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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 임명" "대권행보 부적절"···도내서 공격받는 원희룡

중앙일보 2020.07.01 11:30
원희룡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지난 2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원희룡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지난 2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부적절한 대권행보와 부적격 인사 논란에 빠졌다. 특히 지난달 29일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이 내려진 김태엽(60) 서귀포시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강하게 반발하며 임명 철회와 당사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음주운전 서귀포시장 후보 의회 반대에도 강행
원희룡측 “제주도정 현안 추진 박차 위한 결정”
도의회 청문회 ‘부적격’ 강제력 없어 무용론도
김태석 전 도의장 “대권행보 시기적으로 부적절”

 원희룡 제주지사는 1일 안동우 제주시장, 김태엽 서귀포시장에 임용장을 전달했다. 임용된 두 시장은 이날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업무에 돌입한다. 원희룡 지사 측은 “민선 7기 후반기 제주도정의 현안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도의회와 지역사회와 비판 여론에도 임명을 강행하면서 도정 운영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가 지난달 29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잠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가 지난달 29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잠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두 인사 중 도의회의 최종 부적격 판정에도 김태엽 시장 임명을 강행한 것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의 부적격 판정은 음주운전 전력이 크게 작용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3월 26일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돼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 후보자는 도지사 비서실장, 서귀포시 부시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말 명예 퇴임했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임용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성명을 내고 "김태엽 서귀포시장 임명 강행은 인사 폭거"라며 "원 지사는 임명 즉각 철회하고 김 시장은 자진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제주도의회의 인사청문회 ‘무용론’ 논란도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도의회가 시장 등 주요 기관장의 예정자 임명에 대해 부적격 입장을 내더라도 구속력을 갖는 게 아니어서 도지사가 임명을 강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희룡 지사는 민선 6기 취임 첫해인 2014년 당시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과 협의를 통해 인사청문 대상자를 양 행정시장과 제주개발공사, 제주관광공사, 제주에너지공사,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연구원 기관장까지 확대했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 이후 인사청문회 부적격 판정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 사례는 이성구 전 에너지공사 사장과 손정미 전 국제컨벤션센터사장 등 두 차례다. 김성언 제주도 정무부지사의 경우 ‘적격’과 ‘부적격’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부적격’ 의견을 담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도 임명이 강행됐다.  
 
원희룡 제주지사(왼쪽)가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사회안전망 4.0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이야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왼쪽)가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사회안전망 4.0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이야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와 함께 원희룡 지사의 최근 대권행보도 논란이다. 원 지사는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보수 재건에 역량을 다하겠다”며 대권행보를 공식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원 지사는 “도지사로서, 정치인으로서 제주를 위하는 일이 국가를 위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대권 도전 때문에 도정에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도정 누수에 대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고, 경제 위기와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해 위기를 겪는 제주를 위해 매번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석 전 제주도의회 의장은 지난달 30일 전반기 의장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이런 대권 행보에 대해 “원 지사의 대권 도전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지금 제주에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코로나19 정국에 실업률이 최고인 데다 소비는 최저로 떨어지면서 도민들의 생존권이 대두되고 있다”며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게 아니라 한 마리 토끼를 잘 키워서 풍요롭게 만들어야 한다. 그럼 토끼 주인도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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