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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與, 도덕적 허무주의 빠져···그냥 '우린 잡놈' 고백하라"

중앙일보 2020.06.25 01:08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2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 발기인대회 사전 행사에서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2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 발기인대회 사전 행사에서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도덕적 기준'을 맹비난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홍영표 의원이 발의해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인사청문회 비공개법'을 거론하며 "정부와 여당이 도덕적 허무주의에 빠진 나머지 제도화하려는 시도" "주제파악은 하라" 등 날을 세웠다.
 

文·與 '도덕적 허무주의' 때린 진중권

진 전 교수는 24일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청와대에 들어간 586은 자신들은 최소한 이명박·박근혜 정권 사람들보다는 깨끗하다고 확신했을 것"이라며 "청와대에서 권력을 이용해 장난을 쳐도 앞의 두 정권보다는 자신들이 더 낫다고 믿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 근거 없는 자신감이 문제"라며 "자신들을 개혁의 '주체'로만 생각했지, 자신들이 이미 오래전에 개혁의 '대상', 청산해야 할 적폐로 변했다는 생각을 아예 못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내세웠던 '공직임명 5대 원칙'을 언급했다. 그는 "집권 직후 의기양양하게 '공직임명 5대 기준' 만들었다"며 "문제는 그 기준에 맞는 사람이 그 진영에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직임명 5대 원칙은 ▶위장 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중 하나라도 위반할 경우 고위공직자에 등용하지 않겠다며 문 대통령이 초기 내세운 인사원칙이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관련된 의혹이에 휩싸인 이들이 심심찮게 임명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진 전 교수는 "7대 기준 등 부랴부랴 새 기준을 만드는 소동을 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준을 아무리 느슨하게 해도 사람을 찾을 수가 없던 것"이라며 "결국 '기준' 자체를 포기하게 되고, 그 첫 사례가 조국, 둘째 사례가 윤미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서 "평등과 공정과 정의를 표방한 정권이 결국 정권이 공직임명에서 도덕적 허무주의에 빠져버린 것"이라며 "도덕적 허무주의를 아예 제도화하려는 시도가 바로 홍영표 의원이 발의한 '인사청문회 비공개' 법안"이라고 진단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현동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현동 기자

 

진중권 "인사청문회 폐지법을 내라"

홍 의원이 지난 22일 발의한 법안은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이다. 현행 인사청문회를 '공직윤리청문회'와 '공직역량청문회'로 나눠 실시하되, 공직윤리청문회는 비공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고위 공직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도덕성 논란이 과도한 인신공격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실제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민주당은 조 전 장관에 대한 각종 논란에 "무차별 인신공격" "파렴치한 정치공세" 등으로 대응했다.
 
홍 의원은 "인사청문회 제도가 인신공격과 신상털기로 과열돼 공직자 자질과 역량 검증이라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해 왔다"고 했다.
 
그러나 홍 의원이 낸 법안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조국 사태를 보라. 검찰에서 기소했는데도 임명을 강행했다. 대한민국의 어느 사정 기관이 감히 대통령 심기를 거스르는 보고서를 내겠느냐"라며 "결국 남은 것은 언론인데 인사청문회를 비공개로 하면 그나마 언론에 의한 검증도 못 하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냥 인사청문회 폐지법을 내라"라며 "깨끗한 척하는 꼴만은 보지 않았으면 한다. '예, 우리도 잡놈들입니다'라고 정직하게 고백을 하고, 그냥 얼굴에 철판을 깔라"고 일갈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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