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국공 20대 분노에도 김부겸 '참전'···이낙연은 '침묵'했다

중앙일보 2020.06.28 17:02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 극복위원장이 26일 오후 경북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열린 '2020경북포럼 코로나19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 토론에 앞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 극복위원장이 26일 오후 경북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열린 '2020경북포럼 코로나19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 토론에 앞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인천국제공항(인국공) 사태’가 공정 논란을 부르며 뜨거운 현안이 되면서 여당의 차기 대표 경쟁을 벌이는 당권 주자들의 상황 인식과 관점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슈 초반부터 강하게 목소리를 내며 ‘참전’한 주자가 있는 반면 ‘침묵’을 고수하며 흐름을 관망 중인 이도 있다.
 
가장 먼저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논쟁에 뛰어들었다. 김 전 의원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문재인 정부의 공약임을 강조하며 공사의 이번 결정을 감쌌다. 그는 “인국공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다. 무릇 정치의 목적은 가치 실현이고 문재인 정부는 늘 을의 처우 개선에 힘을 기울여 왔다”며 “누가 뭐래도 정부와 지자체는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을 늘려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부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가야 한다. 청년 취업준비생을 위한 정책 마련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날 오후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공공기관 총액인건비 개선’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규직 인원이 늘어나 인건비 범위를 벗어날 경우 기관평가 불이익이 발생하며 이는 기존 정규직 처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썼다. 이때문에 “기재부의 공공기관 총액인건비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글 말미에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공정한 사용자로서 정부의 의무를 다하는 일인 만큼 지속적인 제도개선에 정부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문 정부 정책방향과 궤를 같이 함을 강조했다.
 
두 주자 모두 ‘인국공의 정규직 전환을 멈춰달라’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 글이 20만명 동의를 돌파(24일) 한 지 이틀 만인 지난 26일 입장을 밝혔다. 현 정부의 ‘공정 감수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20대의 분노가 들끓던 지난 25일 민주당 비공개 정책조정회의에서는 “당이 먼저 나서서 이야기할 사안은 아니다”(조정식 정책위의장)는 말도 나왔었다. 그럼에도 일부 당권 주자들은 이미 불붙은 사회적 논의를 좌시할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그린뉴딜 어디까지 왔나' 연속 정책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그린뉴딜 어디까지 왔나' 연속 정책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당권 주자도 있다. ‘윤미향(민주당 의원) 사태’ 등 최근 논란이 됐던 사안마다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해온 이낙연 의원은 인국공 사태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이 25만명을 돌파한 28일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인국공 이슈와 관련한 입장은 따로 내놓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총리 시절이던 2017년 10월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내용을 담은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의 일자리로드맵이 발표된 뒤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는 것이 아닌데 자꾸 그렇게 몰고 가는 것은 이해를 못 하거나 의도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언론보도에 불만을 나타낸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정규직 전환 정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을 강조했었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고용의 질을 높이고자 하다 보니 고용의 양에서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뜻하지 않게 고통을 받거나 일자리를 잃은 사람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홍영표 의원도 이번 논란과 관련해 아직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인국공 논란에 대해 “가짜뉴스로 촉발된 측면이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보안검색요원을 자처하는 사람이 ‘5000만원 연봉을 받게 됐다’는 글을 올리고 일부 언론이 검증 없이 ‘로또 채용’이라고 보도했다”며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들고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일인데 일각에서 불공정 문제를 제기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치권에선 주말 동안 여야 정치인 사이 뜨거운 논쟁이 오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인국공 사태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가 "공정함을 잃은 것에 대한 저항"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원욱 의원(3선)은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청년들의 분노를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긴 것에 대한 문제', 즉 이해관계의 문제로 보는 것은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로봇의 발전으로 우리 직업 중 45%가 머지않은 시기에 사라질 것"이라며 "언뜻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면 좋아 보이지만 어쩌면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정규직으로 바꾼 노동자는 기업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을 거명하며 “로또 취업이니 불공정이니 생트집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명문대 출신들이나 들어갈 신의 직장에 감히 어디서 비정규직들이 공짜로 들어오려 하느냐는 잘못된 특권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이냐”고 썼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현실을 너무 모르시고 특혜와 공정 구분도 못한다”며 반격했다. 오 전 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 의원을 향해 “제 요지는 사경제 부문에 비정규직이 훨씬 많은데 공공부문의 일부만 정규직화하면 사경제 부문과의 ‘기회의 불균형’, 즉 불공정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것이다. 참 근시안적인 정권, 대책 없는 의원님이다”고 비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