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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언어 품격 지적 번지수 틀렸다···본질은 검언유착"

중앙일보 2020.06.28 09:12
왼쪽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혁신포럼 '슬기로운 의원생활'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오른쪽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뉴스1

왼쪽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혁신포럼 '슬기로운 의원생활'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오른쪽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뉴스1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개 비판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장관의 언어 품격을 지적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고 밝혔다. 야권에서 추 장관의 발언을 문제삼은 데 대한 반박이다. 추 장관은 2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제는 검언유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추 장관은 “검언이 처음에는 합세해 유시민 개인을 저격하다가 그들의 유착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검찰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법무부장관을 저격하고 있다”며 “언론의 심기가 그만큼 불편하다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장관의 정치적 야망 탓으로 돌리거나 장관이 저급하다는 식의 물타기로 검언유착이라는 본질이 덮어질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의 초선의원 혁신포럼 강연에서 윤 총장을 향해 강경 발언을 한 뒤 논란이 이어지자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추 장관은 강연자로 나서 “지휘했으면 따라야지”, “검찰총장이 제 지시를 절반 잘라먹었다”, “장관 지휘를 겸허히 받아들이면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추 장관의 발언에 대해 야권에선 비판을 쏟아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2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휘랍시고’, ‘잘라먹었다’는 천박한 표현은 북한에서나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대한민국 법무부장관 입에서 들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1월에 ‘내 명을 거역했다’는 표현을 쓸 때부터 알아봤다. 이런 법무부장관은 처음 본다. 대한민국의 수치다. 추미애 장관에게 품격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고 했다.
 
같은날 정의당은 추 장관의 강연을 “전반적으로 표현이 너무 저급하고 신중치 못하다”, “전형적인 꼰대 스타일”이라고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뜻이 아니라 차기 대권을 노리는 추미애 장관의 돌발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오후 7시19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오후 7시19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추 장관 “경험 공유하는 편한 자리였다” 

추 장관은 비판이 일자 “같은 당 선배의원이 후배 의원들에게 경험을 공유하는 편한 자리에 말 한마디 한마디의 엄숙주의를 기대한다면 그 기대와 달랐던 점 수긍하겠다”면서도 “그러나 그 품격보다 중요한 것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 아닐까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검사는 기획수사를 하고 수감 중인 자를 수십·수백 회 불러내 회유 협박하고 증거를 조작하고, 이를 언론에 알려 피의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재판받기도 전에 이미 유죄를 만들어버리는 이제까지의 관행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아울러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수사 관련 지휘를 법률지휘로 볼 수 없는 단순 공문으로 보냈다는 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이상한 지적의 의도를 헤아리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장관 지휘는 여러 차례 있었다. 공문으로도 하고 기관 간 존중을 고려해 공문에 다 담기보다 전화로 보완 설명도 했다”고 설명했다.
 

진중권 “완장질 하다 비아냥 들은 것” 

‘번지수가 틀렸다’는 추 장관의 지적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그냥 자기가 완장질 하다가 비아냥 들은 거지, 그거 비판하는 보도에마저 ‘언론의 검찰 받아쓰기’라는 죄명을 뒤집어씌울 것이냐”고 맞받아쳤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추 장관이 행동이 “친문 패밀리 집사 같다”면서 “법무부 장관이 유시민씨 뒤치다꺼리해주는 자리, 한명숙씨 전과기록 말소해 주는 자리, 친문 패밀리의 집사 노릇 하는 자리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이 지켜야 할 것은 친문 패밀리가 아니라 권력으로부터 검찰과 사법부의 독립성이다”라며 “집사가 하고 싶으면 장관 그만두시고 나처럼 고양이를 키우면 집사 노릇 해도 칭찬받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27일 오후 9시19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추 장관이 글을 올린지 2시간만이다. 페이스북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27일 오후 9시19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추 장관이 글을 올린지 2시간만이다. 페이스북 캡처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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