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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내는' 독일→'돈 잘 내는' 폴란드…트럼프 미군 재배치

중앙일보 2020.06.25 11:4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 일부를 빼내 폴란드에 재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계획을 밝힌 지 열흘도 안 돼 폴란드를 재배치 국가로 지목한 것이다. 돈(방위비) 안 내는 독일 대신 돈 더 내겠다는 폴란드에 미군을 보내겠다는 얘기다.   
 

독일 감축 1만명 중 2000명 폴란드행 전망
"폴란드 추가 파병 요청…대가 지불할 것"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아마 그들(미군)을 독일에서 폴란드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독일 주둔 미군을 2만5000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기존 3만4674명 중 1만명가량을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21일에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감축 병력 중 수천 명은 괌과 하와이, 알래스카, 일본, 호주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 또 다른 수천 명은 유럽의 다른 나라에 배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발언으로 주독 미군의 폴란드 재배치 계획이 가시화한 것이다.
 
트럼프가 밝힌 재배치의 주된 이유는 방위비 분담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폴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약속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중 2%를 달성한 8개 국가 중 하나"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그들(폴란드)은 우리에게 추가 파병을 할 수 있는지 물었고, 이에 대해 (방위비를)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을 비롯해 '방위비 2% 기준'을 달성하지 못한 나토 회원국을 향해서는 "빚을 지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나토 회원국의 목표치인 2%도 매우 낮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모든 회원국이 비용을 공정하게 분담할 때에만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방비 지출비중이 1.36%인 독일에 대해서는 "계산 방법에 따라선 1%에도 못 미친다. 러시아로부터 에너지를 사는 비용에는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이터는 폴란드에 추가 배치할 미군이 2000명이 될 수 있고, 미 켄터키주의 육군 일부와 독일의 F-16 부대가 후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부담을 이유로 독일 뿐 아니라 다른 해외 주둔 미군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이같은 발언은 현재 교착상태인 주한미군 분담금 협상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발간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록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과 주한미군 대규모 주둔에 불만을 표시하며 방위비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미군 철수 압박을 가하라는 식의 지시를 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한편 폴란드 대선(28일)을 나흘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추가 배치 발언으로 자신의 절친인 두다 대통령에게 '선물'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두다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을 방문한 외국 정상이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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