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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휴관에 학생들 몰리는 스터디 카페 가 보니…발열 체크도 안 해

중앙일보 2020.06.30 16:50
서울 시내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학생들과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학생들과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뉴스1

"지금 바로 오셔야 돼요. 오후부턴 정기권 회원들이 와서 자리가 다 찹니다."

30일 오후 3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스터디 카페에는 실제로 개인석이 몇 자리 남아있지 않았다. 유선상으로 대화를 나눈 관리자는 보이지 않았고, 무인 키오스크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발열 체크도 따로 없었으며 다닥다닥 붙어 앉은 이용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날 이곳 외에도 3개의 스터디 카페를 더 방문했지만 발열체크를 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관리자 없이 무인 키오스크 운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공 도서관이 문을 닫고, 대학 도서관도 운영 시간을 단축하면서 '스터디 카페'로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현재 각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공공도서관은 열람실을 열지 않고 있다. 부분적으로 도서 대출·반납만 가능한 상태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서울 내 22개 공공도서관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지침에 따라 전체 휴관 중이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추후에 도서관을 열게 되면 거리두기 등 방안을 마련해 제한적으로 개관할 계획"이라며 "언제 다시 열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 도서관 열람실 또한 방학을 맞아 운영 시간을 줄이거나 주말 휴관 등 이용에 제한을 두고 있다.  
 
카페와 독서실의 중간 형태인 스터디 카페는 2시간, 4시간 등 시간 단위로 이용권을 구매하거나 정기권 금액을 지불한 뒤 좌석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독서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만큼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인 키오스크를 도입한 곳이 대부분이다.
 
스터디 카페는 대부분 '학원의설립·운영및과외교습에관한법률'(학원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에 따르면 독서실로 등록해 관리를 받는 스터디 카페는 서울 7곳, 경기 9곳에 불과하다. 학원법상 학원 시설은 교육청의 관리·감독을 받지만 스터디 카페는 자유업이나 공간임대업으로 등록해 방역 지침 등 각종 제한에서 자유롭다.
서울 시내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학생들과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학생들과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뉴스1

 

"카페지만 독서실에 가까운데…밀폐 공간이라 걱정"

실제 스터디 카페 내부는 좌석 간격이 좁아 거리를 두고 앉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김모(31)씨는 "(스터디 카페) 관리자를 본 적이 없다. 대부분 무인 시스템이고 키오스크로 관리하기 때문에 방역 노력은 찾아볼 수 없다"면서 "발열 체크도 안하기 때문에 대부분 이용자들이 알아서 마스크를 쓰고 공부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처음 스터디 카페를 방문한 30대 여성은 "도서관이 닫아서 처음 오게 됐는데, 이름은 카페지만 독서실에 가까운데 발열 체크도 안해서 놀랐다"며 "많은 사람들이 밀폐된 공간에 있다 보니 걱정이 되긴 한다. 계속 다녀야할 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의정부에서는 실제로 스터디 카페를 다녀간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의정부시 45번 확진자인 고등학생 A군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스터디 카페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사걱세 관계자는 "키오스크 자체가 터치형이라 손이 계속 닿는 부분이 있어서 사람이 직접 소독하지 않으면 방역에 있어 취약하다“며 ”사실 개방된 형태의 스터디 카페 구조 자체가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터디 카페에서 코로나19 관련 문제가 터지면 구체적인 관할 부처가 없다. 구청도 영업허가를 내준 게 다니까 확진자가 나오면 영업장을 폐쇄하는 정도밖에 대안이 없다. 사실상 방치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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