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8이닝 무실점 요키시, 왜 9회에 안 나왔을까

중앙일보 2020.06.28 15:14
에릭 요키시와 손혁 키움 감독. 정시종 기자

에릭 요키시와 손혁 키움 감독. 정시종 기자

8회까지 안타 1개, 볼넷 1개만 내주며 무실점한 투수가 91개를 던졌다. 스코어는 2-0. 완봉승 도전이 가능하지만 감독은 투수를 교체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31·미국)는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7회 2사까지 20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하지만 프레스턴 터커에게 2루타를 내주면서 대기록 달성 가능성은 사라졌다. 그래도 요키시는 흔들리지 않고, 7회와 8회도 깔끔히 막았다. 요키시로선 KBO리그 통산 두 번째 완봉승 도전 기회가 왔다. 그러나 손혁 키움 감독은 9회에 요키시 대신 마무리 조상우를 올려 경기를 2-0 승리로 매조졌다. 
 
28일 KIA전을 앞둔 손혁 감독은 평소 지론을 다시 한 번 이야기했다. 넥센 투수코치 시절부터 이어온 '좋았을 때 투수를 바꾼다'는 원칙이다. 손 감독은 "요키시가 나가서 잘 던지면 좋다. 하지만 실점을 하고 고개숙이고 내려올 수도 있다. 그것보다는 떳떳하게 교체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조상우란 확실한 마무리의 존재도 이유 중 하나였다. 손 감독은 "완봉승도 의미있지만 팀이 이기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에릭 요키시. [뉴스1]

에릭 요키시. [뉴스1]

 
사실 손 감독이 결단을 내린 건 포수 박동원의 조언이 더 결정적이었다. 손혁 감독은 "나도 투수 출신이라 고민은 했다. 평소에도 박동원이나 이지영과 자주 이야기를 한다. 박동원이 경기 중 속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말할 순 없지만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그래서 교체했다"며 영업비밀이 있음을 밝혔다.
 
요키시의 투구가 팀에는 큰 보탬이 됐다. 손혁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서 고마워했다. 손 감독은 "어제보다 잘 던질 수 없다고 본다. (키움은 8연승 이후 26일 KIA전에서 졌다.)연승이 끊어진 다음 경기가 중요하다. 그동안 더블헤더도 하고 불펜 피로도가 높았다. 그런데 요키시가 편안하게 던져, 불펜 휴식도 줬다. 상대도 에이스가 양현종이라 부담스러웠을 텐데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요키시는 올해 구창모(NC)와 함께 선발투수 중 가장 좋은 성적(7승 2패, 평균자책점 1.42)을 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구속 상승이다. 지난해 요키시의 빠른 공은 평균 시속 143.4㎞로 집계됐다. 올시즌엔 144.7㎞로 향상됐다.
 
손혁 감독은 "구속이 빨라진 게 제일 큰 이유다. 공이 빨라졌다는 건 다른 공들도 좋아질 수 밖에 없다. 다만 체인지업도 빨라져서 문제였는데, 투수코치들과 상의해서 수정했다. 스피드가 빨라졌을 때 공의 궤적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는데, 요키시는 스피드만 올라가고 변화구 낙폭이나 움직임은 그대로라 위력적인 것 같다"고 했다. 손 감독은 "특히 슬라이더가 아주 좋다. 휘는 폭은 줄었지만 빨라졌다. 왼손타자 상대로 좋은 무기가 됐다. 캠프 때부터 몸을 잘 만들어왔는데 기대대로"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