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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파주 등 언제든 조치” 초단타 부동산 정책 예고

중앙일보 2020.06.29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정부가 최근 집값 상승률이 큰 김포, 파주 등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것을 검토하고 나섰다. 사진은 김포시 장기동의 한 아파트의 모습. [뉴스1]

정부가 최근 집값 상승률이 큰 김포, 파주 등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것을 검토하고 나섰다. 사진은 김포시 장기동의 한 아파트의 모습. [뉴스1]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열흘 만에 정부가 추가 규제를 시사하고 나섰다. 6·17대책의 일환으로 수도권 대다수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여기서 제외됐던 김포·파주의 집값 변동 폭이 커진 탓이다. 정부 대책에 따른 시장 반응도, 이에 따른 추가 대책도 계속 ‘초단타’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 장·차관, 추가 규제 시사
규제지역 지정기준 계속 비공개
“임기응변식 정책 대응” 비판 커져

박선호 차관, 강남 토지거래허가엔
“공익목적 따라 재산권 제한한 것”

박선호 국토부 차관은 28일 KBS 방송에 출연해 김포·파주 지역에 대해 “집값이 계속 불안하면 다음 달이라도 요건이 충족되는 대로 규제지역으로 묶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또 “현재 김포와 파주에 대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장 분위기를 탐문 중”이라며 “규제지역 지정은 재산권에 영향 주는 것이라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주택법상 요건을 충족해야 가능하다. 시장 상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포·파주 두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시장에 이상징후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6·17 대책 발표 당시 김포·파주는 조정대상 지역에서 빠졌다. 지정 기준 관련 논란이 일었다.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김포한강신도시는 빠지고, 인천 중구에 속한 실미도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자 이를 조롱하는 패러디물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김 장관은 브리핑 당시 두 지역이 제외된 까닭에 대해 “접경지역 그리고 자연환경보전권역은 예외적으로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답했다.
 
김현미. [연합뉴스]

김현미. [연합뉴스]

즉각 시장은 출렁였다. 약 일주일만인 지난 25일 김포의 주간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0.02%에서 1.88%로 급등했다. 이에 김 장관은 방송에서 정량적 기준을 지정 제외 근거로 들었다. 김 장관은 “대책을 내놓을 때도 김포와 파주에 대해선 고민을 좀 했지만, 이들 지역은 규제지역 지정을 위한 정량적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택법상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려면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해야 한다. 여기에 청약률이 높거나(5대 1 이상), 분양권 거래량이 많은 지역을 골라 지정한다. 문제는 ‘마이너스 물가’다. 물가를 기준으로 하면 현재 웬만한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김포도 정량적 요건은 이미 충족한 상태다. 경인 지방통계청에 따르면 김포의 3~5월 소비자 물가 변동률은 평균 -0.33%를 기록했다. 이 기간 집값 변동 폭은 0.04%였다.
 
이에 국토부는 내부 규정을 들고 나섰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법적 정량적 기준과 정성적 기준을 더해 규제지역 지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며 “국토부 내부 규정에 따르면 김포는 지정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토부가 내부 규정을 공개하지 않는 한, 규제지역 지정 관련 기준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택 정책의 전문가적인 의결 기구인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제대로 작동 안 되고 국토부가 자의적으로 운영하는 게 문제”라며 “정부 측 인사가 과반이 넘고 민간위원이 작은 구조의 한계라지만 주정심이 제대로 작동됐다면 이렇게 임기응변적으로 정책 대응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규제가 잦을수록 시장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잡아야 할 것은 집값이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인데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책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보려면 최소 6개월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정부 정책은 목적성, 효과성, 단순명확성, 수용성, 지속가능성 등 5가지 측면을 조화롭게 갖춰야 목표도 달성할 수 있고 그 영향력이 오래 지속할 수 있다”며 “지금의 부동산 정책은 종합대책 성격으로 너무 복잡하고, 정책 관련 거부감이 높다 보니 결국 정책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도 박 차관은 방송에서 강남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은 데 대해서 “공공복리와 주택시장 안정 등 좀 더 큰 공익적 목적에 따라 재산권을 제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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