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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놀라운 '시총 제로섬'…4대그룹 잃은 만큼, 4개 기업 챙겼다

중앙일보 2020.06.24 06:00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4대 그룹의 시가총액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넉 달 새 71조원 가량²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주식 시장에서 4대 그룹 시총의 비중 역시 같은 기간 3.3%p 감소했다. 그 빈 자리를 채운 것은 IT·바이오 4대 기업(셀트리온·네이버·카카오·넷마블)이었다.
 

[팩플데이터]대기업과 시가총액 분석③

중앙일보가 대규모 기업집단 64곳(공정거래위원회 지정)의 코로나19 기간 시가총액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코로나19 확산 직전 코스피·코스닥 지수 최고점(2월 19일)과 확산 후 최저점(3월 19일), 그리고 최근(6월 22일) 등 세 시점을 기준으로 삼았다.  
 

자산-시총 기준 대기업 순위 비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자산-시총 기준 대기업 순위 비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① 4대 그룹 시총 비중 47%, 넉 달 새 3.3%p 감소 

· 6월 22일 기준 대기업의 상장 종목 수는 352개(우선주 포함)다. 이는 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장 종목(2318개)의 15.2%에 해당한다. 
·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국내 증시에서 대기업 집단의 비중은 더 절대적이다. 22일 코스닥·코스피 합산 시총 1709조원 중 대기업 상장 계열사의 비중은 69.9%(1195조원). 그나마 2월 19일 70.8%(1230조원)에서 0.9%p 줄었다.
· 대기업 중에서도 삼성 그룹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9%(512조원)로 가장 높았다. SK그룹 7.2%(122조원), LG그룹 5.8%(99조원), 현대자동차그룹 4.2%(71조원) 순이다. 이들 4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전체 시장의 47.1%(803조원). 넉 달 전인 2월 19일 50.4%(874조원)보다 3.3%p(71조원) 감소한 수치다. 
 

② IT·바이오 4대 기업 비중은 3.2%p 증가

반면, 정보기술(IT)·바이오 대기업의 시가총액은 빠르게 늘었다.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적게 입었거나, 오히려 코로나19를 성장 기회로 잡은 업종이다. 
주요 대기업 시가총액 점유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주요 대기업 시가총액 점유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셀트리온 그룹 상장사 3곳(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3.6%인 62조원 규모다. 셀트리온그룹 시총에 네이버(44조원·2.6%), 카카오(24조원·1.4%), 넷마블(14조원·0.8%) 등 IT 대기업 3곳 시총까지 더한 신생 대기업 4곳이 전체 주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144조원)에 달했다. 2월 19일 기준 5.2%(90조원)보다 3.2%p(54조원) 증가했다. 4대 그룹 시가총액 비중의 감소 폭(3.3%p)만큼을 이들 기업이 고스란히 흡수한 셈이다.
·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산업에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에도 주식시장에서 기존 대기업의 위상이 서서히 약해지고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두드러지게 됐다. 이는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 5월 공정위가 발표한 '자산 기준 10대 그룹'은 삼성(425조원)-현대자동차(235조원)-SK(226조원)-LG(137조원)-롯데(122조원)-포스코(80조원)-한화(72조원)-GS(67조원)-현대중공업(63조원)-농협(61조원) 순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가 반영된 기업가치, 즉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10대 그룹을 뽑아보면 셀트리온(5위)-네이버(6위)-카카오(7위)-CJ(10위)가 포함되고, 한화-GS-현대중공업-농협이 빠진다. 
 

대기업 분석

 

③ 4대그룹 '주가 회복탄력성' 낮아...LG그룹만 시총 늘었다

코로나19 기간 시가총액 감소한 대기업.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코로나19 기간 시가총액 감소한 대기업.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을 입은 제조업 기반 대기업들은 주가의 회복 탄력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2월 19일을 기준으로 한 달 새 34.4% 하락했다. 이 기간 대기업 상장 계열사 시총 하락률(33.7%)도 비슷했다. 하지만 3월 19일과 최근(6월 23일) 사이에 대기업 시가총액 상승률은 46%로, 전체 주식 시장의 상승률(50%)보다 낮았다. 
· 대기업집단 64곳 중 58곳은 한 개 이상 상장사를 보유했다. 이 중 35곳(60.3%)이 코로나19 확산 이전 시가총액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 삼성그룹의 16개 상장사(우선주 포함 23개 종목)의 시총 합은 코로나19 이전보다 43조원 줄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19조원)와 삼성SDI(3조원)의 시총이 22조원가량 늘었지만, 삼성전자의 하락분(-49조원)을 상쇄하지 못했다. 삼성그룹의 상장사 16곳 중 2월 19일보다 시가총액이 늘어난 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SDI, 2곳뿐이다. 
· 현대차그룹 12개 상장사(17개 종목)의 시총도 20조원가량 사라졌다. SK(-10조원)-아모레퍼시픽(-4조원)-현대중공업(-3조원)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 4대 그룹 가운데선 LG만 조사 기간 시총이 늘었다. 2차 전지를 생산하는 LG화학(우선주 포함)의 시총이 8조원가량 증가한 영향이다.
· 이종우 전 센터장은 "코로나19 기간 시장이 바이오, 2차 전지, 언택트 등 성장주를 중심으로 움직였다"며 "기존 대기업 집단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2차전지(삼성SDI, LG화학),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 뿐이었다. 성장주에 자금이 몰리면서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④ "산업 구조가 바뀌었다"

코로나19 기간 시가총액 증가한 대기업.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코로나19 기간 시가총액 증가한 대기업.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셀트리온 그룹의 시가총액은 2월 19일 이후 넉 달 만에 28조원가량 늘었다. 58개 대기업 중 증가 폭이 가장 크다. 네이버(13조원)나 카카오(8조원)도 코로나19 이전보다 시총이 크게 증가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주가가 내려갈 때는 모든 종목이 다 같이 떨어졌지만, 다시 오를 때는 더 크게 오른 기업들이 있다"며 "코로나19로 투자자와 소비자 인식이 크게 바뀌면서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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