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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둘러싼 미·중 2라운드···"최악 시나리오는 군사 충돌"

중앙일보 2020.06.30 17:34
중국에서 홍콩보안법이 통과된 30일 홍콩의 거리에 중국 오성홍기가 나부끼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에서 홍콩보안법이 통과된 30일 홍콩의 거리에 중국 오성홍기가 나부끼고 있다. EPA=연합뉴스

 
홍콩을 둘러싼 미ㆍ중 신(新) 냉전 2라운드의 막이 오른 30일, 정작 홍콩 증시는 붉은 상승 곡선을 그렸다. 중국은 이날 미국이 반대해 온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국은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 지위를 박탈했다. 홍콩이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됐을 당시, 미국은 홍콩에 특별지위를 부여해 관세 혜택을 주고 민감한 군수 물자 등을 수출하는 근거로 삼았다.  
 
홍콩 증권거래소의 항셍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104.56포인트(0.43%) 오른 2만4405.84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미ㆍ중 각각의 조치가 예견된 악재였기에 시장엔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대체로 상징적”(파이낸셜타임스) “2018년 미국 수출에서 홍콩 비중은 2.2%로, 파장은 제한적”(뉴욕타임스)라는 분석도 나왔다. 약 634조원(지난해 12월 기준) 규모인 외환보유고도 홍콩엔 든든한 배경이다.  
 
30일 홍콩 항셍 지수 전광판 앞을 홍콩 시민이 지나고 있다. 미국의 특별지위 박탈에도 이날 항셍 지수는 상승승장으로 마감했다.  AP=연합뉴스

30일 홍콩 항셍 지수 전광판 앞을 홍콩 시민이 지나고 있다. 미국의 특별지위 박탈에도 이날 항셍 지수는 상승승장으로 마감했다. AP=연합뉴스

 
시장이 차분하다고는 하지만, 홍콩에 좋지 않은 소식인 건 부인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치로 홍콩이 금융 허브로서의 지위를 더 빨리 잃을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도 여파는 있다. 미국은 그간 정보기술(IT) 및 국방 관련 민감 물자를 중국엔 꼭꼭 숨기면서 홍콩엔 특별지위를 이용해 열어줬다. 이제 그 문이 막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은 오늘부터 홍콩에 국방 장비 수출을 중단한다”며 “홍콩으로 가는 미국의 국방 및 (국방에 활용될 수 있는 IT 등) 이중 용도 기술에 대해서도 중국과 똑같은 제한을 부과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이 역시 영향은 제한적일 거란 분석이 나온다. 미ㆍ중 양국 사정에 밝은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통화에서 “홍콩의 중국화(Chinatization)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으며, 중국도 디지털 경제에 방점을 찍고 가겠다는 기조가 분명한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일정 부분 상징적”이라며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판과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홍콩의 상징성을 포기하면서도, 중국의 핵심이익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30일 홍콩 시내에 붙은 중국의 국가안보법 플래카드를 시민이 유심히 뜯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30일 홍콩 시내에 붙은 중국의 국가안보법 플래카드를 시민이 유심히 뜯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문제는 앞으로다. 미국의 대선(11월3일)까지 약 120여일이 남은 지금, 미ㆍ중은 1단계(Phase 1) 무역합의 협상 등 주요 고비를 앞두고 있다. 이 여파는 한국에도 심각한 유탄이 될 수 있다. 이에 미국과 중국의 전문가들을 찾아 e메일로 분석을 구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조너선 폴락 선임연구원과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의 장퉈셩 선임연구원이다. 모두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앞으로 미ㆍ중 신 냉전은 어떻게 진행될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민주ㆍ공화당을 막론하고 지금 미국에선 ‘중국 때리기’가 주요 전략이다. 전망이 상당히 암울한 이유다. 트럼프 정부는 지금 중국을 ‘세계의 악당’으로 굳히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 역시 이번 홍콩 보안법 통과로 맞불을 놓았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 최근 국경 분쟁까지, 미ㆍ중 갈등은 다양한 층위에서 전개될 것이다.”  
 
최근 대중 강경파 피터 나바로 백악관 통상ㆍ제조업정책 국장이 1단계 미ㆍ중 무역 합의를 두고 “끝났다”고 주장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온전하다”고 정정한 해프닝도 있었는데, 무역 합의 협상은 어떻게 전망하나.
“밝지 않다. 중국은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경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미국과의 첨예한 갈등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으며, 이는 일견 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1단계 무역 합의 협상의 앞날은 매우 어둡다.”  
 
최고, 최악의 시나리오는.
“조셉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합리적 대중 전략을 기대해볼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미국 전역에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인은 이 정도 수준의 정치적 불안을 경험한 적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시멘트 지지층 40%는 요지부동이다. 개인적으로 최악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 지고도 득표 방식 등을 문제 삼으며 선거 결과에 불복할 경우다. 미ㆍ중 갈등 최악 국면은 물론, 미국 정치사에서 최악으로 기록될 것이다.”  
 

장퉈셩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학술위원회 선임연구원

장퉈셩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학술위원회 선임연구원. [제주포럼 유튜브 캡처]

장퉈셩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학술위원회 선임연구원. [제주포럼 유튜브 캡처]

 
앞으로 미ㆍ중 신 냉전은 어떻게 진행될까.  
“코로나19 위기 발발은 중ㆍ미 간엔 안정과 관계 개선을 꾀할 기회였다. 위기에 협력해 대처하는 것이 양국 모두가 지켜야 할 도리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협력은커녕 대중 압박을 강화했다. (미국) 내부 위기 수습 실패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 중국에 책임을 전가했고 중국을 공격했다. 이제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 얼굴에 먹칠하는 건 트럼프의 선거 도구다.”  
 
베이징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중국 내부에서 큰 분노와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솔직히 말하건대 중ㆍ미 관계 미래에 대해 현재로선 낙관보다는 비관의 목소리를 개인적으로 많이 듣고 있다. 미국 대선을 전후해 양국 관계가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최고, 최악의 시나리오는.  
“최악은 군사 충돌이다. 남중국해 등에서 양국간 돌발적 군사 충돌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고, 그 후과는 관리가 어려울 정도로 위험 부담이 크다. 앞으로 짧으면 6개월, 길면 내년 초 (미국의 새 대통령 취임)까지, 양국 군대가 충돌하지 않고 선을 지켜야 한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양국이 대국답게 평화 공존과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신 냉전 속에서 미국 경제가 더 쇠퇴할지, 안정된 중ㆍ미 관계에서 호황을 누릴지를 트럼프 대통령은 선택해야 한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중국 경제 전망은.  
“중국의 코로나19 통제와 복구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경제도 적어도 4분기엔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을까 본다. 2021년이면 중국 경제는 거의 정상화할 것이란 전망이 (중국) 내부에서 나왔고, 맞길 바란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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