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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조정" "밀어 붙일듯"···'묘수' 고심하는 이재용 수사팀

중앙일보 2020.06.29 17: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뉴스1·중앙포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뉴스1·중앙포토]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에 대한 기소 타당성을 판단해 달라며 요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26일 수사 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검찰 수사팀에 권고했다. 출석 위원 14명 중 임시위원장을 제외한 13명의 비밀 투표 결과는 10대3, 이 부회장 측의 완승이었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수사심의위 의견을 반영하면서 1년 8개월간의 수사 정당성까지 만족시킬 '묘수'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는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받은 이후 기소 여부와 대상, 범위, 적용 혐의 등을 재검토하고 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가 지난 26일 삼성 합병·승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수사를 중단하고 재판에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이에 검찰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검찰시민위원회의 심의위 소집 결정, 심의위의 불기소 결론까지 '3연패' 하며 동력을 크게 잃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 결정만을 남겨두게 됐다.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게양된 삼성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뉴스1]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가 지난 26일 삼성 합병·승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수사를 중단하고 재판에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이에 검찰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검찰시민위원회의 심의위 소집 결정, 심의위의 불기소 결론까지 '3연패' 하며 동력을 크게 잃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 결정만을 남겨두게 됐다.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게양된 삼성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뉴스1]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팀이 영장까지 청구한 만큼 종국적으로 이 부회장을 기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수사팀은 9일 자본시장법(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결과는 기각이었다.
 
다만 이 부회장 측 손을 들어 준 수사심의위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은 수사팀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검찰은 앞서 열린 8차례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모두 따랐다. 
 
결국 수사팀이 적정선에서 절충한 처분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수사팀은 수사심의위 종료 직후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와 수사심의위 심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한 고위 간부는 "중앙지검 차원에서 법리와 증거를 더욱 치밀하게 보완해 처분 의견을 내놓아야 할 것"며 "수사팀이 이 부회장이 받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외감법 위반을 모두 적용하지 않고, 일부만 적용하는 방식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 역시 "기소는 하되 혐의 조정은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혐의 그대로 기소할지, 다른 혐의만 적용할지 검찰이 기록을 보면서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취재진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과 관련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를 마친 위원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이날 심의위는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다.[연합뉴스]

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취재진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과 관련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를 마친 위원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이날 심의위는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다.[연합뉴스]

특히 수사심의위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부정거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은 만큼 검찰로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적용이 난제다. 심의위 위원들은 실제로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해 꼼꼼히 따져 물었다고 한다.
 
수사팀은 "합병 준비, 이사회 결의, 주주총회 통과, 주식 매수 등의 과정에서 10가지가 넘는 부정거래 있었고 불법 시세조종까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부회장 측은 "합병비율 조작이 없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법에 정해진 계산법대로 합병비율이 정해진 것이지, 조작은 없었다"는 논리로 방어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합병 비율은 이사회 결의일 전날 기준 최근 1개월과 최근 1주일의 (가중 산술)평균 종가와 최근일 종가 등 세 가지 주식 가격으로 결정한다. 
 
외감법 위반도 혐의 입증이 까다로울 것이라는 게 법조계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해 7월 회계처리 기준 변경을 통해 고의적인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결과는 기각이었다.
 
구속영장 청구 당시 적용한 혐의 이외의 다른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수사 중단 권고를 받은 만큼 추가 수사에 대한 부담이 큰데다, 검찰은 관행적으로 구속영장에 기재한 혐의 이외 별도 혐의로 기소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이 때문에 수사팀이 기존 혐의 그대로 기소를 밀어붙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수의 기업 사건을 맡았던 한 현직 검사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이 사건의 핵심 혐의인데 이것을 제외하고 다른 혐의로만 적용해 기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검찰총장까지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 수사팀이 책임지고 기소를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심의위의 권고에 따르지 않는 결정이든, 절충안을 내는 결정이든 검찰 입장에서는 모두 처음 가보는 길"이라며 "결국 수사팀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중앙지검 수사팀의 보완 의견을 보고받은 뒤 사건 처리 방향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다음 달 1일 예정된 이성윤 지검장의 주례 보고에서 이와 관련한 첫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강광우·나운채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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