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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연장전 이글로 3년1개월 만에 우승

중앙일보 2020.06.29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김지영이 우승 확정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김지영은 14일 S-OIL 챔피언십에서 2라운드 선두였는데, 악천후로 1라운드만 인정되는 바람에 우승을 놓치는 등 불운했다. [사진 KLPGA]

김지영이 우승 확정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김지영은 14일 S-OIL 챔피언십에서 2라운드 선두였는데, 악천후로 1라운드만 인정되는 바람에 우승을 놓치는 등 불운했다. [사진 KLPGA]

김지영(24)이 28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역전 우승했다. 김지영은 4라운드에서만 5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로 박민지(22)와 연장전을 벌여 우승했다.
 

KLPGA투어 BC카드 레이디스컵
장타자가 쇼트게임 강자를 꺾어
9번 준우승한 끝에 우승 눈물도

챔피언조가 잠잠했다. 선두로 출발한 이소미는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최근 우승컵을 안은 경험 많은 이소영도 71타를 치고 순위가 밀렸다.  
 
경기 전까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김효주는 챔피언조 바로 앞 조에서 경기했다. 김효주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주 무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국내에 머물며 KLPGA 5개 대회에 나와 우승, 준우승, 4위를 했다. 상금 랭킹도 1위다.
 
김효주는 경기 전 목 통증을 호소하더니, 전반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 버디 1개로 점수를 잃었다. 반면 김효주의 동반자들은 놀라운 샷감을 보였다. 김지영은 2~5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았다. 역시 함께 경기한 박민지도 3연속 버디 등 전반에 4타를 줄였다. 김효주는 전반 9홀이 끝난 후 경기를 포기했는데, 당시 동반자들과 6타, 7타 차이가 났다.
 
김효주가 떠난 뒤에는 김지영과 박민지, 두 선수만 라운드했다. 둘은 선두 이소미와 3타, 4타 차로 경기를 시작했다. 두 선수는 경기 전까지도 둘이서만 경기하고 연장전까지 동반 라운드를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경기 중반 박민지에 한 타 차 선두로 나선 김지영은 파 5인 18번 홀에서 두 번 만에 그린 주위에 공을 갖다놓고도 칩샷이 길어 버디를 하지 못했다. 박민지는 쇼트 게임이 좋다. 3라운드까지 18번 홀 그린 주위에서 핀 옆에 붙여 모두 버디를 잡아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똑같이 버디를 했다.
 
두 선수는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 홀에서 치른 연장은 박민지에게 유리해 보였다. 박민지는 연장 첫 홀에서 칩샷을 핀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김지영은 버디로는 부족하다 생각했는지 연장 두 번째 홀에서 2온에 성공해 6m 이글로 경기를 끝냈다.
 
2017년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처음 우승한 김지영은 3년 1개월 만에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김지영은 불운이 많았다. 고교 입학을 앞두고 태국 전지훈련을 갔다가 말라리아에 걸려 1년 넘게 운동을 못 했다. 드라이버 입스에 걸려 또 1년 넘게 마음고생도 했다. 준회원 선발전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국가대표를 지낸 선수가 어떻게 그런 일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곡절 끝에 1부 투어에서 뛰게 됐는데, 아픔이 계속 있었다. 신인이던 2016년 두 차례 연장전에서 모두 졌다.  2017년 첫 우승 이후 또 가뭄이었다. 지난해에도 2위만 4번 했고, 우승컵은 만지지는 못했다. 우승 한 번에 준우승이 9번. ‘준우승 전문’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14일 끝난 S-OIL 챔피언십에서는 2라운드까지 선두였는데, 악천후로 대회가 취소되면서 1라운드 성적으로 순위를 정하는 바람에 1위도 놓쳤다.
 
김지영은 “몇 년간 우승을 못 하다 보니, 내가 너무 욕심내는 것 아닌가 해서 멘탈 코치 도움을 받았다. 스윙도 바꿨는데, 시즌 초 두렵기도 했다. 그러나 코치 도움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며 눈물 흘렸다. 그는 또 “오늘 즐기면서 (박)민지랑 재미있게 경기하다 보니 버디 찬스가 와서 낚아챘고, 긴장이 풀렸다. 민지는 워낙 친하고 좋은 후배여서, 서로 격려도 많이 하고 응원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KLPGA 투어 거리 2위(229m)인 김지영은 “장타를 유지하려고 체력 훈련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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