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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보게 살찐 왕기춘, 성폭행 혐의 첫재판서 "국민참여재판을"

중앙일보 2020.06.26 11:46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법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구속된 전 유도국가대표 왕기춘이 26일 오전 첫 공판이 열리는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해 마스크와 베이지색 수의 차림으로 법무부 호송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뉴스1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법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구속된 전 유도국가대표 왕기춘이 26일 오전 첫 공판이 열리는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해 마스크와 베이지색 수의 차림으로 법무부 호송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뉴스1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구속기소 된 왕기춘(32) 전 유도 국가대표 선수가 “국민참여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국민참여재판은 2008년 1월부터 시행된 배심원 재판제도로,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재판에 참여해 유·무죄를 따지는 제도다.
 

‘미성년 여제자 성폭행’ 혐의 재판 넘겨진 왕기춘
26일 오후 대구지법서 열린 첫 공판서 의사 밝혀

 왕씨는 26일 오전 대구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왕씨의 첫 공판은 지난 11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날로 날짜가 변경됐다.
 
 이날 베이지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모습을 나타낸 왕씨는 부쩍 체중이 불어난 모습이었다.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있어 유도·레슬링 등 격투 종목 선수 특유의 ‘만두귀’가 아니라면 왕씨라는 사실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그는 재판정에 들어서며 방청석을 둘러보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공판은 왕씨가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보이면서 바로 마무리됐다.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수사부(양선순 부장검사)는 지난달 21일 미성년자인 여성 제자를 성폭행한 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왕기춘을 재판에 넘겼다. 왕씨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 겸 제 34회 회장기 전국유도대회' 남자 -73Kg급 경기서 왕기춘과 이원희가 치열한 잡기싸움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8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 겸 제 34회 회장기 전국유도대회' 남자 -73Kg급 경기서 왕기춘과 이원희가 치열한 잡기싸움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검찰에 따르면 왕씨는 2017년 2월 26일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의 제자인 A양(17)을 성폭행하고 지난해 2월 같은 체육관 제자인 B양(16)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다. 지난해 8월부터 2월까지 자신의 집이나 차량에서 B양과 10차례에 걸쳐 성관계해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왕씨가 아동 성범죄적 관점에서 전형적인 ‘그루밍(grooming) 과정’을 거쳐 B양에게 성적 학대를 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루밍이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드는 등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뜻한다.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 당시에는 자신이 성범죄의 대상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대한유도회는 지난달 12일 왕기춘을 영구제명하고 삭단(단급을 삭제하는 조치) 중징계를 내렸다.
 
 법원은 다음 달 10일 공판준비기일을 진행, 국민참여재판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검사 측과 피고인 측 간에 재판 기일 등을 정리할 방침이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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