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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기간 남아있으면 집 못 산다, 3개월 정도는 가능”

중앙일보 2020.06.24 00:04 경제 1면 지면보기
23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송파구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매매 계약 때 주택은 18㎡(대지지분), 상가는 20㎡를 초과할 경우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땅을 거래할 수 있다.
 

강남 4개동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국토부 설명자료 배포에도 혼란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Q&A
기존엔 임차 6개월 남았어도 허가
강남구 “우리도 헷갈려 국토부 문의”

매매 수요 몰리며 신고가 속출
“지나친 규제, 시장 망가뜨릴 수도”

시행 첫날부터 해당 구청에는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임대차 계약을 승계한 계약 관련이다. 원칙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11만8000가구는 허가 면적을 초과하면 전세 끼고 집을 살 수 없다. 삼성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46)씨는 “잠실동에 보유하고 있는 집을 팔고 현재 전세로 사는 집을 사려고 했는데 모든 계획이 뒤엉켰다”며 “아이들 학교 문제로 이 주변에서 살아야 하는데 전셋값 싼 집은 찾을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임대차계약기간이 남아 있으면 토지거래계약허가를 받을 수 없지만, 계약 후 잔금 치르기까지 통상적인 계약 관행 안(약 2~3개월)에 있고 등기(소유권 이전)하기 전에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경우 매매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남 4개동 집 사려면 구매이유, 기존 집 처리계획서 내야
 
서울시가 23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잠실동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매물을 소개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23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잠실동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매물을 소개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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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는 기존에 시행해오던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난감해한다. 강남구는 현재 자연녹지구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운용해오고 있다. 개포동·세곡동·수서동·율현동 일원(602만㎡)이다. 이 땅을 거래할 때 통상 6개월의 임차 기간이 남은 경우에도 허가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토부가 약 2~3개월을 통상적인 관행이라고 예시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현금 부자가 아닌 경우 자금계획을 세우기에 2~3개월은 너무 촉박한 것 같다”며 “우리도 헷갈리는 게 너무 많아서 국토부에 일일이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 정비창 일대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두고 있는 용산구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많이 지정했었는데 그때는 임대차 기간이 6개월~1년가량 남았어도 끝나고 들어가면 실수요로 봤는데 지금은 임대차 계약 승계 자체가 안 되니 규제가 너무 세다”고 말했다.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 일대 아파트들이 다수 거래되며 신고가가 속출하기도 했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6·17대책이 발표된 이후인 지난 20일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21.7㎡는 3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5일 같은 평형이 34억원에 거래됐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학군, 일자리 등의 이유로 임차 가구 비율이 높은 강남권에 집을 직접 사지 않으면 거주 못 한다고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규제고, 시장을 완전히 망가뜨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구가 밀집한 강남 한복판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것은 처음이다. 4개 동 합해 11만8000가구가 산다. 규제가 시행되기 전부터 혼동이 일어나자, 국토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냈다.
 
삼성동과 잠실동 일원을 높은 곳에서 바라본 모습. [연합뉴스]

삼성동과 잠실동 일원을 높은 곳에서 바라본 모습. [연합뉴스]

1주택자나 다주택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집을 못 사나.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에 집을 가진 사람은 기존 집을 팔거나 임대주는 등 처리해야 한다. 즉 허가구역 내에 살아야 하는 이유와 집을 추가로 더 사야 하는 사유를 구체적·객관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더불어 기존 주택의 처리계획서도 제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기도 성남시에 주택을 가진 사람이 송파구 잠실동에 새 집을 사려고 하면 기존 주택의 매매 또는 임대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도 실거주해야 하나.
“건설사 등 주택사업자로부터 처음 분양받은 수분양자의 경우 주택 거래 시 허가 대상이 아니다.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없다. 임대해도 된다. 단 이를 팔 때 매수자의 경우 허가 면적을 초과한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부부나 가족이 허가 면적보다 적게 지분을 나눠 취득하면.
“원칙적으로 지분별로 허가 대상 면적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부부나 가족 등 세대 구성원이 공유지분을 각각 취득하는 경우는 동일인으로 간주한다. 나누어 가진 지분을 합산해 허가 대상 면적을 넘으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오피스텔은 임대 가능한가.
“임대할 수 없다. 본인이 2년간 직접 살 거나 사업자 등록을 내고 직접 사무실로 써야 한다. 허가받아야 할 면적은 상업용지에 지어졌다면 상업(20㎡ 초과 토지) 기준, 주거용지에 지어졌다면 주거(18㎡ 초과 토지) 기준에 따라야 한다.”
 
꼬마빌딩을 샀을 경우 세를 놓을 수 있나.
“1·2종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일부 임대할 수 있다. 단 일정 공간을 직접 이용해야 한다. 세무서에 임차인이 해당 건물을 주소지로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토지이용계획서에 관련 구체적인 임대계획을 작성해야 하고, 1년마다 현장조사를 할 계획이다.”
 
다가구 건물은 전부 직접 살아야 하나.
“다가구 건물과 같은 단독주택(다중주택, 공관 제외)과 다세대 건물과 같은 공동주택 역시 일부 임대할 수 있다. 단 매수자가 직접 살면서 나머지를 임대할 수 있다. 아파트는 거의 안 된다고 보면 된다. 방 하나만 임대를 준다고 한다면 깐깐하게 소명 받을 계획이다. 주택 전체를 임대하면서 일부 임대인 것처럼 가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철저히 단속할 계획이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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