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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차별금지법 찬반에 개신교 둘로 쪼개져

중앙일보 2020.07.01 07:00
정의당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발의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놓고 개신교계가 찬반 양론으로 쪼개졌다.  
 
이 법안에 가장 반대하는 세력은 개신교계 보수 진영이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은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기도회를 열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촉구했다. 한교총 이사장인 김태영 예장통합 총회장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의도와 달리 평등을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매우 크다”며 “이 법은 동성애 보호법이요, 동성애 반대자 처벌법이므로 그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기도회를 열고 있다. [사진 한교총]

지난달 25일 서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기도회를 열고 있다. [사진 한교총]

 
한교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포괄절 차별금지법은 결과적으로 동성애를 조장하고, 동성 결혼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면서, 이와 관련해 고용, 교육, 재화ㆍ용역 공급, 법령 및 정책의 집행, 네 영역에서 폭발적인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며 “나아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차별 금지’의 이름으로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양심ㆍ신앙ㆍ학문의 자유를 크게 제약하게 될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한교총은 대한예수교장로회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 30개 교단이 가입돼 있는 국내 최대의 개신교계 연합기관이다.  
 
개신교 보수 진영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격렬하게 반대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동성애’와 ‘이단’ 문제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이단대책위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이단ㆍ사이비 단체들에 대한 대처에 있어 ‘평등’이란 미명 하에 대응할 수 없는 위험스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장합동 소속의 A목사는 “필요하다면 특정 차별 사유만을 다루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을 만들면 된다. 장애인차별금지법ㆍ인종차별금지법ㆍ연령차별금지법ㆍ고용차별금지법ㆍ임신차별금지법 등처럼 말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입법 취지와는 정반대로 초 갈등만 일으키는 과유불급의 인간사회 파괴법이 될 수 있다”며 “동성애에 대한 찬반의 관점을 넘어 모두가 가해자와 피해자, 고발자와 범죄자가 되는 악법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의 ‘21대 국회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장혜영(앞줄 가운데) 의원 등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의 ‘21대 국회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장혜영(앞줄 가운데) 의원 등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반해 개신교계 진보 진영에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국회의 차별금지법 발의를 환영하며 국회 통과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NCCK 인권센터는 또 “여전히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을 비롯한 보수 개신교계에서는 성소수자와 지지자들에 대한 혐오와 낙인, 정죄 등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는 신앙인들을 탄압하고 양심적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최근 성 소수자 축복식에 참여한 이유로 해당 교단 재판에 기소된 이동환 목사가 겪는 어려움을 통해 교계에 이는 혐오광풍의 심각성을 직시할 수 있다”며 “성서 전체를 관통하는 사랑과 평등의 가치는 인권과 배치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모든 인간존엄이 바로 서는 것, 사회적 약자를 억압하는 모든 체제에서 자유 한 것, 그리고 서로를 평등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 이는 곧 차별금지법이 제정된 세상과 같다”고 강조했다.  
 
진보 성향의 B목사(예장통합)는 “한국 교회는 돈ㆍ성추문ㆍ세습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코너에 몰려 있다. 이로 인해 도덕적 신뢰를 상당 부분 상실한 측면이 있다. 겉으로 표방하지는 않지만 개신교 보수 진영에서 ‘동성애 반대’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를 통해 그동안 잃어버린 도덕적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동성애 반대’를 개신교계 안에서 중도 보수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은 이슈로 보기 때문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조속 제정 촉구를 위한 오체 투지를 하고 있다. 뉴스1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조속 제정 촉구를 위한 오체 투지를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불교와 가톨릭, 원불교 등에서는 교단 내 인권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조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원불교 인권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NCCK 이주민소위원회로 구성된 ‘4대 종단 이주ㆍ인권협의회’는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주민 혐오와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 제정‘을 촉구한 바 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1월부터 목요일마다 광화문에서 차별금지를 위한 기도회를 열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국회 담장 주변을 오체투지로 돌며 관련법 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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