됐다 감액된 대학혁신지원 1·2유형 예산 767억원을 되살리기로 해 사실상 2718억원의 예산을 등록금 반환 재정 지원에 투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교육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대학의 자구노력으로 학생 1인당 최대 40만원까지 지원한다는 것을 전제로 학생 1인당 10만원 정도는 정부가 대학에 지원을 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반환 기준을 1학기 등록금의 10%, 최대 40만원으로 산정한 이유에 대해 국회 교육위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월 10만원 선의 시설비를 반환한다고 했을 때 한 학기(4개월)로는 40만원이 된다는 점, 1인 가구에 대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이 40만원이었던 점이 고려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당초 학생 1인당 30만원 선을 검토했지만, 당·정 논의 과정에서 1인당 4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 밖에도 당·정은 ▶전체 대학혁신지원비의 30% 이내로 한정된 교육환경개선비 사용 범위를 40%로 상향 조정 ▶아직 지급되지 않은 장학금을 활용한 지원 방안 모색 ▶교육시설 감가상각비 상당액 적립 자제 ▶기존 적립금 활용 한도 상향 조정 등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하기로 했다. 교육위 민주당 간사인 박찬대 의원은 “대학이 자구노력을 한 뒤에 사후적으로 재정이 지원되는 거지만 효과 면에서는 일종의 방향을 제시하는 거니까 (이번 증액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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