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힐러리, 피자집 지하서 아동성매매 운영" 요즘 틱톡이 이렇다

중앙일보 2020.06.28 18:23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피자가게 지하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한다' 는 내용의 가짜뉴스인 '피자게이트'가 미 대선을 앞두고 4년 만에 틱톡(15초 동영상 공유 소셜미디어)을 중심으로 다시 전파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진 연예인까지 걸고넘어지는 가짜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집단인 큐어넌(QAnon)과 10대들이 틱톡을 통해 빠르게 퍼 나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페이스북 산하 소셜미디어 분석 플랫폼 크라우드탱글이 이달 첫째 주 페이스북에서 '피자게이트'와 관련해 댓글이 달리거나 '좋아요'를 누르고, 게시물을 공유한 건수는 80만건을 웃도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60만건 가까이 된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아동 성매매 조직과 연루됐다는 가짜뉴스인 '피자게이트'가 4년 만에 온라인에서 다시 유행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아동 성매매 조직과 연루됐다는 가짜뉴스인 '피자게이트'가 4년 만에 온라인에서 다시 유행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는 '피자게이트'가 처음 유행한 2016년 말 대선 때보다도 많은 수치다. 2016년 12월 첫째 주 '피자게이트'와 관련된 댓글이 달리거나 '좋아요' 누르기, 게시글을 공유한 건수는 페이스북에서 51만2000건, 인스타그램에서 9만3000건이었다.
 
'피자게이트'는 클린턴 전 장관과 지난해 대선에서 당시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인 존 포데스타가 아동 성착취와 인신매매를 지휘했다는 음모론이다. 인신매매가 이뤄진 장소로 워싱턴DC에 위치한 '코밋 핑퐁'이라는 피자가게의 지하실이 지목돼 '피자게이트'로 불렸다.
 
2016년 공화당 지지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온라인 익명게시판 '포챈'(4chan), 뉴스 공유 웹사이트 '레딧'을 중심으로 확산했다. 실체가 없는 음모론이지만 가짜뉴스를 진짜로 믿은 한 청년이 2016년 피자가게를 찾아가 총을 쏘아대 처벌받은 어처구니없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한동안 잠잠했던 '피자게이트' 논란이 최근 '틱톡'의 부상과 함께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4년 전에는 클린턴 전 장관만 걸고넘어진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가수 저스틴 비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미국 NBC 간판 토크쇼 진행자 엘런 드제너러스, 미국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민주당 지지자이거나 민주당 대선 후보로 언급됐던 인물들까지 끌어들였다.
 
저스틴 비버가 지난달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도중 모자를 매만졌다는 이유로 '피자게이트 희생자'라는 가짜뉴스에 시달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저스틴 비버가 지난달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도중 모자를 매만졌다는 이유로 '피자게이트 희생자'라는 가짜뉴스에 시달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가짜뉴스를 '믿을 만한 근거'가 새로 추가된 것도 없다. 지난달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도중 한 팬이 저스틴 비버에게 '피자게이트 희생자였다면 모자를 만져달라'고 요청했는데 때마침 비버가 모자를 만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비버는 피자게이트 희생자'라는 가짜뉴스가 진짜인 것처럼 퍼지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는 지난 3월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근거 없는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윈프리는 트위터를 통해 "압수 수색을 받거나 체포된 적이 없다"고 직접 해명까지 해야 했다.
 
NYT는 "대선을 앞두고 근거 없는 가짜뉴스가 확산하고 있지만, 소셜미디어가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