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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결혼할 때 '7살' 나이차는 피하는 이유

중앙일보 2020.06.29 16:36
한국에서는 남녀가 만나거나 결혼할 때 “4살 차이 나면 궁합도 볼 필요없다”고 말할 정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남자의 정신연령이 여자보다 어려서 그렇다는 해석이 있는데요. 이 분석은 사실이 아니고 ‘4살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옛말이 마치 사실처럼 그럴 듯하게 퍼진 것이라 합니다. 아직까지 어른들 사이에 이런 말이 근거 있는 사실처럼 여겨지곤 하는데요. 그렇다면 중국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을까요?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홍콩중문대학(香港中文大学)의 연구에 따르면, 남자와 여자의 연령차이가 3살일 때 가장 합리적인 결혼관을 공유할 수 있다고 합니다. 3살 차이일 때, 남녀의 사회생활 경험도 비슷하고 심리적으로나 생활 면에서도 비교적 조화롭다는 연구 결과 입니다. 서로 평등한 관계이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오히려 완전하게 평등한 동갑이라면 서로 경쟁상대로 여기며 서로의 우위를 선점하려고 자주 다툴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동갑은 아니지만 비슷한 생활환경에서 자란 3살 차이의 남녀가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남녀의 이상적인 나이 차이에 대해 관심을 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소득과 연관지어 연인(혹은 부부)의 나이차에 대해 분석합니다.
 
경제학의 관점에서 연인 간 나이 차이가 줄어들수록 소득 격차 완화 등과 같은 긍정적인 사회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득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높아지고, 여자는 연상의 남자를 만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출산 후 소득이 적은 여자가 직장을 그만두라는 사회적 압박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압박은 실제로 여자의 경력 단절을 초래하고, 결국 두 사람의 소득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사진 소후닷컴]

[사진 소후닷컴]

한국에서는 행운의 숫자 ‘7’, 중국에서는 연인 간에 피하는 나이차?

이상적인 나이차에 관한 다양한 시각에서의 고찰 외에도 중국에는 7살 차이의 결혼은 적합하지 않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이 표현은 ‘결혼 생활 7년의 위기(七年之痒)’라는 말에서 파생된 것인데요. 이 말은 ‘결혼한 지 7년이 지나면 몸이 가려워진다’는 의미로 즉, 부부 간의 결혼 생활 중에 7년 주기로 권태기가 찾아온다는 뜻입니다. 중국의 명리학에서는 이 격언을 이유로 7살 차이의 남녀가 결혼한다면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 풀이합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7년 차에 부부가 이혼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얼마 전, 중국최고인민법원에서 발표한 중국 이혼 분쟁에 대한 자료에선 그 주기가 5-6년으로 내려왔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요즘 바이두 등 대표 검색 매체에서는 ‘5-6살 차이의 결혼’에 대한 연관 검색어가 많은 편입니다.
[사진 China Daily]

[사진 China Daily]

그렇다면 옛날 중국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중국의 전통 관념에 따르면 옛날에는 남녀의 연령 차이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시 결혼의 조건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요소는 바로 ‘남녀 두 집안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조건’ 입니다. 두 사람이 결혼할 때 당사자들의 감정보다 양가 집안의 조건이 더 중요한 셈입니다. 이러한 관습은 한국의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자의 나이는 많고 여자의 나이는 적었죠. 하지만 사회가 변화하며 차차 혼인 나이차가 줄어듭니다. 미신에 대한 신뢰감 저하, 결혼 관념에 대한 변화, 남녀평등 등 다양한 사회적 관념의 변화 덕분에 현대사회에서 혼인할 때 남녀 간 나이 차이가 많이 줄어든 것입니다.

중국은 3살 연상녀가 대세

연상연하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하일참시행복(下一站是幸福)'의 한 장면 [사진 소후닷컴]

연상연하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하일참시행복(下一站是幸福)'의 한 장면 [사진 소후닷컴]

작년 중국 대표 데이팅앱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혼인 적령기 여성들이 선호하는 남성은 ‘의지할 수 있는 연상’으로 과거 조사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오히려 예상치 못한 점은 남성들의 이상적인 여성인데요. 그들이 원하는 사람은 바로 ‘연상의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여성’ 입니다. 일반적으로 3-4세 이하의 여성과 결혼하던 이전 세대와 달리, 3-4세 직장인 연상을 선호한다는 것은 결혼 시 가장 우선시 하는 요소가 ‘경제적 안정’이라는 점을 반증합니다.
 
남녀 모두 경제적으로 안정된 연상을 이상적인 결혼 상대로 고른 셈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연스레 초혼 연령도 한국처럼 올라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비혼주의자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이 지속 된다면 중국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녀 나이차이에 대한 결과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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