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월트디즈니 앞 ‘#뮬란불매’…해외 이슈까지 목소리 내는 청년들

중앙일보 2020.07.01 16:15
1일 오후 서울 강남 월트디즈니코리아 본사가 있는 건물 앞에서 청년들이 영화 '뮬란' 보이콧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서울 강남 월트디즈니코리아 본사가 있는 건물 앞에서 청년들이 영화 '뮬란' 보이콧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뮬란’ 주연들과 이들을 캐스팅한 디즈니는 지금 당장 홍콩 시민들에게 사과하라.”

 
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월트디즈니 코리아 본사 앞.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 세계시민선언,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청년 녹색당 소속 청년들이 ‘영화 ‘뮬란’ 보이콧 선포식’을 열었다.  
 
영화 주인공인 배우 유역비가 홍콩 시위대를 무력진압하는 경찰을 옹호했다는 이유에서다. 유역비는 지난해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나를 쳐라.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글을 올렸다.
 

“영화 ‘뮬란’ 수입과 배급 중단하라”

1일 오후 서울 강남 월트디즈니코리아 본사가 있는 건물 앞에서 청년들이 영화 '뮬란' 보이콧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서울 강남 월트디즈니코리아 본사가 있는 건물 앞에서 청년들이 영화 '뮬란' 보이콧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선포식에 참여한 청년들은 “홍콩 민주 항쟁에 연대했던 이 나라의 극장가에 홍콩 시민들을 탄압하는 국가폭력을 묵인한 영화가 있을 자리는 없다”며 “우리는 폭력이 수입되고, 탄압이 상영되는 것을 무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친중파 연예인이 폭력적인 언사로 홍콩의 민중들을 탄압하는 데 일조했지만, 한국 사회에서 마이크를 가진 그 누구도 항의하지 않았다”며 “홍콩 시민들을 탄압하는 데 일조한 이들과 시진핑 정부에 저항하기 위해 ‘보통의 시민’의 이름으로 디즈니의 영화 ‘뮬란’을 보이콧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월트디즈니코리아에 ‘뮬란’ 수입과 배급 중단을 요구하며, 국내 멀티플렉스들에도 영화 상영을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영화 ‘뮬란’은 8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한 청년은 “홍콩 시민들을 탄압하는데 일조한 유역비는 차별을 이겨내는 이야기인 ‘뮬란’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며 영화 보이콧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신귀혜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차원에서 학생회 내 의견을 모아 이번 선포식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들은 월트디즈니 한국 본사에 방문해 항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국 청년들까지 #BoycottMulan 동참

배우 유역비와 경찰의 모습을 합성한 영화 포스터. [SNS 캡쳐]

배우 유역비와 경찰의 모습을 합성한 영화 포스터. [SNS 캡쳐]

유역비의 글이 알려진 후 홍콩을 시작으로 전 세계 곳곳에선 영화 ‘뮬란’ 불매운동(#BoycottMulan)이 벌어지고 있다. SNS상에서는 ‘#BoycottMulan’ 문구와 함께 배우 유역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합성한 사진, 뮬란 포스터와 경찰을 합성한 사진 등이 올라왔다.
 
한국 청년들이 국제적인 이슈에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가 격화됐을 당시 각 대학교엔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레논 월(Lennon Wall)’이 설치됐다. 지난해 11월 서울대를 시작으로 연세대·한양대·부산대 등 재학생들은 레논 월을 설치해 학생들은 홍콩 시위 지지 문구를 적었다. 비슷한 시기 서울대에선 홍콩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침묵행진’ 퍼포먼스를 열기도 했다. 당시 일부 대학에선 중국인 유학생이 홍콩 지지 대자보 등을 훼손하며 마찰을 빚기도 했다.
 

중국에선 ‘홍콩 보안법’ 시행

배우유역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 [SNS 캡쳐]

배우유역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 [SNS 캡쳐]

홍콩 시민들의 ‘범죄자 본토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며 입법회를 점거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 국가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이 법이 1일부터 즉시 시행되면서 홍콩 내 시위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우산 혁명’ 등을 이끈 조슈아 웡이 소속된 데모시스토당은 홍콩 보안법 통과와 동시에 해체를 선언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