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즈 칼럼] 특허청 명칭 논란을 보며

중앙일보 2020.06.29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김우승 한양대학교 총장

김우승 한양대학교 총장

40년 넘게 써온 특허청의 명칭을 시대에 맞게 ‘지식재산혁신청’으로 바꾸겠다는 시도를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명칭 변경을 주장하는 측은 ‘특허’라는 작은 옷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지식재산’이라는 이름을 통해 지식재산의 필요성이 더욱 국민에게 각인될 것이라 주장한다. 이러한 인식 위에서 지식재산의 생산자 및 소비자와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지식재산 정책이 만들어지고 집행될 수 있다고 본다.
 
반대하는 측은 특허청 소관 업무에는 저작권이 포함돼 있지 않은데 기관 명칭에 저작권까지 포괄하는 용어인 ‘지식재산’을 사용하는 것은 혼란을 조장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아울러 저작권은 표현이 유사해도 모방이 아니면 권리로 보호하는 등 보호의 강도 차이와 같은 다른 특성이 있어서 묶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양측 의견이 다 일리 있어 보이긴 한다. 이럴 땐 국민의 시각에서 사회 전체적인 이익을 형량해보는 것이 좋다. 우선 지식재산이라는 특성은 특허와 저작권이 다르지 않음을 감안할 때 그 이름을 묵혀두긴 아깝다는 생각이다. 지식재산권이란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유무형의 지적 창작물에 부여된 재산에 관한 권리를 말한다. 그래서 진보적이거나 독창적인 발명이나 창작에 대한 독점권은 모두 지식재산으로 함께 묶여 표현된다. 보호의 기제 역시 비슷하다. 갑이 소유한 지식재산권을 을이 침해할 경우 배상 책임을 져야 하고, 판매금지 처분까지 내려질 수 있다.
 
이 같은 취지와 양태를 생각해볼 때 특허권과 저작권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융복합으로 대변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하나의 제품이 특허권·저작권·상표권·디자인권 등으로 복합적으로 보호받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지식재산에 대한 관할 업무를 조정하거나 통합해서 전략적이고 일관된 지식재산 정책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저작권이 문화 정책과 분리될 경우의 문제점과 전문성 확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분명히 경청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식재산’이라는 용어는 살려 ‘지식재산혁신청’이라는 명칭을 특허청이 쓰게 하되, 저작권 관할 부처는 현재와 같이 문화 부처에서 담당하도록 하는 안이 합리적인 대안은 아닐까?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은 4차산업혁명에 따른 신규시장을 발 빠르게 차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부처 간 이견으로 국가 역량이 소모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정부가 한마음으로 의기투합해 국민의 이익을 위해 고민하는 모습이다.
 
김우승 한양대학교 총장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