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금태섭 징계 '재심' 결론 못내고 또 심의한다···"시간 끌기" 비판도

중앙일보 2020.06.30 11:00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윤리심판원 징계논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윤리심판원 징계논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30일 ‘당론 위배’ 혐의로 회부된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재심을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전날 금 전 위원에 대한 징계 재심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또 회의를 열어 심의하기로 결정한 거다. 지난달 25일 금 전 의원에게 ‘경고’ 처분을 내린 지 한 달여 만에 최종 판단을 보류하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시간 끌기로 여론 소강상태가 되길 기다리는 게 아니냐”(민주당 당직자)는 관측이 제기됐다.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들어간 금 전 의원은 1시간 40분 만에 나와 “표결을 이유로 의원 징계를 하면 어렵고 논란될 소재에 대한 의원 발언이 위축될 거란 염려를 말했다”고 했다. 본인 소명은 20~30분간 이뤄졌다고 한다.
 
민주당 윤리심판원들은 금 전 의원에게 “당론의 규범력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나” 등을 질문했다. 금 전 의원은 “정치적 책임을 지게 해야지 법적으로 징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고 전했다. “당론 위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에게 고도의 토론에 참여할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민주당은 금 전 의원이 떠난 직후 기자들에게 “오늘 (재심)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당일 결론 발표를 유보하기로 결정한 거다.
 
지난 2월 18일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금태섭 전 의원. [연합뉴스]

지난 2월 18일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금태섭 전 의원. [연합뉴스]

 
재심은 상징적 의미 간 충돌이었다. 그간 금 전 의원 개인 징계 여부를 넘어 ‘소신 대 당론’ 중요성 논쟁으로 정치권 논점이 옮아가서다. 금 전 의원은 재심 직전 기자들과 만나 “개인이 징계를 받느냐 마느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중요하고 상징적인 문제가 걸려있는 만큼 강력하게 징계의 부당성을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금 전 의원 징계를 일종의 ‘본보기’로 규정하는 시각이 강하다고 한다. 이해찬 대표가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강제적 당론을 안 지켰는데 아무 것도 (징계) 안 하면 강제적 당론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 의석수(176석)는 금 전 의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안에 기권표를 던질 때(129석)보다 47석(36.4%) 더 많다. 지도부가 관리해야 할 소속 의원이 그만큼 늘었고, 당론 추진을 위한 내부 장악력 필요도 이전보다 커졌단 의미다.
 
앞서 금 전 의원 징계는 민주당 안팎에서 적잖은 논란을 빚었다. 20대 국회 쓴소리 모임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를 중심으로 “헌법과 국회법을 위반한 조치”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는 헌법 조항(46조 2항),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는 국회법 조문(114조)이 근거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지난 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당헌·당규가 우선인지 대한민국 헌법이 우선인지를 윤리심판원이 (재심을 통해) 정리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30일 본회의장에서 공수처법 표결 직전 이인영 원내대표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 있는 사람(왼쪽)이 금 의원, 책상에 오른손을 올리고 있는 사람이 이 원내대표다. 하준호 기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30일 본회의장에서 공수처법 표결 직전 이인영 원내대표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 있는 사람(왼쪽)이 금 의원, 책상에 오른손을 올리고 있는 사람이 이 원내대표다. 하준호 기자



◇무슨 당론 어겼나=금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30일 공수처 설치안 본회의 표결 당시 민주당 소속으로 유일하게 기권표를 던졌다. ‘4+1’ 이름의 범여 협의체를 구성, 가까스로 통과 전략을 짠 당 지도부가 “의결정족수(148표)에서 한 3표 정도밖에 여유가 없다”(박주민 최고위원)고 판단한 상황이었다. 당시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평소 공수처 설치안에 부정적 견해를 피력해온 금태섭, 조응천 의원 등을 상대로 막판까지 ‘표 단속’을 했다.
 
당일 본회의장 카메라엔 금 전 의원이 표결 직전 이 전 원내대표를 찾아가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 찍혔다. 금 전 의원은 “반대는 하지 않겠다. (나의 반대가) 결과에 영향을 줄 듯하면 기권 대신 찬성하겠다”며 ‘조건부 기권’ 의사를 사전 피력했다고 한다. 공수처 설치안은 찬성 160표로 예상보다 여유 있게 가결됐다. 
 
금 전 의원은 재심 직전 페이스북에 “활발한 토론과 비판 정신을 강점으로 하던 민주당이 어쩌다 이런 모습이 되었는지 너무나 안타깝다”고 썼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