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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코로나 쓰나미'에도 최저임금 16% 올리자는 노동계

중앙일보 2020.07.01 17:46
제4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린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양대노총 최저임금 근로자위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자단체의 최저임금 삭감안 제출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4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린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양대노총 최저임금 근로자위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자단체의 최저임금 삭감안 제출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노동계는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률을 고집했다. 경영계는 '마이너스 인상률'로 응수했다.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 협상 테이블도 걷어찬 노동계가 고통 분담 대신 마이웨이(My Way)식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1만원 vs 8410원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올해(8590원)보다 16.4% 올려잡은 시급 1만원을 제시했다. 지난 3년간 최저임금이 33% 올랐지만, 급격한 인상률을 고수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야 1인 가구 생계비 수준을 겨우 맞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호 근로자위원(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내년에 최저임금 산입 범위까지 확대되면 실질 임금 상승률이 낮아지게 된다”며 1만원 제시의 이유를 밝혔다. 2018년 개정한 법에 따라 내년부터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전액이 사용자가 지급한 최저임금에 들어간다.
 
반면 경영계는 2.1% 깎은 8410원을 제안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는 만큼 인건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돈 벌어서 이자도 못 갚는 기업 비율이 계속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이 비율은 2018년 31.3%에서 지난해 34.1%로 늘었다. 류기정 사용자위원(경총 전무)은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지키는 과제를 생각하면 현재 경제 상황을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확인한 노사 간 간극은 향후 험난한 최저임금 협상을 예고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두고 엇갈린 노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두고 엇갈린 노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노사정 대타협도 파행 

최저임금 협상 외에도 노사 간 합의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열었지만, 최종 합의를 하지 못했다.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이 동의한 합의안에 대해 민노총 내부 반대가 거셌기 때문이다. ‘해고 금지’가 명문화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이날 예정된 협약식은 민노총 불참으로 취소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선 이번 합의문이 달가웠던 것만은 아니지만, 노사가 힘을 합쳐 코로나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이마저도 무산돼 아쉽다"고 전했다.
 
노사 대립 격화로 특히 울상을 짓는 쪽은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오는 7일 다른 중소기업 단체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중소기업계에선 ‘요즘 같이 회사 자체가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는데 최저임금 논의 자체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고충을 토로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삼청당)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에 참석했다가 나오고 있다. 이날 협약식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불참으로 취소 됐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삼청당)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에 참석했다가 나오고 있다. 이날 협약식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불참으로 취소 됐다. 뉴스1.

中企 노동자도 최저임금 동결 찬성 

최저임금 동결은 사용자 측만 주장하는 게 아니다. 임금 수준이 낮은 소규모 사업장 소속 노동자들도 과반수가 최저임금 동결을 원했다. 법정 최저임금이 높아지면, 노동 초과 공급에 따른 실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중기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2021년 최저임금 관련 중소기업 근로자 의견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직원 51.7%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올해보다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은 5%,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은 43.3%였다. 또 노사정이 고용을 유지하는 대신 최저임금을 동결하도록 합의하는 데는 63%가 찬성했다.  
 
코로나 위기를 겪고 있는 각국 노사도 일자리 유지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금속ㆍ전기 분야 400만 명 노동자를 조합원으로 둔 독일 최대 산업별 노조인 금속노조(IG Metall)는 3월 말 기한이었던 임금 협약을 올해 말로 늦추는 데 합의했다. 사실상 올해 임금 동결 합의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조짐은 보인다.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꼽혔던 현대자동차 노조는 주 60시간 연장 근무에 합의했고 다음 달 예정한 노사 상견례에 앞서 임금 동결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여행·관광·정유업계 등과 코로나 발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저임금 삭감안 제출 규탄'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제4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린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양대노총 최저임금 근로자위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자단체의 최저임금 삭감안 제출을 규탄하고 있다. 2020.7.1  jieunlee@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저임금 삭감안 제출 규탄'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제4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린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양대노총 최저임금 근로자위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자단체의 최저임금 삭감안 제출을 규탄하고 있다. 2020.7.1 jieunlee@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거대 노조, 고통 분담 동참해야" 

그러나 민노총은 이 같은 고통 분담에 동참하지 않는 형국이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거대 노조가) 과거처럼 자기주장만 한다면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국민 지지를 받기 어렵다”며 “정책적·이념적 당위성보다는 객관적 경제 상황을 진단해 (노사 간) 이견을 좁혀나가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최선욱·김민욱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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