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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측 "사저 압류는 위법" 1년여만에 재판 다시 열렸지만 제자리 걸음

중앙일보 2020.06.24 15:37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 [중앙포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 [중앙포토].

 
“검찰은 이 사건 부동산이 전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수수한 뇌물이 유입돼 마련된 불법재산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2200여 억원의 추징금 중 절반 이상을 내지 않은 전두환(89) 전 대통령측.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압류 처분이 이어지자 ‘재판 집행에 관한 이의’신청을 냈다. 그 기일이 24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렸다. 추징금은 1997년 전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되며 함께 부과됐는데 전 전 대통령측은 2018년 12월 이 재판의 집행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내 다투는 중이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에서 진행한 전 전 대통령 재산에 대한 재판은 총 3건이다. 먼저 연희동 자택 본채와 정원에 대한 사건 1건과 별채에 대한 사건 1건이 별개다. 또 이태원 빌라 및 경기 오산시 임야에 대한 사건이 1건 있다. 연희동 자택은 전 전 대통령 부인인 이순자씨 명의로 알려져 있다. 별채는 셋째 며느리, 정원 부지는 전씨의 전 비서관 소유로 알려져 있다. 전 전 대통령 일가가 과거 소유했던 이태원 빌라 등에 관한 신청은 이 재산을 신탁받은 자산신탁회사가 2016년 냈다.
 
지난해 재판 출석 위해 자택 나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연합뉴스]

지난해 재판 출석 위해 자택 나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재판부는 “이 사건이 상당히 오래돼 오늘 가능하면 검찰측의 입장을 말해 주고, 신청인의 최종 입장도 밝혀줬으면 좋겠다”고 양측에 알렸다. 하지만 검찰 측 담당자가 중간에 바뀌면서 이날 절차를 마무리하기는 어렵게 됐다. 검사는 “추가 증거자료와 법리적으로 다투는 부분을 보강하려 한다”며 “시간을 더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2월 27일 헌법재판소는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을 재판관 6:3 의견으로 합헌 판단했다.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9조의2는 불법 재산임을 알면서 취득한 재산인 경우 제3자로부터 이를 추징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합헌 결정이 나면서 결과를 기다리며 멈춰있던 재판들이 1년여 만에 다시 열렸다. 결정 당시 전 전 대통령측 정주교 변호사는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며 “헌재 결정에 따르더라도 연희동 사저는 불법에서 유래된 재산이 아니기 때문에 추징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다툴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날 법정에서도 정 변호사는 같은 입장을 취했다.  
 
이태원 빌라 및 오산시 임야와 관련한 신탁회사의 대리인들도 “재산 자체가 불법 재산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 많고, 금융 재산에 아무 문제가 없어 신탁을 받은 것”이라며 압류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제출된 증거는 차명 재산이라는 취지의 기록인데 불법 재산이라는 자료는 없다”며 불법 재산임을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1년 전 ‘기부채납’ 협의하는가 했더니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재국씨가 2013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추징금 납부 계획을 밝히고 있다. [중앙포토]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재국씨가 2013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추징금 납부 계획을 밝히고 있다. [중앙포토]

이날 재판부는 지난해 3월 법정에서 논의했던 ‘기부채납’ 협의는 어떻게 됐는지 양측에 물었다. 지난해 3월 검찰은 “2013년 장남 전재국씨가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재산 기부채납 의사를 밝히고 자필 진술서도 냈다”며 당시 기록을 공개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날 변호인에게 협의 진전이 있었는지 물었지만, 검찰은 “변호인 측에서 의사를 명확히 해주길 기다렸는데 시간이 지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변호인 역시 재판 이후 “검찰 측에서 어떤 제안도 해온 바 없다”며 “법리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상황은 1년 전과 비교해 큰 진전이 없는 셈이다. 재판부는 사건 관계자들이 많은 만큼 8월 26일 다시 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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