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볼리' 만든 AI 전문가 세바스찬 승, 삼성의 AI 반도체 개발 책임진다

중앙일보 2020.06.24 16:58
세브스찬 승 프린스턴대 교수가 지난 1월 CES2020 무대에 올라 삼성의 인공지능 로봇 '볼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당시 승 교수는 삼성리서치의 최고연구과학자(CSR)였다. AP=연합뉴스

세브스찬 승 프린스턴대 교수가 지난 1월 CES2020 무대에 올라 삼성의 인공지능 로봇 '볼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당시 승 교수는 삼성리서치의 최고연구과학자(CSR)였다. AP=연합뉴스

 
올해 초 미국 가전전시회(CES 2020)에서 최대 화제를 모은 인공지능(AI) 로봇 '볼리'를 만든 세바스찬 승(승현준·54) 미 프린스턴대 교수가 삼성리서치의 소장으로 24일 내정됐다. 볼리는 AI 비서지만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의 '구글홈'처럼 스피커가 아닌 둥근 공 형태로 이동성을 갖춰 AI의 대중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호평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AI 연구 총괄 책임자로 승 신임 소장을 내정하면서 가전이나 스마트폰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AI반도체나 대중적인 AI 제품 개발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승 소장은 AI분야서손꼽히는 세계적 석학  

세바스찬 승 교수

세바스찬 승 교수

승 신임 소장은 사실 2018년 6월부터 삼성리서치 최고연구과학자(CRSㆍ부사장)로 처음 삼성에 합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리서치센터 설립을 주도한 이재용 부회장이 자신의 AI 밑그림을 그릴 책임자로 승 소장을 직접 영입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출생의 하버드대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뇌 기반의 AI 분야를 개척했다. MIT의 뇌인지과학과ㆍ물리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프린스턴대 뇌과학연구소ㆍ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학계에서 쌓은 경험과 뛰어난 연구 능력, 폭넓은 연구기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선진 연구자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 우수 인재 영입을 통한 미래기술 연구 역량을 증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승 신임 소장은 지난해 11월에는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 얀 르쾽 뉴욕대 교수,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 등 AI 분야 세계 4대 구루로 꼽히는 석학들을 국내로 초대해 세미나를 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비메모리 강화 위한 AI반도체 개발 주도할 듯  

삼성전자는 이번 승 소장의 선임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특히 삼성 안팎에서는 승 신임 소장 내정으로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신경망 처리장치(NPU) 의 설계와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에서 2030년까지 1위를 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언한 이후 내부적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AI를 접목한 반도체를 개발해 자율주행차나 5G, 가전 등의 비메모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게 삼성의 목표라는 것이다. 또 삼성은 더 나아가 스마트폰이나 자율주행차, 가전 등의 데이터를 클라우딩에 모으고 이 데이터를 재가공해 서비스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이 미 실리콘밸리에 2016년 완공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전경 [삼성전자]

삼성이 미 실리콘밸리에 2016년 완공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전경 [삼성전자]

삼성, 최근 3~4년간 꾸준히 AI 전문가 끌어모아   

삼성이 최근 3~4년간 삼성리서치에 영입한 글로벌 석학들의 면모를 봐도 삼성의 목표를 엿볼 수 있다. 2018년 6월엔 AI 로보틱스 분야의 권위자인 다니엘 리 펜실베니아대 교수가 승 소장과 함께 삼성에 합류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 케임브리지 연구소장을 역임한 앤드류 블레이크 박사, AI 감정인식 연구 권위자인 마야 팬틱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교수 등도 현재 삼성전자와 함께 일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뉴삼성’을 내세우면서 회사의 미래를 위해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뿐에서 가전, 자동차까지 거의 모든 곳에 AI에 적용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판매 1위이자 글로벌 가전업체인 삼성으로선 AI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리서치, AI 우수논문 발표 성과 

AI분야에 대한 인재영입과 투자의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삼성리서치는 최근 세계적인 학회에서 우수한 논문으로 잇따라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 4∼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CVPR 2020’에서 삼성리서치가 발표한 논문 11편 중 3편은 상위 5%만 채택되는 구두 발표 논문으로 선정됐다. CVPR(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은 1983년부터 매년 6월 열리는 국제 학술대회로, 컴퓨터공학과 인공지능 분야에서 최고 권위있는 학회로 평가받는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