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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폭우, 세지는 기후재난…“ICT 결합 한 물 관리로 넘어야”

중앙일보 2020.06.30 00:03 종합 16면 지면보기
유종일 KDI 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물관리 그린뉴딜 정책심포지엄’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물관련 4개 학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경제위기 극복과 포용적 녹색전환 실현을 위한 물관리 그린뉴딜 정책 및 실행방안이 논의됐다. 최정동 기자

유종일 KDI 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물관리 그린뉴딜 정책심포지엄’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물관련 4개 학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경제위기 극복과 포용적 녹색전환 실현을 위한 물관리 그린뉴딜 정책 및 실행방안이 논의됐다. 최정동 기자

경기도 파주시 주민 3명 중 1명은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고 있다.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음용률이 36.3%로 전국 평균(7.2%)보다 5배 이상 높다. 2014년부터 스마트워터시티 시범사업을 도입한 이후 달라진 변화다. 정수장에서부터 수도꼭지까지 상수도 공급 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수질과 유량을 실시간으로 측정·관리했고, 대로변·아파트 단지의 전광판과 홈페이지를 통해 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이렇게 수질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수돗물을 신뢰하는 주민이 많아졌다.
 

물관리 그린뉴딜 정책심포지엄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물관리 대책
전통적인 물관리 방식으론 한계

파주 스마트워터시티 시범사업 뒤
3명 중 1명은 수돗물 그대로 마셔

정부가 그린뉴딜과 디지털뉴딜을 결합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책으로 내놓으면서 물 분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물관리의 디지털 혁신이 도시 물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저탄소 친환경 경제로 전환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시 물 문제 해결, 기후위기 대응 효과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물관리 그린뉴딜 정책심포지엄’에서는 물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그린뉴딜 정책 방향과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은 기조발표를 통해 “그린뉴딜의 핵심 정신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녹색전환을 하는 게 경제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서는 원대한 비전과 과감한 목표, 구체적 로드맵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국내 4대 물관련 학회인 대한상하수도학회와 대한하천학회, 한국물환경학회, 한국수자원학회가 모두 참석해 다양한 제안을 내놨다. 전경수 한국수자원학회장은 “그린뉴딜 추진으로 물인프라의 스마트화는 한층 빨라지고 수열에너지는 더욱 확산되는 등 물 분야에 커다란 변화가 예고돼 있다”며 “물관리도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인 국민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물분야 그린뉴딜로 가장 주목받은 건 디지털 혁신을 접목한 물관리 기술을 통해 이른바 ‘스마트워터시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스마트워터시티는 도시 물순환의 왜곡 현상을 개선해 침수 등의 재해를 예방하고, 친수 가치를 살린 쾌적한 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을 말한다. 수돗물을 공급하고, 하수와 폐수를 처리해주던 전통적인 물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ICT 기반의 물관리를 통해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사는 도시 지역의 물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21세기 들어 홍수와 가뭄 등 기후재난은 전 세계적으로 더 강하고, 빈번해지고 있다. 최근에도 유럽에서는 500년 만의 가뭄이 찾아오는가 하면, 중국 남부에서는 역대 최악의 폭우로 이재민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도시 지역은 개발에 따른 불투수면적의 증가로 물순환 체계가 악화돼 침수 피해 증대, 지하수 고갈, 수질 저하 등 더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
 
지속가능한 통합물관리를 위한 패러다임 변화.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속가능한 통합물관리를 위한 패러다임 변화.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에 따라 물 기반시설을 개선하고, 기후 예측시스템과 연계 운영하는 등 물순환 체계를 바로 잡음으로써 재난으로부터 도시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물관리 기법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산 낙동강 하구 삼각주에 수변도시를 건설하는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다. 강우·하천·정수·하수 등 물순환 전 과정에 첨단 물관리 기술을 접목해 도시 전체를 친수도시로 조성하기로 했다. 또, 도심의 빌딩형 정수장에서 빗물 등을 처리해 정수기 없이도 마실 수 있는 깨끗한 음용수를 시민들에게 공급한다.
  
“탄소 배출 감축 위해 착한 토목공사 필요”
 
전문가들은 또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물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회장은 “20세기 이후에 물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물 이용의 효율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수도관을 네트워크 개념으로 접근하는 스마트 워터 그리드 기술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의 자연성 회복과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착한 토목공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예산 확보가 어려워 추진이 중단됐거나 지연되고 있는 하천복원 등의 토목공사가 그린뉴딜을 통해 재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강의 자연성을 회복하는 사업으로 생태와 관광, 경제 활성화를 연계하고, 습지를 복원해 자연적으로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이창희 한국물환경학회장은 “더불어 사는 강이 될 수 있도록 환경친화적인, 슬기로운 토목공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간 상하수도 격차 줄여서 물복지 형평성 높여야"
보편·공정한 물 이용은 전 세계적 이슈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상·하수도 보급률은 2018년을 기준으로 각각 99.7%, 93.9%에 이르는 등 물 관련 인프라는 과거보다 눈에 띄게 개선됐다. 하지만 지역별로 평균 수도요금이 ㎥당 794원(수도권·한강유역)에서 1095원(강원·한강유역)으로 300원 넘게 차이가 나는 등 여전히 물 혜택의 격차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물 분야 그린뉴딜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정하게 물혜택이 가도록 물복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구자용 대한상하수도학회장은 “특·광역시는 여러 물 혜택을 받음에도 3분의 1 정도의 수도요금을 내는 등 형평성이 무너진 지 오래”라며 지역간 상하수도 서비스 격차를 줄여서 물복지의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수자원공사도 물복지 정책의 객관적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물복지 지수 개발을 착수한 상태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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