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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악어가 얼룩말 먹잇감에 쓰는 기술 '죽음의 회전'

중앙일보 2020.07.01 13:00

[더,오래] 신남식의 야생동물 세상보기(15)

악어는 강이나 해안에서 생활하는 반수생동물로 파충류의 악어목에 속하는 28개 종을 총칭한다. 악어목(Crocodilia)은 분류학적으로 알리게이터과(Alligatoridae) 크로커다일(Crocodylidae), 가비알과(Gavialidae)등 3개과로 나뉜다. 알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은 외형상 비슷하지만 가비알은 주둥이가 막대처럼 길며 끝에 공이 달린 것 같아 이들과 뚜렷이 구별된다.
 
크로커다일은 주둥이 선이 V자형이고 아래턱의 이빨이 윗니 바깥쪽으로 뻗어 아랫니와 윗니를 다 볼 수 있다. [사진 Pixabay]

크로커다일은 주둥이 선이 V자형이고 아래턱의 이빨이 윗니 바깥쪽으로 뻗어 아랫니와 윗니를 다 볼 수 있다. [사진 Pixabay]

가비알. 몸의 길이는 9미터 정도이고, 주둥이가 막대처럼 길며 끝에 공이 달린 것 같은 모습이다. [사진 Pixabay]

가비알. 몸의 길이는 9미터 정도이고, 주둥이가 막대처럼 길며 끝에 공이 달린 것 같은 모습이다. [사진 Pixabay]

 
알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도 조금만 살펴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머리를 위에서 보면 주둥이의 선이 알리게이터는 U자형으로 보이고 크로커다일은 V자형을 보인다. 입을 다물었을 때 알리게이터는 아랫니가 윗니의 안쪽으로 들어가 주로 윗니가 보인다. 반면에 크로커다일은 아래턱의 이빨이 윗니의 바깥쪽으로 뻗어 아랫니와 윗니를 다 볼 수 있다.
 
알리게이터. 주둥이의 선이 U자형을 보이고 입을 다물었을 때 아랫니가 윗니의 안쪽으로 들어가 주로 윗니가 보인다. [사진 Pixabay]

알리게이터. 주둥이의 선이 U자형을 보이고 입을 다물었을 때 아랫니가 윗니의 안쪽으로 들어가 주로 윗니가 보인다. [사진 Pixabay]

 
악어의 특징은 신체조건이 수중 최상위 포식자로서 최적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유선형의 몸체와 강한 힘을 가진 긴 꼬리는 물속에서 자유로운 행동을 보장한다. 눈·코·귀는 머리 위쪽에 있어 이들만 내놓고 몸체를 물속에 장시간 숨길 수 있다. 시각·후각·청각이 잘 발달돼 있어 사냥감을 포착하는 데 문제가 없다. 눈은 망막의 반사판이 빛을 증폭해 야간에도 좋은 시력을 확보한다. 제3의 눈꺼풀인 순막이 발달되어 물속에서도 눈을 보호하면서 편안하게 볼 수 있다. 코는 물속에서 콧구멍을 닫을 수 있으며 귀는 물속에 들어가면 귀의 근육이 입구를 막아 내부를 보호한다.
 
이빨의 구조는 독특하다.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원뿔 형태인 50~100개의 이빨이 뿌리 없이 턱뼈의 결합조직에 부착되어 있다. 보통 2년 주기로 새로운 이빨로 교체되어 35~75년의 수명을 지켜준다. 아래턱이 좌우로 움직이지 않아 먹이를 씹거나 분쇄할 수 없다. 혀는 입 바닥에 붙어있어 유동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음식물을 식도 쪽으로 이동시키지도 못한다. 그래서 악어가 큰 사냥감을 먹을 때는 먹이를 물고 온몸을 지속적으로 빨리 회전시키는 행동인 ‘데스롤(death roll)’을 하여 죽이고 자른다. 잘린 먹이는 머리를 들어 중력으로 안쪽에 밀어 넣어 삼키게 된다. 악어의 위에는 모래주머니 같은 부분이 별도로 있어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강한 산성의 위액이 분비되기 때문에 씹지 않고 삼켜도 소화에 지장이 없다.
 
눈 코 귀는 머리 위쪽에 있어 이들만 내놓고 몸체를 물속에 장시간 숨길 수 있다. [사진 Pixabay]

눈 코 귀는 머리 위쪽에 있어 이들만 내놓고 몸체를 물속에 장시간 숨길 수 있다. [사진 Pixabay]

악어가 큰 사냥감을 먹을 때는 먹이를 물고 온몸을 지속적으로 빨리 회전시키는 행동인 ‘데스롤(death roll)’을 하여 죽이고 자른다. 잘린 먹이는 머리를 들어 중력으로 안쪽에 밀어 넣어 삼키게 된다. [사진 Pixabay]

악어가 큰 사냥감을 먹을 때는 먹이를 물고 온몸을 지속적으로 빨리 회전시키는 행동인 ‘데스롤(death roll)’을 하여 죽이고 자른다. 잘린 먹이는 머리를 들어 중력으로 안쪽에 밀어 넣어 삼키게 된다. [사진 Pixabay]

 
악어의 자랑거리는 무엇보다도 턱이 강해 무는 힘이 세다는 것이다. 입을 닫을 때 사용하는 측두근과 안쪽 바깥쪽 날개근이 잘 발달해 가공할 힘으로 먹이를 물게 된다. 포유동물 중에서 무는 힘이 강하기로는 하이에나를 알아주나 그 힘은 500kg 정도에 머무른다. 몸길이 4.5m에 이르는 미국악어(American alligator)는 무는 힘이 1000kg에 근접하고, 6m를 넘나드는 바다악어(Saltwater crocodile)는 1600kg이 넘는다.
 
수중에서도 먹이를 놓치지 않고 먹을 수 있다. 물속에서 입을 벌리고 있어도 혀뿌리 쪽에서 주름을 만들어 올려 목구멍을 완벽하게 차단하여 코로 호흡하는 데 무리가 없다. 먹이를 먹을 때는 주름을 펴서 식도와 이어지게 하고 후두의 덮개는 기관을 막아 기관으로 물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한다. 악어는 평소에 1분당 2~3회 정도의 깊고 느린 호흡을 한다. 이는 물속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준다. 보통 15분간 잠수할 수 있으나 최상의 조건이 맞으면 2시간까지도 호흡을 멈출 수 있다.
 
강력한 무는 힘, 장시간의 잠수능력, 물속에서도 자유로운 행동을 할 수 있는 악어는 육식동물을 먹이로 한다. 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물고기나 갑각류, 양서류, 조류나 다른 파충류, 포유류 등이 대상이다. 나일악어(Nile crocodile)가 얼룩말이나 누와 같은 대형 포유류를 사냥할 때는 신체의 장점이 돋보인다. 물속에서 코와 눈만 내놓거나 잠수를 하면서 숨어 사냥감이 접근하기를 기다린다. 사정권에 들어오면 일시에 튀어 올라 물어 물속으로 끌고 들어와 데스롤을 하며 끈질기게 달라붙어 질식을 시키거나 신체를 조각낸다. 악어는 한 번에 체중의 20%까지 먹을 수 있으며 이렇게 배불리 먹으면 최대 6개월까지 먹지 않고 지낸다. 먹고 남는 고기는 저장하기도 하고 배가 고프면 사체를 먹기도 한다.
 
악어는 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 번에 10~50개의 알을 낳고 부화기간은 2~3개월이다. 새끼의 성별은 부화온도에 따라 결정된다. [사진 pixabay]

악어는 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 번에 10~50개의 알을 낳고 부화기간은 2~3개월이다. 새끼의 성별은 부화온도에 따라 결정된다. [사진 pixabay]

 
변온동물인 악어는 온도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25~34℃의 온도에서 활동과 식욕이 왕성하고 22℃ 이하거나 35℃가 넘으면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40℃가 넘으면 순환계의 되돌릴 수 없는 손상으로 죽음에 이른다.
 
악어는 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 번에 10~50개의 알을 낳고 부화기간은 2~3개월이다. 새끼의 성별은 부화온도에 따라 결정된다. 28~34℃가 적정 부화온도로 이 범위를 벗어나면 부화 중 죽는다. 부화온도가 28~30℃에서는 거의 모든 종에서 암컷이 된다. 알리게이터는 32~34℃에서 수컷이 되고 중간온도에서는 암수가 같이 나온다. 크로커다일은 31~33℃에서 수컷이 80% 정도, 33~34도씨℃에서는 암컷이 80% 정도 나온다. 지구온난화가 가속될 경우 성비의 불균형이 예상되는 동물이다. 부화 중인 알과 갓 태어난 새끼는 홍수로 인한 둥지의 침수와 유실, 둥지의 온도상승에 따른 죽음, 포식자에게 당하는 등으로 피해를 많이 받아 생존율은 25% 정도에 불과하다.
 
악어는 100년 전까지 열대지역에 상당히 많은 수가 존재하였으나 서식지의 파괴, 고기와 가죽제품의 생산목적으로 포획이 성행해 급격히 감소하였다. 1973년부터 국제적으로 야생악 어의 거래를 규제하기 시작했고 많은 국가가 야생악어의 포획금지와 서식지를 보호하는 조치를 하여왔다. 번식센터를 세워 인공부화를 하고 번식 개체를 야생에 돌려보내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악어 종은 멸종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이레본 기술고문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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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식 신남식 서울대 명예교수·(주)이레본 기술고문 필진

[신남식의 반려동물 세상보기] 동물원장과 수의과대학 교수를 지냈다. 반려동물인구가 1000만이 넘고, 동물복지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시대에 반려동물 보호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동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새로운 시각이 요구된다. 동물의 선택, 보호자의 자격, 예절교육, 식사, 위생관리, 건강관리 등 입양에서 이별까지의 과정에 보호자가 해야 할 일을 알아보고 사람 삶의 질을 높여주는 반려동물의 세계를 구석구석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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