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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갈등, 노사갈등 격화하는 인천공항공사

중앙일보 2020.06.24 18:08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원들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해당화실에서 열린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비정규직 근로자들 정규직 전환 관련 기자회견 입장을 막아서고 있다. 뉴시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원들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해당화실에서 열린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비정규직 근로자들 정규직 전환 관련 기자회견 입장을 막아서고 있다. 뉴시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1900여명의 보안검색 요원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고용한다고 밝히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24일 취업 준비생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채용 기회 형평성 문제에 대해 공개경쟁채용의 기회를 모두에게 개방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4일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노사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해 정규직 전환에 대해 합의를 해 시설관리, 운영서비스, 경비 3개 자회사에 49개 용역, 5840명을 전환했다고 밝혔다. 특히 직고용 대상 2143명 중 보안검색 1902명은 하반기 채용 절차를 진행해 연내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는 형평성 문제에 대해선 “2017년 5월 12일 이후 입사자는 공개경쟁채용 방식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그 기회를 국민에게 개방해 공정하게 채용 절차를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얼마 정도의 인원을 공개 채용을 통해 채용할 지는 미정이다. 
 
하지만 인천공사 정규직 노조가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는 데다가, 직고용 대상자인 보안검색 요원 간의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른 공기업의 무리한 직접고용 확대로 취업 준비생뿐만 아니라 공사 내부에서도 자격ㆍ처우 논란으로 노노-노사 갈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누군 시험 보고 누군 그냥 전환”

보안검색 요원을 청원경찰로 신분 전환해 직고용하겠다는 인천공사의 발표가 갈등의 출발점이다.  
인천공사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계약이 만료되는 보안검색 요원을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에 편제한 뒤 채용 절차를 진행해 합격자를 연내 직고용키로 했다. 그런데 직고용 당사자인 보안검색 요원도 반발한다. 100% 고용 승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천공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다녀간 2017년 5월 12일을 기준(정규직 전환 선언)으로 이전 입사한 보안요원은 서류전형과 인성검사, 면접을 통한 적격심사를 거쳐 직고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2017년 5월 이후 입사한 보안요원은 공개경쟁 방식을 거쳐야 직고용된다. 서류전형과 인성검사, 필기시험, 면접 등을 거치는데 기존 보안요원 외에도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기존 보안요원에 가산점이 있는 것도 아니라 다수의 탈락자가 발생할 수 있다. 인천공사는 전체 보안검색 요원 가운데 40% 정도인 800여명이 경쟁 채용을 거쳐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공사 측은 탈락자의 경우 자회사에 그대로 남게 하는 등의 구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직원들의 항의 속에 보안검색 노동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보안요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브리핑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직원들의 항의 속에 보안검색 노동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보안요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브리핑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보안요원 노조 측은 “공사가 탈락한 사람의 고용 안정 방안 없이 졸속으로 직고용 전환 대책을 내놨다”면서 “이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에 걸쳐 252명의 소방대원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 한국공항공사에선 기존 인력 30% 정도가 직고용 과정에서 탈락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기존 인력의 경우 공개 경쟁에서 가산점 없이 서류 전형 면제만 받았다”면서 “본사 소속 정규직 전환 이후에도 기존 공사 직원과 처우가 달라 낮은 연봉 등을 이유로 퇴사자가 생겨 신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정규직 전환 논란 과정에서 인천공항 보안검색 요원 노조는 4개로 늘었다. 직고용을 둘러싼 이들 간 입장도 다르다. 최대 규모인 인천공항 보안검색노조는 직고용을 주장하지만, 보안검색운영노조, 보안검색서비스노조, 항공보안노조 등은 고용 안정을 우선으로 제시해 노노 갈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오후 인천공항1터미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규직 전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퇴장하자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노동자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22일 인천공항 보안요원 1900여명을 정규직화 한다고 밝혔다. 뉴스1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2일 오후 인천공항1터미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규직 전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퇴장하자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노동자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22일 인천공항 보안요원 1900여명을 정규직화 한다고 밝혔다. 뉴스1

정규직 노조는 ‘주도권’ 이슈  

기존 노조의 반발도 거세다. 청원경찰은 경찰청 지시를 받기 때문에 공사 직고용으로 전환될 경우 공사와 경창철에서 이중 업무지시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보안검색서비스 업무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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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특수경비원 신분인 이들을 공사가 직고용할 경우 경비업법과 항공보안법 등 관계법을 고쳐 근거를 마련해야 하지만, 청원경찰로 신분을 바꿀 경우 국가 중요시설 사업장의 경비를 담당할 수 있어 필요할 때 무기를 소지할 수 있고 방호인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관계법 개정이 필요 없다는 게 공사 측의 주장이다.  
 
이번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면 기존 공사 직원 1500여명보다 많은 1900여명의 직원이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23일 인천공항의 정규직 전환 규탄 집회를 연 정규직 노조 측은 “청원경찰로 채용된 뒤 이들이 제1 노조를 차지해 기존 정규직 직원과 동등한 처우를 요구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기존 직원이 떠안게 된다”면서 “힘든 경쟁을 뚫고 입사한 직원과 형평성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4일부터 변호사 등의 협의를 거쳐 헌법소원을 제기할 방침”이라며 “졸속으로 진행되는 정규직화를 모든 노동자가 반대하는데 왜 정부가 강행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에서 직원들이 보안 검색을 진행하는 모습. 중앙포토

인천공항에서 직원들이 보안 검색을 진행하는 모습. 중앙포토

연봉 5000만원의 진실은

취업 준비생과 대학생의 공분은 더 거세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반대 청원은 게시 하루 만에 18만명을 넘어섰다. 청와대가 답변해야 하는 기준인 2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함에 따라 보안검색 요원 직고용에 따른 임금이나 처우가 크게 개선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이어진다. 지난해 공사의 5급 대졸 신입사원 초봉은 4589만원이다. 이번에 직접 고용되는 보안검색 요원은 정규직 연봉이 아닌 별도의 임금 체계를 적용받아 기존 임금보다 3.7%가량 오른 보수를 받게 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7년만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공사에 따르면 2020년 인천공항공사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16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8660억원)보다 8823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인천공항공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7년만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공사에 따르면 2020년 인천공항공사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16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8660억원)보다 8823억원이 줄어든 규모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현재 보안검색 요원의 평균 연봉은 3700만원으로 이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연봉은 3850만원 정도가 예상된다. 여기에 일반 정규직 직원과 동일한 복리후생 혜택(505만원)이 추가된다. 노ㆍ사ㆍ전문가협의회에서 임금 3.7% 인상 및 공사 정규직과 동일한 복리후생을 제공한다고 합의해서다.
 
공사 측은 장기적으로 호봉 인상 등으로 임금이 크게 오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청원경찰은 해외 사업과 전략, 기획 등을 담당하는 일반직과 달리 별도 직군으로 관리, 운영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공사 측은 “보수는 기존 협력사 임금 수준, 직무 성격 및 난이도 등을 고려해 설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당분간 공개 채용이 없을 것이라는 외부의 시각에 대해 현재 70명의 신입직원 공채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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