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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어머! 나도 뱃살이?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중앙일보 2020.06.25 15:00

[더,오래] 김현주의 즐거운 갱년기(41)

 
50세가 되니 내가 생각하지 못한 체형으로 바뀌고 있다. [사진 Unsplash]

50세가 되니 내가 생각하지 못한 체형으로 바뀌고 있다. [사진 Unsplash]

 
체형이 바뀌고 있다는 걸 느낀다. 워낙에도 살집이 있지만 요즘 거울 앞에서 본 내 모습은 이전과는 차이가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복부. 잘록한 허리의 소유자도 아니고 복근을 자랑한 적도 없지만 그래도 배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옆에서 보면 동그란 배가 두드러져 당황할 때가 많다. 겨드랑이 옆 살도 처지고, 저녁이면 종아리도 더 많이 붓는다. 옷장 속을 뒤져가며 아무리 꾸며봐도 머릿속 스타일과는 다른 모습이다. 기력도 떨어진다. 퇴근 후 집에 오면 저녁 먹고 씻기 바쁘게 눕고만 싶어진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일주일에 서너 번은 운동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집 근처를 걷고 뒷산을 오르지만 이전보다 훨씬 숨이 차다. 비타민도 챙겨 먹고 홍삼액도 먹는데 기대만큼 기운이 솟지 않는다.
 
근육도 줄고 기초대사량도 줄기 때문에, 운동을 하는 것과 동시에 음식을 조절해야만 현재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 [사진 Unsplash]

근육도 줄고 기초대사량도 줄기 때문에, 운동을 하는 것과 동시에 음식을 조절해야만 현재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 [사진 Unsplash]

 
음식도 이전보다 신경 써서 먹고 더 많이 움직이기 위해 걷기 시간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코로나19 사태 이후 피트니스센터는 가지 않고 있다) 체형도 달라지고 기력도 떨어지는 건 왜일까? 답답한 마음에 관련 자료를 찾아봤더니 역시나 원인은 내 나이, 그러니까 갱년기 증상과 관련이 있다는 말이다. 여성호르몬이 줄어드는 갱년기가 되면 체지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근육량과 기초대사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방층이 분해되는 속도보다 쌓이는 속도가 빠르고, 특히 공간이 있는 복부에 집중적으로 지방층이 축적되어 복부비만이 생기기 쉽다. 이렇게 계속 두다가는 척추에 무리가 가는 것은 물론 심혈관계 질환인 동맥경화,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으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니,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다이어트로 날씬해지는 게 아니라, 비만을 방지해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때인 것이다. 
 
생활습관을 바꿔 보는 수밖에 없다. 이미 내 나이 또래 지인들 몇몇은 독하다 싶을 정도로 식생활 조절과 규칙적 운동을 빠뜨리지 않는데, 그런 이들만이 30대에 가졌던 체형을 어느 정도 유지하며 일상의 에너지도 크게 떨어지지 않은 채 생활하고 있는 걸 확인한 바 있다. 직접 해본 적은 없지만 그들에게 들어왔던 방법이 어렵지는 않아 보였다. 간헐적 단식을 하거나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시간 날 때마다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
 
마이클 모슬리 박사의 '하루800칼로리 초고속 다이어트' [사진 위즈덤하우스]

마이클 모슬리 박사의 '하루800칼로리 초고속 다이어트' [사진 위즈덤하우스]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는 오래전부터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다. 하루 중 12시간 동안은 물이나 차 이외에 아무것도 먹지 않고 공복을 유지하며, 이후 12시간만 소식으로 3식을 하는데, 일상생활에 무리 없이 이전 체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일 때문에 술자리나 과식을 하게 되는 주가 있는데, 그럴 때는 주말을 이용해서 단식을 하곤 해. 이틀 동안 속을 완전히 비워주는 거지. 차와 물만 마시면서. 그러면 다시 컨디션이 좋아지더라고.” 
 
간헐적 식사와 이벤트성 단식이라. 마침 관련된 내용을 담은 책이 신간으로 나와 펼쳐보게 되었다. 『간헐적 단식법』의 저자로 유명한 영국의 마이클 모슬리 박사의 신작 『하루 800칼로리 초고속 다이어트』가 그것인데, ‘쉽고 빠르게 몸의 시스템을 바꾸는’이란 부제가 눈에 띈다.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하는 다이어트가 원래 체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작다고 주장하는 모슬리 박사는 하루 800칼로리를 섭취하는 초고속 다이어트 방법으로 간헐적 단식을 권하고 있다. 책에서는 세 가지 간헐적 단식법을 제안한다.
 
마이클 모슬리 박사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 및 콩류, 건강에 좋은 천연 지방과 견과류, 생선이 많이 포함된 지중해식 식단을 권한다. [사진 Unsplash]

마이클 모슬리 박사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 및 콩류, 건강에 좋은 천연 지방과 견과류, 생선이 많이 포함된 지중해식 식단을 권한다. [사진 Unsplash]

 
첫 번째 방법인 ‘주기적 단식법’은 몇 개월에 한 번씩 음식 섭취를 닷새 연속 줄이는 방식이다. 아예 음식을 끓는 단식은 실행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해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단식을 모방한 다이어트(FMD)를 시도해보라고 말한다. 이때 1일 섭취 800칼로리에 맞춰 음식을 조절하라는 것이다. 채소와 올리브유, 견과류가 골고루 포함된 적정 수준의 저단백 음식이 좋은데, FMD에 관한 더 자세한 방법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 장수연구소의 책임자 발터롱고 교수의 홈페이지를 보면 도움이 된다고 적혀 있다. 
 
두 번째 방법인 ‘5:2 단식법’은 일주일 중 닷새는 건강하게 먹고, 단식을 하는 이틀은 평균 칼로리 섭취량의 25%인 600칼로리를 섭취하는 식단이다. 이 단식법은 체중 감량과 인슐린 민감성 향상에 좋을 뿐 아니라 뇌의 기능을 촉진하고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을 줄이고 혈당수치도 낮춘다니 안 해볼 이유가 없겠다. 게다가 요일을 정할 필요도 없고, 연속으로 할 필요도 없다고 했으니 부담도 덜하다. 
 
마지막으로 권한 ‘TRE 단식’은 요즘 많은 사람이 실행하고 있는 간헐적 단식법. 제한된 시간인 12시간 안에 하루 칼로리의 대부분을 섭취하고 그 외 시간에는 칼로리가 있는 어떤 것도 먹거나 마시지 않는 방식이다. 12:12 방식에 익숙해지면 14:10(10시간만 먹음), 16:8(8시간만 먹음) 방식으로 단계를 높일 수 있다. 이 단식법은 하루 800칼로리를 섭취하는 초고속 다이어트를 쉽게 운영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상황에 맞춰 이 세 가지 단식법을 섞어가며 해도 좋다고 하니, 시작해보겠다고 생각한 입장에서는 조금 마음이 편해진다.
 
마침 간헐적 단식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부서 후배가 있어 어렵지는 않냐고 물었다. 40대 중반인 후배는 간헐적 단식을 진행한 지 1년 가까이 되는데, 최대 10kg 정도 뺐다가 지금은 조금 늘어 6kg 이상 체중 감량을 유지한 상태로 지낸다고 했다. 
 
“저는 16:8 방법을 써 보았는데요. 처음 한 달은 정말 독하게 해봤어요. 밥이나 빵 등 정제 탄수화물까지 아예 배제하면서요. 점심시간부터 저녁 8시까지 음식을 섭취했는데, 닭가슴살 등 단백질과 샐러드 위주로 먹었어요. 몸무게가 확 주는 효과는 있었지만 오래 지속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후 방법을 바꿨죠. 메뉴는 다양하게 섭취하지만 음식의 양을 줄였어요. 술도 마시긴 했어요. 그럴 때는 가능한 안주는 안 먹었고, 맥주보다는 소주나 와인을 마셨어요. 술자리는 아무래도 늦게 끝나니 그 시간을 기준으로 이후 16시간 동안은 음식을 섭취를 안 했고요.” 
 
지난 1년 옆에서 봐왔던 후배는 확실히 이전보다 슬림해졌고, 움직임에 생기가 돌았다.
 
이제 3일째지만 이번에는 꼭 제대로된 다이어트를 해보겠다는 결심이 섰다. [사진 Unsplash]

이제 3일째지만 이번에는 꼭 제대로된 다이어트를 해보겠다는 결심이 섰다. [사진 Unsplash]

 
막연히 식사를 거르거나 음식을 가려 먹는 게 아닌 방향을 가지고 조절해 먹는 것. 이렇게 하다 보면 음식과 내 몸 상태의 변화를 더 자세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말해준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단순한 다이어트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먹는 것을 조절하는 과정은 그래서 흥미롭기만 하다. 이제 시작한 지 3일째이지만 말이다.
 
우먼센스 편집국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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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김현주 우먼센스 편집국장 필진

[김현주의 즐거운 갱년기] 전 코스모폴리탄 편집장, 현 우먼센스 편집장. 20~30대 여성으로 시작해 30~40대 여성까지, 미디어를 통해 여성의 삶을 주목하는 일을 25년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나이 또래인 50대 '갱년기, 중년여성'의 일상과 이들이 마주하게 될 앞으로의 시간에 관심을 갖고 있다. ‘더오래’를 통해 여성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호르몬의 변동기인 이 시기를 어떻게 하면 즐겁게 보낼 수 있을지 모색하며 동년배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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