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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사는 외딴섬까지 찾아갔다…양승조 '2392km 강행군' 왜

중앙일보 2020.06.29 05:00
28일 오전 충남 태안군 안면읍 외도. 8가구 12명의 주민이 사는 섬에 양승조 충남지사와 가세로 태안군수가 방문했다. 육지에서 2.5㎞ 떨어진 외도는 ‘섬 밖의 외딴 섬’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삼과 바지락 양식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은 육지로 나가려면 개인 소유의 배를 타야 한다. 주민 수가 적어 자치단체나 민간기업이 여객선이 운항하지 않아서다.
지난달 24일 충남 보령시 오천면의 섬을 방문한 양승조 충남지사가 바지락을 채취하고 있는 주민과 악수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달 24일 충남 보령시 오천면의 섬을 방문한 양승조 충남지사가 바지락을 채취하고 있는 주민과 악수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해 2월, 충남 보령 원산도·효자도 시작
28일 태안 외도·두지도 끝으로 대장정 끝내
섬 주민 1109명 만나 건의사항 147건 들어
양 지사 "섬 거주만으로도 나라 위해 큰 일"

양 지사는 “외도는 안타깝게도 여객선이 오가지 않아 운임 지원사업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해삼 투석사업 등 소득지원 방안을 확대하고 신규사업 발굴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외도에서 나온 양 지사는 안면읍 두지도로 이동했다. 해안선 길이가 800m에 불과한 작은 섬인 두지도에는 60대 부부가 살고 있다. 양 지사 일행은 바닷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고 부부와 점심을 먹었다. 이 자리에서 양 지사는 “고맙다”는 인사말을 건넸다. 외로운 섬 생활을 견디고 있는 부부에 대한 감사 인사였다.
 
두지도를 끝으로 양 지사는 충남 도내 30개 섬 방문을 모두 마쳤다. 지난 2월 27일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효자도를 시작으로 섬 방문을 시작한 양 지사는 1년 4개월(16개월)간 14차례에 걸쳐 29개 유인도와 1개 무인도를 모두 찾았다. 105시간 동안 뱃길 등 2393㎞를 이동했고 1109명의 주민과 만나 147건에 달하는 건의사항을 들었다.
28일 오후 충남 태안군 안면읍 두지도를 찾은 양승조 충남지사(왼쪽)와 가세로 태안군수(오른쪽)가 해안에서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28일 오후 충남 태안군 안면읍 두지도를 찾은 양승조 충남지사(왼쪽)와 가세로 태안군수(오른쪽)가 해안에서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섬 방문은 양 지사가 지난 2018년 7월 제38대 충남도지사로 취임하면서 약속한 사항이다. 그는 섬 주민은 도정에 직접 참여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임기 전반기(2년)가 지나기 전에 모든 섬을 찾아 주민을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섬에 거주하는 것만으로도 주민들이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한다는 게 양 지사의 생각이다.
 
양 지사는 주말과 휴일에만 섬을 찾았다. 평일에는 다른 결제와 다른 일정을 소화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실무진에선 “쉬는 날도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양 지사가“주민과 약속을 지키겠다”며 개인일정까지 취소하자 손과 발을 다 들었다고 한다.
 
지난달 24일 양 지사는 역대 충남도지사 가운데 처음으로 보령시 오천면 불모도를 찾기도 했다. 행정구역상 오천면 삽시 1리에 속하는 불모도는 0.21㎢의 면적에 해안선이 2.6㎞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7가구가 살았고 현재도 주민등록상 4가구, 6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실제 거주자는 펜션 관리자 1명뿐이다.
지난 22일 충남 당진시 대난지도를 방문한 양승조 충남지사가 주민들과 대화를 마친 뒤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 22일 충남 당진시 대난지도를 방문한 양승조 충남지사가 주민들과 대화를 마친 뒤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있다. [사진 충남도]

 
불모도는 자가발전과 태양광발전 등으로 전력을 공급 중이며 식수를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다. 양 지사는 담당 부서에 불모도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불모도는 옛날 한 여인이 아들을 낳기 위해 불공을 드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으로 ‘보물섬’으로 불리기도 한다.
 
양 지사가 섬을 방문할 때마다 주민들의 건의사항이 쏟아졌다. 지난 22일 당진 대난지도와 서산 고파도에서는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여객선(화물선) 건조 지원 ▶관광객 선박 운임 인하 ▶해안 일주 보행길 설치 등 관광기반을 조성해달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난지도는 당진 도비항에서 불과 10분(4.3㎞) 거리다.
지난 7일 충남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 주민들이 양승조 충남지사의 방문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 7일 충남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 주민들이 양승조 충남지사의 방문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충남도]

 
양승조 충남지사는 “섬 주민은 행정적 여건, 교통수단, 기반 시설 부족으로 소외감을 느낄 것”이라며 “자연환경을 통한 소득 증대와 관광사업을 통해 주민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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