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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발전하려면 비핵화 진전이 우선"

중앙일보 2020.06.25 11:43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세계 경제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날로 격해지고 있다. 두 나라의 대립으로 ‘신냉전’ 구도가 더 선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남북관계도 한반도의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분위기다. 지난 4일 시작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연쇄 담화와 도발로 문재인 정부가 공들였던 남북관계가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北 남북·북미관계 분리 의도
제재없는 제한적 도발 가능
북한에 할말은 정확히 해야

지난 23일 한반도포럼(위원장 박영호)이 서울 중구에 위치한 콘퍼런스 하우스 ‘달개비’에서 긴급좌담회를 열어 남북관계의 현안을 진단하고 현 상황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한미관계와 분리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 정부에 보다 독자적인 대북정책을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좌담회 주제 발표를 맡은 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북한이 지난 16일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대남정책을 공세 모드로 전환했으며 남북관계도 당분간 경색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대북정책으로 대북전단을 비롯한 남북문제 해결이 필요하고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통한 북미 관계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외교부 차관)은 토론에서 “북한이 지난 연말 새로운 길을 이야기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미뤘던 것을 지금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차관은 "한반도와 외부요인을 결부시키면 미국이 대선에 들어가면서 북핵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떨어진다"면서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해 미국의 관심을 유지하고 북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제재가 북한의 움직임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명예연구위원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총체적으로 위축된 상태인 데다 코로나까지 겹쳐 대외활동까지 없는 상황"이라며 "제재 국면에서 중국도 북한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신 전 차관이 "제재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의 지원이 필요한데 북한이 이를 확보하는데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는 것이 유리하다 판단한 것"이라고 진단한 데 대한 반론이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 관련, 이용준 자유아시아연구원장(전 외교부 북핵 대사)은 "북한이 데드라인, 추가적인 제재를 유발 할 수 있는 행위는 못할 것"이라며 "미국의 대응 조치가 가능한 핵실험, ICBM 발사보다는 한국을 자극하는 제한적인 도발 정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도 "김정은 시대는 과거와 달리 군사도발에 대한 바운더리(boundary)가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세 차례나 만난 상황에서 NLL 침범이나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포럼 참가 전문가들은 진정성 있는 대북접근을 주문했다.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은 "사태가 꼬인 것은 북한에 있는 그대로 할 말을 안했기 때문"이라며 "북핵문제에 대한 우리의 목소리를 북한에 정확하게 전달하고 해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바로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전 차관도 "북핵 문제에 대해 두리뭉실한 태도를 보여 북한에 일종의 환상을 심어줬다"면서 " 그 환상이 깨진 것에 대한 반발이 이번에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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