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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정치인 이름은 십상시? 방송 전인데도 뜨거운 '출사표'

중앙일보 2020.06.28 19:11
KBS2 수목드라마 '출사표' 인물관계도. [홈페이지 캡처]

KBS2 수목드라마 '출사표' 인물관계도. [홈페이지 캡처]

첫 방송이 나가기도 전부터 ‘출사표’가 뜨거워졌다.  
 

KBS 새 드라마 7월 1일 방송 앞두고
캐릭터 설정에 정치적 편향성 논란
제작진 "진보-보수 비리 풍자 코미디"
0%대 떨어졌던 수목드라마 시청률
연이은 부진의 늪 탈출할 지도 주목

'출사표'는 7월 1일 처음 방송하는 KBS-2TV의 새 수목드라마. 방송 전 논란의 포문은 지난 25일 미래통합당에서 열었다. 미래통합당 미디어국은 이날 ‘KBS, ‘진보는 선, 보수는 악’ 외치려면 수신료는 민주당에서 받아라’란 제목의 논평을 내고 “‘출사표’에서 뒤가 구린 캐릭터는 보수정당 쪽에 배치하고, 정의로운 캐릭터는 진보정당 쪽에 배치해 ‘진보는 선, 보수는 악’이라는 허황된 구도를 설정했다”고 비판하며 “국민 대다수는 이런 유치한 편 가르기를 공영방송에서 보길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드라마 '출사표'의 주인공 박성훈(왼쪽)과 나나. 제작진은 두 사람의 '로코 케미'를 홍보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사진 KBS]

드라마 '출사표'의 주인공 박성훈(왼쪽)과 나나. 제작진은 두 사람의 '로코 케미'를 홍보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사진 KBS]

 
이런 주장의 근거는 ‘출사표’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의 캐릭터 설정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 인터넷 홈페이지의 인물소개에 따르면, 가상의 정당 ‘애국보수당’과 ‘다같이진보당’ 소속 정치인 중 '애국보수당' 소속 정치인은 ‘그릇되고 부당한 부동산 재벌’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단순무식 좌우명으로 기선제압을 시도하는 청소업체 대표’ 등으로 묘사돼 있다. 반면 '다같이진보당' 관련 정치인은 ‘해직기자 출신 정치 엘리트’ ‘지역 봉사활동에 전념하다 출마한 전직 경찰’ 등의 설명이 나온다. 더욱이 애국보수당 의원인 심장양ㆍ장하운ㆍ시단규의 이름은 중국 역사에서 간신의 대명사 ‘십상시’의 일원인 장양ㆍ하운ㆍ단규에게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커지자 ‘출사표’ 제작진은 26일 “‘출사표’ 내에서 당적을 가지고 나오는 인물들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대부분 선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지 않다. 정치적 성향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무소속 등장인물 구세라(나나 분)를 전면에 내세워 진보-보수 양측의 비리들을 파헤치고 풍자하는 코미디를 추구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며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드라마 '출사표'의 인물소개. 보수당 정치인(위)과 진보당 정치인 모두 부정적으로 묘사돼 있다. [홈페이지 캡처]

드라마 '출사표'의 인물소개. 보수당 정치인(위)과 진보당 정치인 모두 부정적으로 묘사돼 있다.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인터넷 홈페이지 인물소개에는 '다같이진보당' 인물도 부정적 묘사가 여럿 포함돼 있다. 이 당 소속 구청장의 경우 ‘소통이 아닌 쇼통’ ‘숨겨진 폭군’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이 냉정’ 등으로 그려져 있다. 2대째 구의원인 또 다른 인물에 대해서도 "대세에 따라, 실리에 따라 움직이는 박쥐""일은 오지게 안 하면서 SNS로 정치질하는 월급도둑" 등으로 설명돼 있다. 
 
방송 전부터 불붙은 논란이 드라마의 흥행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출사표’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다. KBS 수목 드라마가 최근 연이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해 왔기 때문이다. 
 '출사표'의 전작인 신하균ㆍ정소민 주연의 ‘영혼수선공’은 1∼2%대 시청률을 오가다 지난 25일 종영했다. ‘영혼수선공’의 전작인 ‘어서와’는 지상파 평일 미니시리즈 최초로 0%대 시청률까지 기록한 바 있다. 연이은 시청률 부진의 늪에서 ‘출사표’는 빠져나올 수 있을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정치권발 논란과 상관없이 드라마의 흥행은 작품성이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출사표’는 가수 출신 배우 나나와 ‘사이코패스 다이어리’ ‘하나뿐인 내편’ 등에 출연했던 박성훈이 주인공을 맡았다. 로맨틱 코미디이자, 취업 대신 구의원 출마를 선언한 취준생 구세라(나나)와 좌천 당한 엘리트 사무관 서공명(박성훈)이 불량 정치인을 응징하는 이야기로 소개돼 있다. 신인 문현경 작가의 작품으로, 2018년 방송콘텐츠진흥재단 주최의 제10회 드라마극본공모전 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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