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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이개호, 관례 깨고 '친정' 감시할 상임위장 맡았다

중앙일보 2020.06.29 20:00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선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이 경제현장에 집행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처리하겠습니다.”(정성호 신임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문화·예술·체육인들이 아사 직전에 몰려있는 비상시국에 국회는 일해야 합니다.”(도종환 신임 문화체육관광위원장)

29일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된 민주당 의원들이 내놓은 연설 한 대목이다. 민주당은 이날 18개 상임위원장직 가운데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를 가져갔다. 정보위원장도 야당 몫 국회부의장이 선출되는대로 민주당 의원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지난달 27일 “18석 전석을 가져야 한다”고 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의 발언은 한 달 만에 현실이 됐다.
 
정성호(4선) 신임 예결위원장은 선출 직후 연설에서 “국회가 헌법이 부여한 예산과 개정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이자 마땅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20대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다.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때는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해 당내 대표적 비주류 인사로 꼽힌다. 합리적 성향에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해온 만큼 원만한 대야 관계를 이끌 거란 기대가 나온다.                                                                           
 
왼쪽부터 도종환 문체위원장, 진선미 국토위원장, 이개호 농해수위원장. 임현동 기자

왼쪽부터 도종환 문체위원장, 진선미 국토위원장, 이개호 농해수위원장. 임현동 기자

도종환(3선) 문체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출신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기여했다. 시인 출신으로 정계 출마 전에는 문화계 인사로 분류된 만큼 민주당은 전문성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 위원장은 “문화·체육·예술인들을 살리기 위한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면서 3차 추경의 신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진선미(3선) 국토교통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활동했고 현재는 민주당 내 개혁모임 ‘더좋은미래’ 대표를 맡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으로 국토위에 속한 것은 21대 국회가 처음이다. ‘알짜배기’ 상임위 위원장을 맡은 것에 대해 진 위원장은 “우려가 기대와 희망으로 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이개호(3선) 의원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 선출됐다. 이 위원장은 20·21대 국회에서 농해수위에서 활동했다. 또 당권 도전을 시사한 이낙연 민주당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 위원장은 “농·어민들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을 찾아서 열심히 부지런히 뛰도록 하겠다”고 했다.
 
왼쪽부터 윤관석 정무위원장, 박광온 과기정통위원장, 유기홍 교육위원장. 임현동 기자

왼쪽부터 윤관석 정무위원장, 박광온 과기정통위원장, 유기홍 교육위원장. 임현동 기자

민주당은 그 동안 부처 장관 출신들은 해당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도록 하는 관례가 있었다. 해당 부처와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런 관례가 깨졌다. 국회 한 관계자는 “도 위원장이 자신이 3년(2017~2019년) 동안 장관직을 맡은 문체부에 비판적이기 어려울 것이고, 이 위원장도 농림부를 상대로 날 선 견제를 하긴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상임위원장 18석 전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게 된 예외적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정 주요 입법과제를 다루는 상임위에는 ‘친이해찬계 당권파’가 전면 배치됐다. 박광온(3선) 최고위원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으로 선출돼 디지털 경제 추진과 ‘가짜뉴스방지법’ 입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현행 공직선거법을 손질할 행정안전위원장에는 역시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서영교(3선) 의원이 배치됐다. 이 대표와 1980년대 재야 운동을 함께 한 유기홍(3선) 의원은 교육위원장에 선출됐다. 유 위원장은 17·19대 국회에서 민주당 교육위 간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추경예산 관련 시정연설을 하기 전 국회의장에게 인사하고있다. 임현동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추경예산 관련 시정연설을 하기 전 국회의장에게 인사하고있다. 임현동 기자

여성 의원 중에는 여성단체 출신 정춘숙(재선) 의원이 여성가족위원장을, 당직자 출신 송옥주(재선) 의원이 환경노동위원장을 맡았다. 이로써 정보위를 제외한 17석 중 여성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지난 15일 선출된 한정애 보건복지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5석(29%)이 됐다.
 
본인이 원하는 상임위에 배치되지 않아 못내 아쉬움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윤관석(3선) 의원은 애초 국토위원장을 원했지만 이날 정무위원장에 선출됐다. 반면 정무위원장을 원했던 이학영(3선) 의원은 정무위가 야당 몫이 될 조짐에 지난 15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국회 사무총장엔 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3선 의원 출신 김영춘 전 민주당 의원이 임명됐다. 김부겸 전 의원과 함께 영남권을 대표하는 민주당 인사였지만 4·15 총선에선 서병수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패해 4선에 실패했다.
 
왼쪽부터 서영교 행안위원장, 정춘숙 여가위원장, 송옥주 환노위원장. 임현동 기자

왼쪽부터 서영교 행안위원장, 정춘숙 여가위원장, 송옥주 환노위원장. 임현동 기자

상임위 차례가 돌아오지 않은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불만도 나온다. 민주당 한 3선 의원 측은 “기존 관례를 깨면서까지 장관·상임위원장 출신 의원을 배치했다. 자리를 양보해온 미덕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선출되지 않은 정보위원장에는 전해철 의원과 김경협 의원이 동시에 거론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어떤 정무적 판단을 할지 관심”이라며 “이 대표의 의중이 상당부분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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