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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 시작된다…부산시·정부 활동 돌입

중앙일보 2020.07.01 11:15
2018년 9월 16일 당시 오거돈 부산시장이 시청에서 "관리 감독 책임을 소홀히해 인권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사과 기자회견을 하자 형제복지원 피해자 가족 등이 오열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2018년 9월 16일 당시 오거돈 부산시장이 시청에서 "관리 감독 책임을 소홀히해 인권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사과 기자회견을 하자 형제복지원 피해자 가족 등이 오열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국내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건인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 작업이 시작된다.   
 

지난 5월 법 개정으로 재조사 길 열려
부산시 2일 진상규명추진위원회 출범
정부도 기획단·위원회 구성 등 준비
향후 3년간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조사

 부산시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부산시 차원의 활동기구 ‘부산시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활동에 들어간다고 1일 밝혔다. 당연직 1명을 포함한 추진위원회 13명의 위원 위촉식은 2일 시청에서 열린다. 위원 임기는 2년이며, 1회 연임할 수 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내무부 훈령 제410호에 근거해 1975년부터 87년까지 12년간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부산 사상구 주례동 형제복지원에서 무고한 시민을 강제 수용(누적 인원 3만7000명)해 불법감금과 강제노역, 구타, 살인·암매장을 자행한 사건이다. 1987년 3월 원생 1명이 구타로 숨지고 35명이 탈출하면서 복지원 실체가 세상에 알려졌다. 공식 사망자가 513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나 외압 등으로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자 명예회복은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자와 시민단체 요구,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등으로 특별법 제정이 추진되다 지난 5월 2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재조사 길이 열렸다.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 있을 당시 형제복지원 전경.[형제복지원 운영자료집]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 있을 당시 형제복지원 전경.[형제복지원 운영자료집]

 개정안에는 2006~2010년 조사 활동 후 해산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형제복지원, 6·25 민간인 학살 등 과거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부산시는 자체 진상규명 추진위 활동을 통해 그동안 시에서 확보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등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가 빠르게 이뤄지도록 협력할 방침이다. 또 올해 1월 문을 연 ‘부산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종합지원센터’를 거점으로 한 피해자 트라우마 치유와 자립 지원에 힘을 쏟기로 했다.
 
 부산시는 2019년 7월부터 지난 5월 말까지 피해자 실태와 피해 규모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향후 진상규명에 대비하기 위해 피해자 실태조사(용역)도 했다. 이 용역에선 다양한 피해자들의 심층 면접조사가 이뤄졌다.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도 이뤄진다. 행정안전부는 ‘과거사 정리 준비기획단’을 곧 발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과거사정리위원회 구성, 사무처 설립, 시행령·규칙 정비 등에 나서 3년간 형제복지원 사건을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 기간은 1년 연장이 가능하다.
피해자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던 국회 앞 농성장. [피해생존자 한종선]

피해자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던 국회 앞 농성장. [피해생존자 한종선]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 5월 말 마무리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실태조사 용역 결과가 부산시 추진위 활동의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시 차원에서 정부의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피해자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형제복지원 사건이 불거진 이후 당시 박인근 원장(2016년 사망)은 1심 때 징역 10년형을 받았으나 대법원에서 특수감금 혐의는 무죄, 횡령혐의만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형제복지원은 몇 차례 명칭이 바뀐 뒤 2014년 법인이 청산됐고, 당시 복지원 용지도 매각돼 아파트 등이 들어서 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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