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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보존식 없었다"…‘햄버거병' 안산유치원 검찰 고발

중앙일보 2020.06.27 12:00
 경기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 99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일부 원생의 경우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25일 오후 식중독 증세를 보인 원생들이 다닌 유치원의 문이 휴원으로 닫혀있다. 뉴스1

경기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 99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일부 원생의 경우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25일 오후 식중독 증세를 보인 원생들이 다닌 유치원의 문이 휴원으로 닫혀있다. 뉴스1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경기도 안산 유치원에서 일명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환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해당 유치원이 고발됐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업무상과실치상 및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안산 A 유치원을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고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해당 유치원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식품을 피해 아동에게 섭취케 해 장 출혈성 대장균에 의한 질병 또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의 상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 “A 유치원이 사태의 직접적 원인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지난 10~15일까지의 급식을 보존하지 않았다”며 “장 출혈성 대장균은 주로 덜 익은 소고기에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식단 확인 결과 지난 12일에 소고기 불고기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적었다.
 
식품위생법 제88조에 따르면 집단급식소의 경우, 조리·제공한 식품의 매회 1인분 분량을 144시간(만6일) 이상 보관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해당 유치원은 음식 6건을 보존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하는엄마들의 장하나 활동가는 “보존식이 없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으므로 검찰이 강제수사를 포함한 실질적인 수단으로 식자재 납품업체의 장부, 조리 매뉴얼 등 자료를 조속히 확보하고 인적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부모 “유치원 법적 조치 등 검토”

A유치원 학부모들도 유치원에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조치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6일 오후 열린 학부모 비상회의에 동석한 황다연 법무법인 혜 변호사는 “이번 사태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납품 업체를 통해 아이들이 먹은 음식 및 식재료를 모두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변호사는 과거 ‘한국맥도날드 햄버거병 국가배상청구소송’의 법률대리인을 맡았다.
 
자신을 A 유치원에 다니는 5살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청원자는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A 유치원의 과거 감사 적발 내역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자신을 A 유치원에 다니는 5살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청원자는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A 유치원의 과거 감사 적발 내역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지난 25일 자신을 A 유치원에 다니는 5살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작성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햄버거병 유발시킨 2년 전에도 비리 감사 걸린 유치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식중독 증상을 호소하는 원생들이 늘기 시작했는데, 이 유치원은 아파트 앞에서 주마다 열리는 장날 음식을 의심했다”라며 “이 유치원은 18년도에도 교육과 무관한 개인경비로 사용해 감사에 걸렸다. 이런 유치원이 과연 이번에도 제대로 된 음식을 먹였을까”며 문제를 제기했다. 2017년 경기도 교육청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A 유치원 원장은 교비 부정 사용, 부실회계처리 등 이유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햄버거병 증상 15명, 4명은 투석 중

경기 안산시 소재 A 유치원에서 지난 16일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식중독 증상 어린이가 지난 22일 기준 99명까지 늘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일부 어린이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증상까지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경기 안산시 소재 A 유치원에서 지난 16일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식중독 증상 어린이가 지난 22일 기준 99명까지 늘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일부 어린이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증상까지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안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A 유치원에서 집단설사 등 식중독 사고가 최초 보고됐다. 보건당국이 원생, 교직원, 가족 등 접촉자 전수검사를 진행한 결과 27일 오전 11시 기준 102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이 중 57명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았다. 용혈성요독증후군 의심 증상을 보이는 15명 중 4명은 투석중이다. A 유치원은 이번 달 30일까지 폐쇄됐다.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A 유치원에서 발생한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에 우려를 표명하고, 원인을 면밀히 조사하고 환자 치료를 포함한 관련 조치를 하도록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A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이 일어난 지 10일 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추가 역학 조사를 하고 추가 환자나 용혈성요독증후군 의심 환자 모니터링을 지속한다. 식약처는 경기도와 함께 해당 유치원에 납품한 식자재 공급업체에서 돈육, 치즈, 아욱 등 34건을 수거해 검사하고, 집단 급식소가 설치된 유치원 4031곳을 전수 점검하기로 했다. 급식을 보존하지 않은 유치원을 대상으로 처분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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