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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전북·파주 확진자 다 모였었다" 사찰발 코로나 확산

중앙일보 2020.06.29 14:31
"서로 1m 이상 떨어져 앉았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광주광역시와 전남, 전북 전주, 경기 파주 등 확진자들의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광주 동구 운림동 광륵사 스님이 떠올린 각지 확진자들과 만난 지난 23일의 상황이다. 그도 지난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광주 36번 확진자로 분류됐다.
 

사찰발 감염원 지목 광륵사 스님 "1m 거리는 띄웠지만…"
23일 각지 확진자들 만날 때는 마스크 안쓴 것으로 기억
14일 서울 방문했었지만 "접촉자·동행자 의심증상 없어"

"23일 만남 때 마스크 안 썼다" 후회

29일 오전 광주 동구 운림동 광륵사에서 승려와 신도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입구에 출입금지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29일 오전 광주 동구 운림동 광륵사에서 승려와 신도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입구에 출입금지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광주 36번 확진자 광륵사 스님은 29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난 23일 광주와 전남, 전북 전주, 경기 파주에서 온 사람들과 만났을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았었다"며 "한동안 쭉 마스크를 써오다가 날씨가 더워져서 그날은 벗었었다. 후회된다"고 말했다.
 
36번 확진자 스님은 지난 23일 광주 34번 확진자와 전남 21번 확진자, 전북 27번 확진자, 경기 파주 15번 확진자와 함께 법당에서 만났다. 당시 자리에 광주·전남·전북·파주 등 확진자를 포함한 10여 명이 배석했다.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상 1~2m 거리를 띄울 것을 규정하고 있다.
 
스님은 1m 이상 거리를 띄운 채 대화를 나눴었고 광륵사와 연관성이 있는 확진자 중 가장 빨리 발견된 광주 34번과 전남 21번 확진자와도 거리를 뒀던 것으로 기억했다. 또 확진자들과 대화만 나눴기 때문에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광주 36번 확진자 스님은 "지난 23일 만남 이후에 저 때문에 감염된 양산동 확진자를 만났을 때도 상당히 거리를 두고 이야기했었는데 확진 판정이 나왔다"며 "다만 지난 23일 이후에 광륵사를 다녀간 신도는 많지 않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 외에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사찰발 코로나19 광주·전남·전북·파주 확산

  
지난 27일과 28일 사이 광주·전남지역에서 10명의 지역 내 감염자가 발생했다. 모두 광륵사를 방문했거나 이곳을 방문한 사람과 접촉한 연결고리가 있다. 스님이 감염된 것도 처음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28일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열고 방역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용섭 광주시장이 28일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열고 방역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 34번 확진자(광주 동구·60대 여성)와 전남 21번 확진자(전남 목포·60대 여성) 자매는 지난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광륵사를 방문해 광주 36번 확진자 스님과 만난 사실이 확인됐다. 광주 34번 확진자의 남편과 전남 21번 확진자의 남편과 외손자도 지난 2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각각 확진자로 분류됐다.
 
지난 28일 광주 북구 두암동과 양산동에 거주하는 50~60대 여성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광주 39~41번 확진자로 분류됐다. 2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명 모두 광륵사를 방문해 광주 36번 확진자 스님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다녀왔지만 "접촉·동행자 증상 없어"

 
광주 36번 확진자 스님은 "지난 14일 가족과 함께 자차로 서울에 다녀왔지만, 가족이나 서울에서 만나 사람 모두 잠복기인 15일이 지나도록 코로나19 의심증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되자 혹시나 하는 우려에 스스로 서울에서 만났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몸 상태를 물어봤고 아무런 의심증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전국 확진자들과 만나기에 앞서 광륵사에서 법회를 열었었다. 스님은 당시 법회에서 발열 체크와 방문자 명부 작성 등 방역수칙을 준수했고 광주 34번 확진자만 참석한 것으로 기억했다.
 
광주 36번 확진자 스님은 현재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열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중증으로 판단될 수 있는 심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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